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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숙소] 난처 | 산티아고 할머니민박세계여행/남미 2009 2011. 2. 23. 23:00
인터넷에 좋다는 소문이 자자해 찾아갔지만 우리에게는 다소 불편한 숙소였다. 주인분이 연세가 많으신 할머니이시니 밥상 받는 게 영 어색했다. 밥 다 먹고 나서도 숟가락만 놓고 일어나기가 우리 정서에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놔두라는 할머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라니가 설겆이를 하기도 했다. 음식이 맛있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았지만 우리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매번 다른 메뉴의 한식을 내놓는 유럽의 한인민박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지난 밤에 먹었던 국과 반찬이 고스란히 다음 날 아침상에 올라오는 것도 어색했다. 할머니 혼자 계시니, 손님 바뀔때마다 침구를 교체해 주시길 바라는 것이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문 열쇠를 따로 주지 않으셨다. 초인종도 없어 외출했다 들어가려면 밖에서 목청껏 할머니든 다른 숙박객이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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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숙소] 배신의 댓가 | 이스터섬 체 세실리아세계여행/남미 2009 2011. 2. 21. 14:02
시골 버스터미널만큼 아담한 이스터섬 공항의 도착 대합실에는 한쪽에 짐이 나오는 레일까지 있어서 더 좁아보였다. 반대쪽에는 'ㄱ'자 모양으로 숙소안내부스가 있었다. 우리처럼 예약을 하지 않고 온 여행자들을 위한 코너였다. 이 집 저 집 둘러보며 가격을 물어보고 시설을 확인했다. 어느 집은 사진첩까지 만들어 가지고 나왔다. 고민하는 사이 하나 둘 손님들을 데리고 사라졌다. 1인당 7,500페소에 방에 화장실이 같이 있고 아침까지 주는 집으로 결정하고 공항 건물에서 나왔다. 차에 짐을 싣기 위해 기다리는데 바로 옆에서 손님을 태우고 있던 아줌마가 1인당 5,000페소짜리 방이 있다며 꼬득였다. 원래 가려고 했던 집 주인 아주머니께 미안하다 하고 그 집 차에 올라탔다. 그런데, 그건 완전 실수였다. 싼 가격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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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숙소] 좋은 예 | 세비야 사마이호스텔세계여행/유럽_지중해_모로코 2009 2010. 12. 30. 21:13
아주 마음에 들었던 호스텔. 시설 좋고 깨끗하고 친절하고 무엇보다 머무는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작은 것에도 신경 쓴 흔적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넉넉하게 가져다 놓은 화장실 휴지. 다양하게 구비된 식기와 주방도구. 크기는 작지만 안전하고 쓰기 편한 전자식 사물함. 등등이 있었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주방에 있던 스티커와 네임펜이었다. 숙박객들이 함께 냉장고를 쓰다 보니 서로 간의 음식을 구분해야 하기도 하고 그리고 정기적으로 냉장고 정리를 하기 때문에 표시를 해놔야 하는데 사람에 따라서는 필기구가 없는 경우도 있고 볼펜 같은 것은 비닐봉지에 잘 써지지도 않는다. 그런 불편을 해소해 주기 위해 스티커와 펜을 비치해 놓은 것이었다. 보자마자 '이야~' 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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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숙소] 그냥저냥 | 모로코 페스세계여행/유럽_지중해_모로코 2009 2010. 12. 22. 22:00
숙소 화장실에서 오줌냄새가 심하게 났던 카사블랑카에서의 악몽 때문에 결정하기 전 화장실 점검부터 했다. 그다지 호감 가는 숙소도 아니었고 기차역을 나온 후 첫번째로 찾은 숙소였지만 화장실에서 악취가 나지 않는 것에 만족하며 더 이상의 탐문없이 머물기로 했다. 론리플래닛에 나와 있는 숙소였지만 공용공간이 없는 탓인지 비수기인지 아님 인기가 없는 것인지 아무튼 외국인 여행자는 볼 수 없었다. 무선인터넷은 제공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가 머문 방 창가쪽 침대 중간쯤에 노트북을 놓으니 보안이 걸리지 않은 네트워크가 하나 잡혔고 불안정 하긴 했지만 한번씩 연결이 이루어져 쏠쏠하게 사용했다. - 모로코 페스 Morocco Fes - 로얄호텔 Royal Hotel - 09년10월8일~10월11일 (3박) - 2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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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숙소] 미스테리 | 카사블랑카세계여행/유럽_지중해_모로코 2009 2010. 11. 29. 00:00
아무 곳에도 적어두지를 않았다. 사진도 없다. 유명한 곳도 아니다. 도저히 이 숙소의 이름을 알아낼 방법이 없다. 지난 5개월의 여행동안 이런 적은 한번도 없는데. 화장실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소변냄새가 너무 강하게 났다. 보통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아 문제가 되곤 했지만 여기는 찬물이 나오지 않았다. 컵라면에 받아도 될 만큼 뜨거운 물만 나왔다. 하지만 우리는 숙소를 옮기기는 커녕 방 바꿔달라는 얘기도 하지 않았다. 첫 날은 초저녁부터 잠을 자기 시작해 12시간을 넘게 잤다. 모로코에서의 첫 숙소. 모든 것이 이상하기만 하다. 특별한 것 없이 이틀 밤 지내고 가기에 무리 없는 방이었다. 다만, 화장실이 문제였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소변 냄새. 호텔을 연 이후 남자 손님들이 모두 조준을 잘못해서 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