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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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길고양이 39] 칠레 산 페드로 데 아타카마 | 이쁜이들고양이/세계의길고양이 2011. 7. 2. 22:30
0 9 . 1 2 . 1 6 . 수 | 칠레 산 페드로 데 아타카마(산 뻬드로 데 아따까마) Chile San Pedro de Atacama 볼리비아에서 2박3일간의 우유니 투어를 마치고 막 칠레로 넘어온 뜨거운 오후. 숙소를 잡자마자 볼리비아에서 산 귀하디 귀한 농심 해물탕면을 풀었다. 숙소 마당의 식탁에 앉아 훌훌거리며 신들린 듯 흡입하는데 어디선가 고양이가 나타났다. 애원하듯 가녀린 목소리를 뽑아내며 다가왔다. 한국라면 냄새가 좋아? 그 목소리와 그 눈빛이 너무 처량해 물에 헹군 면발을 조금 내주었다. 곧이어 나타난 다른 고양이는 관심없다는 듯 멀찌감치서 새초롬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잠시 후 비슷한 무늬의 또 다른 고양이가 나타났다. 형제일지도 모르겠다 싶은 두 마리는 관심 없는 척하며 세심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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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길고양이 37] 볼리비아 라 파스 | 옆집 냥이고양이/세계의길고양이 2011. 6. 22. 23:00
0 9 . 1 2 . 1 1 . 금 | 볼리비아 라 파스(라 빠스) Bolivia La Paz 여행하면서 만나는 길고양이들의 이야기들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번에는 길고양이가 아니다. 숙소에서 창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어 주변을 둘러보다 시선이 마주쳤다. 반가워서 쳐다보는 우리에게 무척 신기하다는 눈빛을 보냈다. 녀석도 동양인을 처음 보는걸까? 우리가 소리를 내 부르면 대답한다고 수염을 바르르 떨며 야옹거렸다. 이쁘장하게 생긴 뜻밖의 고양이 덕분에 삭막한 숙소가 훈훈해졌다. 방에 들어오면 창문을 열고 녀석이 또 나와 있는지부터 살폈다. 옆집에 짝사랑하는 여자아이를 몰래 살펴보듯 설레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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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섬고냉이] 미안고양이/그리고 2011. 6. 10. 23:29
올레 5코스를 열심히 걷고 있었다. 어느 마을의 골목길에 접어 들었는데 돌담 위 나무 덤불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울음소리가 예사롭지 않았다. 온몸으로 토해내는 악이 담긴 소리. 잦아들지도 않았다. 무슨 일인지 어디에 있는지 복잡하게 얽힌 나뭇가지 사이를 살폈지만 보이지 않았다. 포기하려던 순간 시커먼 것이 나뭇가지로부터 벽을 타고 떨어졌다. 하얀색 점 하나 없는 완전 까만 새끼 고양이. 이제 막 젖을 땠을까 싶을 정도로 작았다. 어미를 잃은 것일까? 우리를 쳐다보며 여전히 울어대는 작은 고양이는 겁도 없이 다리 사이를 파고 들었다. 외면할 수 없어, 아니 외면하지 못하게 했다. 조금만 걸음을 옮겨도 그 작고 짧은 다리로 총총거리며 쫓아왔다. 이 험한 길바닥에 홀로 남겨진 이 작은 아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