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시네마.서귀포제주/생활 2012. 4. 3. 09:30
벌써 한 달 하고도 몇 일 전의 일이 되어버렸다. 그 날은 비가 내렸다. 봄비이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 어느 때보다 길게 느껴졌던 겨울이 얼른 끝났으면 하던 때였다. 오늘은 스산하게 비 오는 날이지만 내일은 화창한 봄햇살에 눈 부신 날이길 바라던 날이이었다. 그런 날 영화관에 갔다. 친구가 준 예매권의 사용기간 마지막 날이었다. 아직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서귀포의 롯데시네마를 찾았다. 그동안 가 본 멀티플렉스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에 살짝 당황했다. 같은 월드컵경기장 내에 있지만 상암의 CGV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비 오는 평일 한 낮으로 인한 한산함 때문만은 절대 아니었다. 멀티플렉스에 밀려 존폐위기에 처한 오래된 단일 상영관 극장 같은 느낌도 조금 났다. 롯데시네마 유니폼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
-
[제주도 농가주택 리모델링 14] 비가 내리고제주/생활 2011. 12. 20. 09:00
1 1 . 1 2 . 0 7 . 수 ~ 1 2 . 1 1 . 일 일기예보에 주말까지 우산 혹은 눈사람이 그려졌다. 늘 딱딱 맞아떨어지는 예보가 아니므로 빗나가기를 바랐다. 페인트 작업이 예정되어 있어 더 간절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거의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몇일동안 장마가 온 것 같이 흐린 날씨에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간간히 싸락눈이 우두둑 떨어졌다. 결국 페인트 작업은 다음 주로 연기되었다. 내일도 아니고 모레도 아니고 무려 다음 주로. 하는 수 없이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작업 몇 가지만 진행되었다. 설비 사장님은 간단한 일이라 비가 멈춘 사이에 일을 시작하셨지만 결국 머리를 적셔야하셨다. 날씨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고 끝내 하루는 공쳐야 했다. 비로 젖어가는 공사장, 덩달아 마음도 눅눅해져 가는..
-
[해따라 세계여행::276일] 원망스럽다, 비세계여행/남미 2010 2011. 10. 6. 09:00
1 0 . 0 2 . 0 3 . 수 |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Argentina Buenos Aires 비가 내렸다. 숙소에 맡겼던 빨래를 돌려받았다. 굽굽한 날씨 때문에 건조까지 해 주는 세탁소에 맡기는 게 낫겠다면서... 점심 먹고 세탁소에 들렀다가 유명한 서점에 가려고 했었다. 숙소 근처 중국집에서 밥 먹고 있는데 비가 내렸다. 브라질 포즈 두 이과수(Foz do Iguaçu)행 버스표를 사고 지하철 A라인을 타고 세탁소를 찾아갔다. 약도를 머릿속에 담고 온 탓에 내려야할 지하철역을 헛갈려 한 정거장 더 가서 내려버렸다. 빨래 때문에 무거운데... 그래도 덕분에 국회의사당 구경했다. 쌤쌤이다. 오락가락하던 비가 그쳤다. 무게 상관없이 한 봉지에 20페소(약 6,100원) 받는 세탁소에 빨래를 ..
-
[해따라 세계여행::262일] 토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 마지막 날세계여행/남미 2010 2011. 9. 7. 15:00
지도 출처, torres-del-paine.org 1 0 . 0 1 . 2 0 . 수 | 칠레 토레스 델 파이네(또레스 델 파이네) -> 푼타 아레나스(뿐따 아레나스) 1 0 . 0 1 . 2 0 . 수 | Chile Torres del Paine -> Puerto Natales -> Punta Arenas 새벽 5시 40분. 여전히 어둠이 지배하고 있는 숲속에 손목시계의 가녀린 알람소리가 울렸다. 자는 둥 마는 둥 했던 잠에서 깨어났다. 정적을 깨는 바스락소리를 내며 침낭에서 나왔다. 세개의 뾰족한 돌덩어리가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는 토레스 봉에 올라가기 위해 나섰다. 오늘, 푸에르토 나탈레스(뿌에르또 나딸레스 Puerto Natales)에서 자는 일정이면 조금 더 여유롭게 움직여도 될 터였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