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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묘일기] 오랜만에 병원고양이/쿠키와지니 2023. 12. 12. 17:39
일기라는 말이 무색하게 너무 띄엄띄엄 남기는 기록. 마지막 글이 올해 1월에 쓴 것이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처럼 그 사이 드디어 스무 살이 된 것 외에는 별다른 일 없이 평온한 일상이었다. 그러다 다시 병원을 찾는 일이 생겼다. 20세 7개월이 되어갈 무렵이다. 2023년 12월 7일 목겨울 같지 않은 포근한 오후, 여느 때처럼 궁디팡팡을 해 주다 엉덩이를 보게 되었는데, 항문 주변 털 끝에 옅은 선홍색으로 물들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털을 헤집고 살펴보니 항문 왼편에 조그맣게 털 없이 피부가 상한 부분이 있었다. 놀란 마음 다잡고 급히 병원으로 향했다. 수의사 선생님의 말씀으로는 늙으면서 살이 많이 빠지다 보니 뼈(치골)가 바닥에 닿을 때 잘 긁혀서 피부가 헌 것 같다는 거였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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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묘일기] 토요일 밤, 갑작스런 상처고양이/쿠키와지니 2023. 1. 8. 10:09
2003년생 할머니 고양이 지니. 어느새 19살이 되고 그리고 또 반년이 지났다. 나이가 무색할 만큼의 정정함에 하루하루 탄복하고 감사해하며 지내고 있다. 그런데 너무 평화롭기만은 할 수 없는 게 인생이고 묘생이니 마음고생, 몸 고생을 한번 겪게 되었다. 2023년 11월26일 토요일 전날 오른쪽 눈 위에 뾰루지 같은 것이 난 걸 발견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자연스레 가라앉길 기다려보기로 했다. 그런데 저녁 식사 준비하다 그 부분이 빨갛게 변해 있는 걸 발견했다. 놀라서 가까이 가 살펴보니 상처가 크게 났고 피가 배어 나와 있었다. 아마도 그 뾰루지가 터진 것 같았다. 발로 얼굴을 긁는데 발톱에 걸린 걸까? 일단 상처를 더이상 긁지 않도록 넥카라를 둘러야 했다. 예전에 쓰던 걸 찾았지만 발견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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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묘일기] 사료량의 변화고양이/쿠키와지니 2021. 1. 12. 10:22
1.5kg 사료. 처음 사봤다. 쿠키를 떠나보내고 난 후, 처음으로 사료를 구매할 때, 나도 모르게 평소처럼 4kg짜리 사료를 검색하다가 순간 아차! 하는 마음이 들었었다. 이제 지니 혼자 있으니 4kg는 너무 많겠구나... 그리곤 다시 2kg 사료를 검색했다. 그때는 곁에 없음에 대한 마음의 정리가 어느 정도 되었다고 생각했던 시기였는데, 그렇게 다시, 떠나간 고양이의 부재를 인식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1.5kg를 주문했다. 쿠키를 떠나보내고 나니 딱딱한 사료 말고 다른 것도 좀 많이 먹게 해 줘야겠다는 생각이 더 들게 되었다. 습식사료 비중도 높이고 하다 보니 건사료 먹는 양은 아무래도 좀 줄기도 하고, 오래 두고 먹이는 것 보다는 빨리 다 먹고 새 걸로 구입하는 게 나을 것 같아 적은 양으로 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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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묘일기] 18세가 된 고양이 쿠키고양이/쿠키와지니 2020. 3. 12. 10:21
2002년 3월에 태어난 쿠키. 이제 18년을 살았고 19년째의 삶이 시작되었다. 15세에서 16세로 넘어가던 2018년 초부터 걸을 때 조금 불편함이 보이기 시작했다. 간간히 절룩거렸다. 그리고 17세가 된 2019년 봄부터는 걷다가 휘청거리는 수준으로까지 상태가 나빠졌다. 그래도 상태가 좋아지면 의자에 뛰어오르곤 했는데 이제는 그건 거의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다. 살도 많이 빠졌다. 아니, 살이 거의 없다고 하는 것이 맞겠다. 근육도 사라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식욕은 아주 왕성하다. 하지만 먹은 것들이 잘 흡수가 안되는지 살이 붙지 않는다. 쓰다듬으면 뼈 구조가 다 느껴진다. 안고 있으면 어떻게 살아있는 건지, 살아서 움직이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꼬리의 움직임이 뻣뻣해졌다. 굳은 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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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묘일기] 16세 고양이와 고난의 3개월고양이/쿠키와지니 2020. 2. 29. 00:38
2019년 10월 13일 월16년 5개월 된 지니, 얼마 전부터 꼬리를 자주 그루밍하기 시작했다. 왜 저럴까? 생각은 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한번씩 그럴 때가 있었으니까. 이 날은 유독 겪하게 그루밍을 하는 것 같아 붙잡고 꼬리털을 파헤쳤다. 꼬리 끝단에 빨간 종기 같은 것이 있었다. 아차 싶었다. 왜 진작 확인해 보지 않았나, 자책했다. 이미 늦은 밤, 병원은 날이 밝길 기다려야하니 더이상 핥지 못하게 해야할 것 같았다. 넥카라가 확실하겠지만 불편할테니 꼬리에 붕대를 감아볼까 했다. 쉽지 않았다. 몇번의 실패 끝에 확실하게 고정을 했다. 하지만 금새 이빨로 물어 뜯어려했다. 어쩔 수 없이 넥카라를 채우고 시간이 빨리 흐르기만을 기다렸다. 10월 14일 화17년 7개월 된 쿠키의 건강이 호전되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