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남미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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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191일] 산동네 케이블카세계여행/남미 2009 2011. 4. 9. 14:00
0 9 . 1 1 . 1 0 . 화 | 콜롬비아 메데진 Colombia Medellin 원래 오늘 떠나려고 했다. 그런데 그러지 못하고 주저 앉았다. 8시에 울린 손목시계의 갸날픈 알람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지만 10분을 더 뭉그적거린 후에야 일어나 샤워를 했다. 라니 차례가 되었지만 그녀는 일어나지 않았다. 침대에 접착이 된 것처럼 누워서는 애처롭게 말했다. "하루만 더 있다 가면 안될까?" 나는 그녀를 설득하고 어르고 달랬지만 속으로는 갈등하고 있었다. 정말 딱 하루만 더 있다 갈까? 여긴 인터넷도 잘 되고 김치도 있고 한글책도 있고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그렇지만 이 도시엔 더 보고 싶은 인상적인 것도 없는데다 이미 많이 쉬었잖아. 남미에 오기 전에는 본격적인 남미여행을 시작하기 앞서 6개월간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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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190일] 구름 감상세계여행/남미 2009 2011. 4. 6. 09:30
0 9 . 1 1 . 0 9 . 월 | 콜롬비아 메데진 Colombia Medellin 구름. 전혀 무관심한 것은 아니었지만 '오늘 구름 참 이쁘다'하면서 감상을 한 적은 별로 없었다. 여행을 시작하고 구름에 대한 관심이 부쩍 많아졌다. 구름 보는 재미를 알게 되었다. 시시때때로 변하는, 단 한 번도 똑같은 모습이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리 없는 구름의 매력도 알게 되었다. 여행을 하다 보니 풍경 감상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구름이 눈에 들어오는 날이 많았기 때문일테다. 오늘도 풍경감상에서 구름감상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었다. 2009년 11월 9일 오후, 콜롬비아 메데진의 라33호스텔 옥상에서 바라본 구름은 격정적이었다. 이 숙소에서 장기체류중인 듯한 일본인 히로가 주방에서 분주히 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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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189일] 일상속에서 만나는 보테로세계여행/남미 2009 2011. 4. 4. 09:30
0 9 . 1 1 . 0 8 . 일 | 콜롬비아 메데진 Colombia Medellin 이층침대가 10개나 있는 광활한 도미토리에서 우리만의 공간으로 방을 옮겼지만 쉽게 잠들지 못했다. 잠들고 나서도 많이 뒤척이고 설쳤다. 라니는 후두염에 걸렸을 때처럼 기침을 심하게 하고 나도 목이 칼칼하다. 도미토리와 달리 2인실은 아침이 나온다. 우리가 너무 늦게 일어난 것인지 9시가 넘은 주방은 한산했다. 시리얼에 우유를 따르고 있을 때 훤칠한 프랑스 남자 2명이 주방에 들어왔다. 그다지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 속에 넷이서 식탁에 둘러 앉아 아침을 먹었다. 한 남자는 유람선에서 일하고 한 남자는 스쿠버 다이빙 강사란다. 한 남자는 바다를 떠다니며 일하고 한 남자는 바다가 있는 곳을 돌아다니며 일한단다. 그렇게 유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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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188일] 헐렁하게 보내는 메데진의 이튿날세계여행/남미 2009 2011. 4. 2. 10:00
0 9 . 1 1 . 0 7 . 토 | 콜롬비아 메데진 Colombia Medellin 한국분이 운영하는 호스텔이지만 직원은 모두 현지인들. 한국말은 물론이고 영어도 전혀 통하지 않아 어제 방을 정하는데 애를 먹었다. 화장실이 딸린 가장 비싸고 창문 없는 방, 공동 화장실을 쓰는, 창문은 있지만 큰 도로가로 나 있어 시끄러운 방, 그리고 도미토리 중에 갈등하다가 원활하지 않은 의사소통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이층침대가 10개나 있는 초대형 도미토리에 지난 밤을 맡기게 되었다. 라니는 차소리에다, 건너편인지 아랫편인지 어디서 크게 틀어놓은 음악소리 때문에 잠을 설쳤다. 거기다 고질적인 비염까지 일어 너무 힘든 밤이었단다. 나는 밤새 버스를 타고 왔음에도 낮잠을 자지 않았던 덕에 밤에는 실신한 듯 자 차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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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187일] 추운 버스 타고 훈훈한 메데진으로세계여행/남미 2009 2011. 3. 31. 11:08
0 9 . 1 1 . 0 6 . 금 | 콜롬비아 메데진 Colombia Medellin 가볍고 따뜻하고 작게 접을 수 있는 오리털 침낭. 가져오길 참 잘 했다. 아프리카에서의 오버랜드투어에서 사용하기 위함이 준비의 주목적이었지만 오버랜드투어가 끝난 후에도 시시때때로 잘 썼다. 하지만 적도가 그리 멀지 않은 콜롬비아에서도 쓰게 될 줄은 몰랐다. 유리창에 이슬이 맺힐정도로 에어컨을 세게 틀어대 한겨울의 계곡물에 입수하고 나온 것처럼 발발 떨어댔는데 그래도 침낭을 덮으니 한결 낫다. 침낭을 덮고 있으니 한 달전에 잃어버린 침낭이 또 생각난다. 모로코의 공항에서 체크인할 때는 분명 배낭에 매달려 있었는데 스페인의 공항에서 찾을 때는 사라지고 없었다. 극심한 온도 차이 때문에 창 밖에 이슬 맺혀 밖은 보이지도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