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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 :: 34일] 잘 먹고 싶다세계여행/아프리카 2009 2009. 10. 29. 13:34반응형
0 9 0 6 0 6 토2박3일을 달리는 기차이니 당연히 식당칸이 붙어있다.
하지만, 문제는 선택의 폭이 상당히 좁다는 것과 음식의 질.'식빵+계란+소세지+과일+밀크티'로 구성된 아침이야 2번만 먹으면 되고
미리 준비해 간 걸로 대충 때워도 되고 혹은 걸러도 크게 상관없지만,'쇠고기or닭고기or생선+밥+채소+소스' 밖에 없는 메뉴로 나머지 5,6끼를
해결해야 한다는 건 쉽지 않은 도전으로 받아들여졌다.
물론 간식거리를 미리 사 가긴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간식.그런데 하루를 지내보니 이건 1등석 손님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생선은 먹을 것보다는 버리는 게 더 많은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부실했고
쇠고기에서는 우리가 받아드리기에는 다소 부담스런 특별한 향이 났고
닭고기는 복불복이라 할 정도로 살점의 양의 편차가 심했다.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다 보니 역에 설 때마다 먹거리를 들고 기차로 달려드는
아낙들을 보는 눈이 달라져 갔다.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흘려보다
점점 그들이 들고 있는 것들을 신경 써서 살펴보기 시작한 것.일단 만만한 바나나부터 시작. 지금까지 보아왔던 바나나중 가장 짜리몽땅한 바나나.
사고 나면 기차는 타고 바로 떠나는, 한번 팔고 나면 그만이기에 혹시 한입 베어먹고 나서
바로 '에잇'이라는 한마디와 함께 기차밖으로 던져버리는 건 아닐까 하는 짧은 염려를 했지만,
다행히 바나나는 창밖이 아닌 우리 입속으로 금새 모두 사라졌다.하지만, 그 달콤함은 오래 가지 않았고 탄자니아로 넘어오면서 자주 보이는 옥수수밭을 보면서
작년에 괴산에서 농사지으며 수확하자마자 바로 쪄서 먹은 고소하고 찰진 대학찰옥수수를 떠 올렸고
곧이어 떡볶이, 어묵, 김밥 등등이 머리를 휘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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