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박고구마괴산 생활 2008 2008. 10. 14. 22:42
각시가 아기다리고기다리던 고구마를 드디어 캐다. 줄기를 낫으로 잘라내고 비닐을 벗겨내고 그러고서 호미로 조심스레 흙을 긁어내면 하나둘씩 고구마가 드러난다. 여유가 좀 있어 마치 유물 발굴 하듯 나름 섬세하게 흙을 걷어내 고구마가 땅속에 있던 모양 그대로 사진도 찍고 그냥 찍어선 큼직한 고구마 사이즈가 잘 느껴지지 않을 것 같아 270mm짜리 장화를 갖다대고 사진도 찍고.. 구워먹는 건 상관없는데 쪄서 먹을려면 호박고구마는 석달 정도 상온에서 숙성시켜야 한다고.. 아궁이 앞에 쪼그리고 앉아 장작불 쬐며 이제 막 불구덩이에서 꺼낸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고구마를 호호 불며 베어무는 모습이 그리운 밤이다.
-
미꾸라지를 통째로..괴산 생활 2008 2008. 10. 13. 22:50
벼 수확할 날은 하루하루 다가오는데 논에 물이 빠지지 않아 물길을 정비한 오늘, 도랑 치면서 가재가 아닌 미꾸라지를 잡다. 사이즈가 큰 것은 별로 없지만, 소위 '머드'에서 꼬리 좀 치던 힘 좋은 놈들을 여럿 포획했고 저녁상의 메인메뉴로 낙점. 평소 추어탕을 즐겨먹는 편은 아니지만 그나마 추어탕으로 나왔으면 그럭저럭 잘 먹었을텐데, 찌게로 나왔다. 그러니까, 미꾸라지가 통째로 찌게 속에 늘어져 있다는 것!! 지금까지 추어탕에만 익숙해져 있던 내 눈과 입으로는 도저히 미꾸라지를 머리부터 혹은 꼬리부터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도 저 히 . . . 80년에 인기를 끌었던 미쿡드라마 'V'를 떠올리는 건 너무 과한가? ^^;; :::::::::::::::::::::: 통째와 통채. 헛갈려서..
-
먹 는 걸 로 장 난 치 지 말 기 !괴산 생활 2008 2008. 10. 1. 22:30
따뜻한 가을 햇살 한껏 받으며 마당에서 건고추를 고르고 있는데 나이를 좀 드신 아주머니 한 분이 봉고에서 내려 다가와서는,,, 사진에 보이는, 덜 익었거나 병이 너무 심하게 들었거나 혹은 너무 익어버렸거나 해서 버릴려고 골라둔 것들을 자기한테 주면 안 되냐고 그런다. 노련한 우리 사부뉨,, 바로 튕겨주신다. ''이런 걸 어떻게 사람 먹는데 쓰라고 줘요..'' 아주머니, ''에이, 사람 먹는데 안 써요..'' 사부님, ''그럼, 어따 쓰는데요..'' 아주머니, ''사람 먹는데는 안 써요..'' 잘 모르는 내가 생각하기에도 건고추 가져다 사람 먹는데 안 쓰면 어디다 쓸까 싶은데, 뻘쭘해진 아주머니 슬그머니 다시 봉고에 오르고 난 후,, 사부님이 그러신다. 저걸 가져다 갈아서 중국산 고춧가루랑 섞어서 판다고...
-
짝 짓 기 - 섬 서 구 메 뚜 기 -괴산 생활 2008 2008. 9. 20. 22:00
배추밭에서 만난 녀석들... 작은 놈 한마리는 업혀있고 주위에 두마리가 더 있길래, 곤충들도 어미가 새끼들 데리고 다니나? 희한하네 했는데,,,,,, 어떻게 검색허다 보니 큼직한게 암컷이고 작은게 수컷이라네.. 그렇다,, 그들은 짝짓기 중이었던 것이다.. 쟁탈전이 끝나고 실패한 두녀석들이 성공한 놈을 허망하게 바라보고 있는건지 아님 아직 쟁탈전이 진행중인지는 모르겠다만... 어쨌든, 그들의 이름은 섬서구메뚜기... 두산백과사전에 따르면 최근 그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괜히 반갑긴한데.. 배추에 구멍이 뻥뻥 많이 뚤려서 곧 방제를 할 계획인지라... 잘들 살아가야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