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아프리카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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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 :: 30일] 암내의 압박 - 리빙스턴에서 루사카로의 이동세계여행/아프리카 2009 2009. 10. 1. 09:30
0 9 0 6 0 2 화 여행의 달콤함 중 하나는 떠나기 전의 설레임. 하지만, 우리는 초보배낭여행자, 여기는 아프리카, 그리고, 둘만이 가는 첫 장거리 버스. 설레임 너머 긴장감이 앞선다. 드디어 버스가 리빙스턴을 떠나고 조금 여유를 찾을 무렵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버스승무원의 초절정 암내에 다시 정신을 빠짝 차린다. 생화학무기가 바로 이런 것일까? 루사카에 도착하기도 전에 떡실신 하는 건 아닐까? 나름 열심히 일하는 그가 과자를 나눠주고 음료수를 나눠주고 신문을 나눠주고 다시 쓰레기를 걷어 갈 때마다 우리는 미소를 살짝 띄우면서 동시에 잠시 호흡을 멈춰야했다. 비포장도로 보다 더 못한 폭탄 맞은 듯 군데군데 패인 포장도로를 지나며 차 앞에 놓아두면 머리만 흔들거리는 인형처럼 헤드뱅잉을 하고 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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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 :: 숙소] 예상 외 - 잠비아 리빙스톤 폴티타워세계여행/아프리카 2009 2009. 9. 26. 09:30
예전엔 존재조차도 알지 못했던 잠비아.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지만, 잠비아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아볼 새 없이 이것저것 준비하다 여행을 떠나왔고 그래서 국경을 넘으면서도 잠비아에 대한 막연한 느낌은 이전에 아프리카라는 곳에 대한 고정관념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뭔가 부실할 것 같고, 뭔가 열악할 것 같은... 하지만, 잠비아의 첫 숙소, 폴티타워는 그런 고정관념을 털어내기에 충분했다. 깨끗하고 깔끔한 방은 말할 것도 없고 잘 가꿔진 정원에는 아주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켜왔을 큰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었고 넓은 수영장은 시원함을 더해 줬고 넉넉한 로비는 밤이 되면 신나는 음악이 흐르는 빠로 변신. 방열쇠고리까지 신경 쓴 이 호스텔에서 우리는 텐트와 침낭의 야영생활에 지친 몸을 잘 달랠 수 있었다. 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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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 :: 29일] 리빙스턴에서의 하루세계여행/아프리카 2009 2009. 9. 22. 09:30
0 9 0 6 0 1 월 1 내일 루사카로 가는 버스표를 사고 어제 둘러보지 못한 공예품시장과 공원을 둘러보다. 짐바브웨에서 공예품을 한아름 샀음에도 리빙스톤의 공예품시장을 들른 건 공원 바로 옆이라 겸사겸사 간 것도 있고 어떤 다른 새로운 것들이 있나 하는 궁금증도 있었고 그리고, 짐바브웨에서 정말 질 좋은 상품을 좋은 가격에 잘 산 것인지 확인해 보고 싶기도 했기 때문. 쭉 둘러보니 가격도 품질도 종류도 짐바브웨의 시장이 나았다. 그리고 짐바브웨에서는 끈덕지게 들러붙던 상인들이 부담스러웠는데, 여기선 한두번 흥정이 오간 후 뒤돌아서도 붙잡지 않아 오히려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2 짐바브웨에서 산 공예품을 한국으로 보내기 위해 우체국에 들르다. 엄청난 인플레이션과 그 이름도 생소한 디노미네이션에도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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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 :: 28일] 어색한 아침세계여행/아프리카 2009 2009. 9. 20. 10:00
0 9 0 5 3 1 일 아침에 일어나 한참을 멍하니 침대에 앉아 있었다. 부산스럽게 아침을 준비하고 같이 먹던 이들도 없고, 거의 기름에 튀기는 듯한 계란후라이를 해 주던 요리사 모세도 없는, 텐트가 아닌 조용한 방안의 침대에서 자고 일어나 지난 20일동안과는 다른 아침을 멍하니 맞이하고 있었다. 어제는 정신없이 함께 사진 찍고 작별인사 하고 우리끼리 국경을 넘어 여행을 시작한다는 생각에 크게 와 닿지 않았던 것들이 이제서야 뒷골에서부터 쑥 밀려온다.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숙소를 나섰다. 루사카 가는 버스표도 알아볼 겸 리빙스턴 시내도 돌아볼 겸. 일요일이라 한산한, 우리나라 어느 읍내 같은 길거리를 배회하다가,, 버스터미널은 허접하지만 의외로 버스는 말끔한 Mazhandu 라는 회사의 버스시간과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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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 :: 27일] 고행의 국경 넘기세계여행/아프리카 2009 2009. 9. 14. 09:30
0 9 0 5 3 0 토 그렇게 먼 줄 몰랐다. 둘만의 여행이 다시 시작된 걸 기념하면서, 걸어서 가 볼만하다는 정보를 밑천 삼아 시작한 짐바브웨와 잠비아 국경 넘기는 곧 고행의 길로 돌변했다. 짐바브웨 출입국사무소에서 출국도장을 받고 나서면 바로 리빙스턴 다리일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래도 다리를 건너며 빅토리아폭포에서 일어나는 물보라와 잠베지강의 웅장한 풍경을 바라보며 땀을 식힐 때만 해도 그럭저럭 괜찮았다. 하지만, 다리만 건너면 바로 나올 줄 알았던 잠비아의 출입국사무소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고 끝이 어디인지도 알 수 없는 길을 계속 걸어야 했다. 날은 덥지, 무거운 배낭에 짐바브웨에서 산, 돌로 만든 비누접시가 들어 있어 제법 무거운, 들기도 불편한 공예품 꾸러미와 반쯤 남은 5리터 생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