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생활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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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임배추 개시괴산 생활 2008 2008. 11. 3. 23:39
드디어 절임배추 개시. 긴 가뭄으로 인한 벌레들의 대공습으로 타격을 좀 입긴 했지만, 그래도 대부분 알차게 잘 자라 쪼개 놓으니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운 유기농 배추들... 그동안 직접 김치를 담궈 본 건 딱 한번.. 시골가서 살 생각을 가진 후, 2년전 주말농장의 4평 남짓한 밭에서 수확한 몇 포기의 배추로 각시와 함께 김치를 담아 본 게 처음이자 마지막.. 늘 양가 부모님이 해 주신 김치를 먹기만 하는데 익숙해 있다 올해는 -김치를 담그는 것까진 아니지만- 절임만은 제대로 원없이 해보게 됐다. 기온은 날이 갈수록 점점 떨어지고, 그와 비례해 손에 전해지는 물의 차가움도 더 세어지니 미리미리 손난로라도 장만해야 할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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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밥괴산 생활 2008 2008. 11. 3. 23:14
부정하고 싶지만, 이미 11월은 시작되었고 2008년도 두달이 채 남지 않았다. 그리고, 가을걷이의 대명사인 벼수확을 한지도 벌써 2주일이나 지났다. 벼농사를 한 건 아니지만 다른 분들의 벼수확을 도와드리면서 옛날에 비하면 쌀밥 먹기가 정말 편해졌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지금이야 콤바인이 벼수확을 하며 탈곡까지 금방 해주고 건조기는 원하는 수분율에 맞춰 금방 말려주고 도정기에 넣으면 금새 흰쌀들이 튀어나온다. 하지만, 기계가 없다면... 낫으로 일일이 벼를 베고 탈곡을 하고, 말리는 것도 예삿일이 아니다. 아침에 널고 때때로 뒤집어 주고 저녁이면 거둬들여야 한다. 혹시라도 구름이 잔뜩 끼어 있으면 날씨에 예민해져야 함은 물론이다. 그리곤 절구나 디딜방아 등으로 찧고 나서야 쌀을 손에 쥐게 되니,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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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벌거지괴산 생활 2008 2008. 10. 24. 23:00
가뭄이 심해 유난히 벌레가 심한 올 가을..브로콜리며 배추며 애벌레가 득실득실.. 관행으로 하시는 분들도 벌레잡기가 쉽지 않다 하니 유기농은 말 다한거다. 늘 창고에서 하다, 많이 서늘해진 어느 날 양지 바른 마당 가운데서 따땃한 햇살 쪼이며 수확해 온 브로콜리에서 벌레를 털어내고 있는데 지나가시던 할머니가 오셔서는 이것저것 살펴보신다. 그리곤, 옛날에도 한 번 이런 벌레가 많이 나왔었다 하시며 그 땐 이 벌레를 '김일성 벌거지'라 불렀다고 그러신다. 모두들 신기해 하며 '아니, 왜요??'라고 여쭸더니 '아무리 약을 쳐도 죽질 않아서...' 라고 얘기해 주신다. 벌레 피해가 심해 우울모드였던 우리에게 웃음을 전해주고 가신 할머니..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