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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여행/호치민 2014 2017. 5. 1. 10:30
날이 어두워져간다.여행도 저물어간다.카페에서 나와 다시 걷는다.여행가방이 맡겨져 있는 호텔과의 줄어드는 거리만큼 여행의 시간도 점점 줄어든다.아쉬움의 발걸음은 아닌 것 같다.짧은 시간이지만 그럭저럭 만족스럽게 잘 보낸 것 같다.집에 잘 갈 수 있겠다. 제주로 돌아갈 시간이 다가오는 그 시점에난데없이 '제주식당'이 나타났다.호치민 시내의 한국식당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지만서울식당, 부산식당도 아니고 제주식당이라니. 반가움도 잠시, 전혀 제주스럽지 않은 메뉴에 당황해야했다. 간판에는 한글로 제주식당이라고 대문짝만하게 적혀있고 돌하르방사진까지 빛나고 있었지만 정작 메뉴는 돌솥비빔밥, 삼계탕, 김밥, 삼겹살, 갈비탕, 양념돼지갈비. 제주도민에게는 그것이 의아하게 다가왔지만베트남이라는 이국에서 그것은 크게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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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여러가지 2017. 4. 28. 09:30
3월30일이 마지막이었다.4월 내내 하나의 기록도 남기지 못했다.시간이 너무나도 빨리 지나간다.한눈이라도 팔라치면 후두둑 흘러가 버리는 듯,벌써 한 해의 삼분의 일이 다 채워져간다. 사진에 조금 더 매진해 보기로 하며 올해를 시작했다.운영하고 있는 렌탈하우스의 손님이 여러가지 이유로 줄은 것이 하나의 계기.많아진 시간적 여유, 위기가 기회라는 말을 위안 삼으며. 매진의 방법 중 하나는 드론이었다.땅에 발을 디디고 서서 찍는 사진과는 다른 시각에 대한 갈망이 부추켰다.찍으러 다니고 찍은 것 살펴보고 선별하고 보정하고.그렇게 애써서 찍고 다듬은 사진과 동영상을 그냥 또 컴퓨터에 썩힐 수는 없으니인스타그램에 계정을 하나 만들었다.www.instagram.com/syeols_ 렌탈하우스 계정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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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일상 같은 여행여행/호치민 2014 2017. 3. 30. 10:30
사이공 식물원과 호치민 역사박물관 관람을 마친 후미리 알아놓은 식당으로 향했다.조금 걷기는 해야하지만 식당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렇게 다녀올 곳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Quan94. 게요리집이다.게살 죽, 게살 볶음밥, 게다리 튀김 그리고 콜라 2개를 주문했다. 게살이 장식으로 들어간 죽이 아니었으며게살이 밥알에 간혹 묻어 있는 볶음밥이 아니었다. 게맛살로 치는 허튼 장난은 없었다.껍질째로 튀긴 게다리도 별미였다.369,000동. 우리 돈으로 대략 19,500원 정도. 여행 오기 전, 식당을 찾아볼 때 이미 우리나라 여행객들에게 파다하게 알려진 집이었다.하지만 2시 반이라는 어중간한 시간에갔기 때문인지 한산했다.차분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잘 알아보고 간 곳이든 아무 정보도 없이 막 들어간 곳이든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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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올레제주/생활 2017. 3. 15. 10:00
정말 오랜만에 '제주올레'를 걸었다.제주도로 이사 오고 초기에는 시작점에서부터 끝점까지 완주도 하고 했었다.집 근처 12코스, 멀리 5코스, 놀러온 친구와 함께 7-1코스. 하지만 언젠가부터 올레 걷기와는 거리가 멀어졌다.렌탈하우스 일을 시작하고 나면서부터 바빠지기도 했다.여행자와 생활자의 경계에서 생활자로 완전히 넘어간 것도 하나의 이유인 것 같다. 처음에는 호기심에 나섰으나 올레가 지나는 코스와 비슷한 환경에서 살면서 '굳이'라는 생각도 무의식 중에 들지 않았을까? 제주도에 익숙해지면서 올레 걷기에 대한 흥미를 잃은 것 같다. 그런데 제법 살다 보니 오히려 다시 관심을 갖게 된다. 어딘가를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 걷는 것 만한 것도 없을 것인데 뭔가 마뜩잖을 때 신경써서 만들어 놓은 길을 걷는 것이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