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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묘일기] 22살 생일 맞은 지니
    -고양이/쿠키와지니- 2025. 5. 16. 08:24

    2003년 5월 13일에 태어난 지니. 2020년, 쿠키가 19세의 나이에 먼저 하늘나라로 떠난 후, 지니는 얼마나 더 살 수 있을까? 올해가 마지막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매년 연초에 하는데 어느새 2025년 5월 13일을 맞았고 지니는 22살이 되었다. 정확하지도 않고 별의미도 없는 줄 알지만 사람 나이로 얼마나 될까 몇몇 정보를 찾아보니 공통적으로 100살은 넘은 거라고 한다. 그렇게 나이를 많이 먹었는데 다행히 크게 아픈데 없이 대체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2025년 5월13일 화요일

     
    하지만 나이가 나이이니 만큼 노화로 인한 많은 변화를 피해 갈 수는 없다. 젊었을 때는 정말 털이 풍성했는데 많이 줄었고 모질도 나빠졌다. 살이 많이 빠졌다. 등뼈의 마디 마디가 다 느껴질 정도로 살이 없다. 근육도 많이 줄었다. 그래도 아직 50cm 정도 되는 높이는 뛰어 오를 수 있다. 뛰어 내리는 건 1미터 정도의 높이에서도 하는데 같이 있을 때 미리 감지하면 우리가 손으로 안아서 내려준다. 1미터 정도의 거리, 가령 테이블에서 테이블은 뛰어 넘을 수 있다.

    근력이 약하다 보니 몸을 턴 후에 휘청거린다. 헤어볼을 토한 후에는 좀 더 힘을 많이 잃는다. 거의 쓰러지다시피 한다. 시력은 아직 괜찮아 보이는데 청력은 거의 소실되었다. 아주 큰소리가 아니면 반응하지 못한다. 소변의 양이 많고 자주 본다. 대변은 굵게 잘 눌 때도 있고 가늘 때도 있다. 다행히 설사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데 22살 생일을 맞기 하루 전 자고 일어나 화장실 청소를 하려는데 소변 두 덩이에 피가 조금 묻어 있었다. 엉덩이를 살펴보니 이상 없고 전반적인 상태도 평소와 다르지 않아 일단 조금 더 지켜본 후 병원행을 결정하려고 했는데 다행히 그 후 이틀동안에도 정상적으로 소변을 보고 있다. 괜찮아진 것 같지만 그래도 조만간에 병원에 한번 들러봐야겠다.


    또 한가지 나이가 들면서 바뀐 점이 있다. 이건 노화와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젊을 때는 아이 안듯 두 팔로 감싸안으면 2, 3초 정도 있다가 바로 몸부림 치며 내려달라고 했는데 나이가 많아지면서 점점 안겨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요즘은 안고 있으면 가만히 안긴 채 골골대기까지 한다. 그리고 예전에는 우리가 누워 있을 때 배 위에 올려놓으면 바로 내려갔는데 20살이 될 무렵부터였나? 자기가 먼저 올라와 숨 쉴 때 마다 위아래로 움직이는 배 위에서 졸기까지 한다. 다른 변화들은 안타깝게 여겨지지만 이런 변화는 반갑다.

    마지막으로, 계속 깨어 있을 때는 별로 느끼지 못하는데 자다가 갑자기 깨서 얼굴의 털이 정돈이 안되어 있고 표정도 멍할 때 보면 이 세상 떠나기 얼마 전의 쿠키의 얼굴과 많이 닮아 있어 마음이 아프다. 그리고 그 마지막 며칠간의 힘들어 했던 모습들이 떠올라 마음이 심난해진다. 언제까지 우리와 함께 할 수 있을까? 그 시간이 얼마가 되었든 마지막 날까지 건강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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