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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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묘중] 어색한 만남고양이/쿠키와지니 2009. 3. 17. 00:25
딱 열흘만이었다. 우리가 여행을 하는 동안 지낼 그 곳에 둘을 데려다 놓고 온 후 긴 열흘이 흐른 것. 하늘은 열흘 전 그날처럼 비가 쏟아질 듯 잔뜩 흐려 있었다. 차는 남한강을 옆에 끼고 시원하게 달리고 있었지만 마음은 짙은 회색의 구름만큼이나 무겁게 내려 앉아 있었다. 지니와는 달리 아직은 예민하고도 까칠하게 지내고 있다는 쿠키도 걱정스러웠고, 그리고 그리 오랜 시간을 함께 하지도 못한채 또 아쉬움을 가득 안고 돌아서야 할 것이기에.. 참 많이 반가웠지만, 그만큼 또 참 많이 어색했다. 우리집이 아닌 다른 집에 살고 있는 둘. 우리가 아닌 다른 사람과 살고 있는 둘. 1시간은 다른 그 어느 때보다 빨리 지나갔다. 그래도 다행이었던 건,, 우리가 다녀간 후 쿠키가 좀 더 안정을 얻었다는 것. 우리만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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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자리고양이/쿠키와지니 2009. 3. 6. 00:05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횡하다. 집도, 마음도.. 쿠키와 지니를,, 여행에서 돌아올 때까지 오랜 시간 우리를 대신해 돌봐주실 분의 댁에 데려다 놓고 왔다. 갈 때와는 달리 텅빈 뒷자석. 비까지 내려 더욱 스산했던 돌아오는 길. 이제 한동안은 매일 빗질을 해주지 않아도 되고 매일 화장실을 치워주지 않아도 되고 매일 사료와 물을 챙겨주지 않아도 되고 온갖 선들을 물어뜯지 않게 조심하지 않아도 되고 방바닥에 굴러다니는 털뭉치를 치우지 않아도 되고 한번씩 엉덩이털에 달려 있는 똥떵어리를 떼 주지 않아도 되고 집을 나서기 전에 옷에 붙은 털을 떼어내느라 부산을 떨지 않아도 되지만 또 이제 한동안은 현관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마중나와 꼬구라지며 애교부리는 모습을 볼 수도 없고 컴퓨터 쓰고 있을 때 다리 위에 올라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