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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따라 세계여행::숙소] 미스테리 | 카사블랑카
    세계여행/유럽_지중해_모로코 2009 2010. 11. 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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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 곳에도 적어두지를 않았다.
    사진도 없다.
    유명한 곳도 아니다.
    도저히 이 숙소의 이름을 알아낼 방법이 없다.
    지난 5개월의 여행동안 이런 적은 한번도 없는데.

    화장실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소변냄새가 너무 강하게 났다.
    보통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아 문제가 되곤 했지만 여기는 찬물이 나오지 않았다.
    컵라면에 받아도 될 만큼 뜨거운 물만 나왔다.
    하지만 우리는 숙소를 옮기기는 커녕 방 바꿔달라는 얘기도 하지 않았다.

    첫 날은 초저녁부터 잠을 자기 시작해 12시간을 넘게 잤다.
    모로코에서의 첫 숙소. 모든 것이 이상하기만 하다.






    특별한 것 없이 이틀 밤 지내고 가기에 무리 없는 방이었다.
    다만, 화장실이 문제였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소변 냄새.

    호텔을 연 이후 남자 손님들이 모두 조준을 잘못해서 변기 밖으로 소변을 본 것일까?
    그래도 청소는 할텐데. 청소하시는 분이 냄새를 못 맡는 병에 걸린걸까?
    그렇다면 이 방에서 묵은 손님들이 항의하지 않았을까?
    모로코 사람들은 소변 냄새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나?
    혹 소변 냄새를 좋아하는걸까?
    아니면 소변 냄새가 복을 들여온다는 미신이 있는걸까?

    변기 위에 오렌지 껍질을 올려놓았지만 쓸데없는 짓이었다.
    작은 일은 금방 끝나니 숨을 쉬지 않고 참을 수도 있었지만
    큰 일은 숨을 쉬지 않고는 힘을 줄 수 없어 오렌지 껍질을 코에 대고 있었다.
    약하긴 하지만 간간히 오렌지 껍질을 세게 눌러 방향제처럼 뿌리기도 했다.

    첫날, 초저녁부터 잠에 빠졌다.
    다음 날, 하루만 더 자면 되는데...
    낮에 나가 돌아다닐테니 화장실 몇번이나 더 가겠어...

    그냥 참기로 했다.
    꼭지를 열자마자부터 뜨거운 물이 쏟아지는 것은 아니었다.
    재빠르게 씻었다.


    나가는 날 아침에도 변함없이 뜨거운 물만 나왔다.
    전날보다 더 뜨거운 것 같았다.
    오늘은 라밧(Rabat)으로 가 한국분도 만날텐데...
    샤워를 하고 나서야 할 것 같아 직원인지 주인인지에게 얘기를 했다.

    어디론가 전화를 하더니 방에 가서 기다리란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화상 입을 것 같은 뜨거운 물만 계속 나왔다.
    대충 세수만 하고 짐을 싸서 1층으로 내려갔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어 숙박비를 조금 덜 내는 것으로 보상을 요구했다.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자기 잘못이 아니라는 식으로 얘기하며 30분만 기다리면
    차가운 물이 같이 나올 것이라고만 했다.
    거기까지만 어설픈 영어로 답했다.
    그리고 나서는 우리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얘기를 했다.
    더 버텨봐야 별달리 뾰족한 수가 없을 것 같았다.
    그냥 제 돈 다 주고 우리도 그가 알아들을 수 없는 우리말로 궁시렁거리며 호텔 문을 나섰다.




    - 모로코 카사블랑카 Morocco Casablanca
    - 미상
    - 09년10월3일~10월5일 (2박)

    - 2인실
    - 160디람/일 (약 24,900원)


    * 여행 당시의 환율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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