세계여행/아프리카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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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 :: 36일] 62시간만에 땅을 밟다 - 다르에스살람 도착세계여행/아프리카 2009 2009. 11. 9. 23:30
0 9 0 6 0 8 월 복도의 시끌벅적함 때문에 겨우 잠에서 깨어났다. 문을 열어보니 옆방의 프랑스 아저씨가 베낭을 메고 나오며 다르에스살람에 도착했으니 어서 내리란다. 새벽 5시. 무려 62시간만의 도착... 기차가 정차할 때마다 잠에서 깰려고 무단히 애 썼는데 정작 종착역에 도착했을 때는 세상 모르고 자고 있었던 것이다. 침낭을 커버에 쑤셔 넣듯이 집어 넣고 급하게 짐을 꾸려 나오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저 멀리 출구를 나가고 있었다. 정말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연착했지만 늦게 출발할 때와 같이 사람들은 그저 무덤덤하게 각자의 길을 갈 뿐이었고 우리도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씨알도 먹히지 않을 보상을 요구하기 보다는 어서 빨리 따뜻한 물에 샤워하고 뻗고 싶은 마음 간절해 그들의 뒤를 따랐다. 출구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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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 :: 35일] 열차는 열나게 달렸으면 싶다세계여행/아프리카 2009 2009. 11. 5. 09:35
0 9 0 6 0 7 일 중국이 놓아준 듯한 철로 위를 달리는 오래된, 역시 '메이드인차이나' 인 듯한 기차는 객차와 객차 사이에 완충장치가 전혀 없었다. 기차의 속도는 일정하지 않았고 불규칙적으로 속도가 줄어들 때마다 앞 객차를 찍고 들어갈 듯이 부딪혔고 그만큼 큰 충격과 굉음을 일으켰다. 낮에는 바깥 구경도 하고 맛없는 밥도 먹고 병콜라로 목도 축이고 좁고 한정된 공간이어도 여러가지를 하느라 잘 모르고 지냈지만, 정말 칠흙 같은 어둠이 깔리고 오직 기차소리만 들리는 밤에 잘려고 누우면 그 소음과 충격은 고스란히 온몸으로 전달되었다. 보쌈을 해 가도 모를 정도로 잠을 자는 사람도 쉽지 않은 잠자리. 그나마 역에 정차하면 편안하게 단잠을 잘 수 있었다. 그런데, 어젯밤, 그 편안한 시간이 잠결에도 이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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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 :: 34일] 잘 먹고 싶다세계여행/아프리카 2009 2009. 10. 29. 13:34
0 9 0 6 0 6 토 2박3일을 달리는 기차이니 당연히 식당칸이 붙어있다. 하지만, 문제는 선택의 폭이 상당히 좁다는 것과 음식의 질. '식빵+계란+소세지+과일+밀크티'로 구성된 아침이야 2번만 먹으면 되고 미리 준비해 간 걸로 대충 때워도 되고 혹은 걸러도 크게 상관없지만, '쇠고기or닭고기or생선+밥+채소+소스' 밖에 없는 메뉴로 나머지 5,6끼를 해결해야 한다는 건 쉽지 않은 도전으로 받아들여졌다. 물론 간식거리를 미리 사 가긴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간식. 그런데 하루를 지내보니 이건 1등석 손님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생선은 먹을 것보다는 버리는 게 더 많은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부실했고 쇠고기에서는 우리가 받아드리기에는 다소 부담스런 특별한 향이 났고 닭고기는 복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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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 :: 34일] 기차 타고 국경을 넘어 탄자니아로..세계여행/아프리카 2009 2009. 10. 26. 09:00
07:32 여행의 단상을 글로 남기고 계신 김선생님. 07:42 아침식사 시간. 잠을 설친대다 하나밖에 없는 메뉴도 그닥 마음에 들지 않아 김선생님만 주문해서 드심. 식빵, 계란부침, 소세지, 수박, 밀크티. 김선생님 혼자 드시는데 옆에서 급 식욕 땡기면 어쩌나 했는데 그럴 일 없어 다행. 컵은 제대로 안 닦아서 그런지, 아니면 너무 오래 사용해서 그런지 거부감 생기는 얼룩이 잔뜩. 08:01 08:53 11:01 많은 역들을 거쳐 간다. 많은 사람들을 본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본다. 11:21 11:251 구름 벽지 같은 하늘색의 하늘에 이따금씩 검은 매연을 내뿜으며 선로가 더 이상 없을 것 같은 곳으로 달려간다. 112:111 112:481 국경도시에 도착. 기차안에서 모든 입출국 수속이 이루어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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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 :: 33일] 타자라 기차 타고 탄자니아로..세계여행/아프리카 2009 2009. 10. 23. 09:00
0 9 0 6 0 5 금 시원찮았지만 그래도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던 점심을 먹고 꼭 평양에서 가져온 것 같은 기차역으로 돌아오니 어느새 커다란 보따리를 든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2시 출발. 사람들 구경하며 어서 출발하기만을 기다린다. 하지만, 2시에서 10분, 20분 30분이 지나도 개찰구는 열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여기저기 물어봤지만 속 시원한 대답을 들을 수 없었고 늘 그래왔다는 듯 아무런 동요없이 기다리는 사람들과 함께 출발 안내방송이 나오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렸다. 2시45분. 드디어 사람들이 웅성대며 일어나기 시작했다. 드디어 출발이구나. 2박3일간의 기차여행.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비하면 껌이지만- 48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기차에서 먹고 자고 씻고 싸고 그리고 국경까지 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