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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한 달 하고도 몇 일 전의 일이 되어버렸다.
그 날은 비가 내렸다.
봄비이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 어느 때보다 길게 느껴졌던 겨울이 얼른 끝났으면 하던 때였다.
오늘은 스산하게 비 오는 날이지만 내일은 화창한 봄햇살에 눈 부신 날이길 바라던 날이이었다.
그런 날 영화관에 갔다.
친구가 준 예매권의 사용기간 마지막 날이었다.
아직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서귀포의 롯데시네마를 찾았다.
그동안 가 본 멀티플렉스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에 살짝 당황했다.
같은 월드컵경기장 내에 있지만 상암의 CGV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비 오는 평일 한 낮으로 인한 한산함 때문만은 절대 아니었다.
멀티플렉스에 밀려 존폐위기에 처한 오래된 단일 상영관 극장 같은 느낌도 조금 났다.
롯데시네마 유니폼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직원이 없었기에 더욱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기분까지 망친 건 아니었다.
기분이 언짢았던 건 극장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영화 때문이었다.
그마저도 늘 사소하게 궁금했던 곳에 와 봤다는 것으로 만회했다.
조금만 더 가까웠더라면 하는 아쉬움 속에 다시 우산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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