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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오랫만에그맛제주/생활 2012. 2. 16. 09:48
서울에 살 때도 그리 자주 시켜 먹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먹고 싶을 땐 언제든 전화 한 통이면 해결되었었다. 재촉하진 않았지만 30분내에 현관에서 벨이 울렸었다. 제주도에 이사오고 나서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제주도가 아니라 시골에 이사온 후부터라고 해야겠지. 도미노피자, 미스터피자 먹으려면 차 타고 거의 한시간을 달려나가야한다. 배달은 꿈도 꿀 수 없다. 포장해서 가져오면 20% 할인이지만 오는 동안 싸늘하게 식을 것이다. 한번 가야지 가야지 하면서도 가지 못했다. 제주도에 이사오고 10달이 다 되어서야 마침내 갔다. 발렌타인데이이기 때문은 아니었다. 제주시청에 볼 일 보러 갔는데 마침 길 건너편에 있었다. 못 먹었던 그 사이에 새 메뉴가 여럿 나왔더라. 모델도 바뀌었더라. 그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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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농가주택 리모델링 18] 끝, 그리고 새로운 시작.제주/생활 2012. 1. 6. 11:42
두 달여에 걸친 공사가 끝났다.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할지 전문가에게 맡겨도 제대로 고쳐낼 수 있을지 염려스러웠던 집이 기대 이상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아직 곳곳에 잔손이 가야할 곳이 많고 조금 더 아늑함이 느껴지게끔 신경써야 할 것도 많지만 이 정도면 제주도를 찾은 손님들에게 내어드려도 손색이 없지 싶다. 도시 생활 못지 않게 바쁘게 돌아다니는 여행보다는 한가롭고 여유롭게 쉬어가는 여행을 원하는 분들에게 기쁜 선물 같은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멀지 않은 곳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 그 바람을 타고 이어지는 현무암 돌담, 그 돌담과 함께 나아가는 골목길을 사뿐히 누비며 잠시 한숨 돌릴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다른 이들에게는 알려주고 싶지 않을만큼 나만 알고 내가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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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농가주택 리모델링 17] 잔디제주/생활 2012. 1. 2. 09:00
1 1 . 1 2 . 2 8 . 수 ~ 1 2 . 3 1 . 토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하기 전, 업체와 공사에 대해 조율을 할 때였다. 한 푼이라도 아껴보고자 하는 마음에 잔디는 우리가 직접 깔겠노라고 했다. 직접 집을 고치거나 지으시는 분들도 계신데 잔디 까는 정도는 해야 할 것 같았다. '그게 생각만큼 만만한 게 아닌데...' 실장님은 우려 섞인 말씀과 함께 견적에서 잔디 관련 비용을 뺐다. 그리고 드디어 그 날이 왔다. 처음하는 일이니 당연히 만만할수는 없는 일이었고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것보다 시간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중도 포기를 선택해야 할만큼 벅찰 정도는 아니었다. 때마침 고마운 손길이 뻗어주기도 하였다. 잔디 깔기는 새해를 목전에 둔 12월 31일 날 완전히 끝냈다. 헌해가 가는지 새해가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