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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따라 세계여행::158일] 밥 때에 맞춰 뻐꾹
    세계여행/유럽_지중해_모로코 2009 2010. 12. 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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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밧 시내.


    Rabat Ville 역.


    0 9 . 1 0 . 0 8 . 목 | 모로코 라밧 -> 페스 , Morocco Rabat -> Fes


    페스로 가는 날.
    8시40분 쯤, 3박4일동안 참 고맙게 잘 머문 부부의 집을 떠났다.
    부부의 선한 인상과 함께 라밧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카사블랑카를 떠나왔을 기차는 표에 적힌 9시17분에
    맞춰 도착해 사람들을 태우고 바로 출발했다.

    모로코에 능통한 한국인의 울타리 안에서
    맘 편히 있다 나와 또 다시 새로운 곳으로 간다는 긴장감도 잠시,
    아침에 일찍 일어나 부산을 떤 탓인지 출발과 동시에 졸음이 밀려왔다.

    정신없이 꾸벅꾸벅 졸다 너무 많이 잔게 아닌가 싶어 살짝 놀라며 정신을 차렸다.
    시계를 보니 라밧을 떠나온 지 2시간 가까이 되었다.
    다행히 페스에 도착하기 전이다.

    속도가 줄 때마다 창 밖을 주시했다. 정차역에 대한 안내방송이 나오지 않았다.
    승강장에 세워져 있을, 역이름이 적힌 안내판을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같은 칸에 타고 있는 분들에게 또 다시 표를 내미는 방법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다들 친절히 잘 알려줘 무사히 페스에 내릴 수 있었다.
    3시간만에 기차여행은 끝이 났다.



    객실. 거울에 우리 배낭이 반사되어 보인다.





    페스역.


    페스 시내.


    카페. 아저씨들만 있었다.





    바로 짠 오렌지주스. 10디람(약 1,500원).


    어제, 한국야구나 보면서 줄창 쉬었음에도
    시간이 많다는 이유로 덥다는 핑계로 오늘도 게으름을 피워댔다.
    아님 정말 슬럼프에 빠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긴 진작에 좀 쉬고 싶었지만 유럽여행 끝나고
    남미에서 푹 쉬자고
    서로 다독인지 오래였다.
    물가 높은 유럽에서 빠져 나오니 이런 저런 이유들과
    맞물려
    자꾸만 엉덩이가 무거워지고 퍼져 앉는 것 같다.


    라밧의 부부에게서 론리플래닛 모로코편 PDF파일을 얻었었다.
    페스 지도만 카메라에 담아 놨었다.
    지도에 표시된, 역에서 가장 가까운 호텔에 찾아갔다.
    나쁘지 않아 머물기로 하고 다시 지도에 표시된,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식당에 갔다.
    지도만 있으니 기호별 표시만 있을 뿐 다른 정보는 없다.
    이번에도 운이 좋았나보다. 점심도 첫번째 식당에서 헤치웠다.


    좀 걸었다.
    관광안내소에 들러 쓸만한 지도를 입수하려고 했지만
    길을 찾아다닐 수 있을 정도의 지도는 그들 수중에 없었다.
    그나마 남아 있던 열의마저 꺾여버렸다.
    터벅터벅 숙소로 걸어갔다.

    가는 길에 주스가게에 들렀다.
    오렌지주스 들이키며 지나다니는 사람들 구경하며
    나름의 여유를 만끼하며 기분 전환을 시도했지만
    그것도 그 때 뿐이었다.

    페스란 도시에 대한 예습은 커녕, 오늘 돌아다닐 곳도
    준비하지 못한 상태라 발걸음은 다시 숙소로 이어졌다.






    주스 가게 옆 식당.


    노트북은 하나, 가이드북 모로코편은 물론이고 동영상, 사진 등
    시간 죽이기에 적합한 것들은 거의 노트북에 들어있다.

    한 사람이 노트북을 쓰면 나머지 한 사람은 멀뚱멀뚱.
    숙소는 여행자들이 많이 모이는 호스텔도 아니여서 말붙일 사람도 없고
    말도 통하지 않는 카운터의 아저씨는 우리가 돌아왔을 때
    우리에게 엉덩이를 보이며 메카를 향해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나는 노트북을 펼쳤고 라니는 멀뚱멀뚱에 지쳐 잠들었다.
    보안이 걸리지 않은 무선네트웍이 하나 있었지만 신호가 약한지 연결이 잘 되지 않았다.
    방 안 여기저기에 노트북을 옮기며 지푸라기 같은 신호를 잡으려 무단히 애 썼지만 끝내 연결되지 않았다.

    포기한 채 작은 모니터에 펼쳐진 모로코 가이드북의 영어를 억지로 눈에 집어 넣었다.
    페스에 대해 대강 파악한 후 블로그 글을 적는데 모니터 오른쪽 하단 시계 옆에
    인터넷 연결 마크가 불쑥 눈에 들어왔다.
    눈알이 튀어 나올 뻔 했다.
    이렇게 반가울 수가... 모르고 있던 사이에 인터넷에 연결된 것이었다.


    그것 참,,, 사람 일은 역시 모를 일이다.
    연결하려고 그렇게 찾아 헤맬 때는 안 되더니 포기하고 놓은 그 자리에서 연결되었다.

    얼른 야구 결과부터 조회했다. 베어스의 2연승. 이제 한판만 더 이기면 한국시리즈다.
    한국시리즈 우승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제발 올해는 꼭 와이번스를 이겨다오~
    하이라이트까지 무사히 보고 난 후 연결은 다시 끊어져 버렸다.

    혹시나 약한 신호가 끊어질까 노트북은 일체 움직이지 않았는데...
    혹시나 다시 연결될까 노트북을 1cm 오른쪽으로 그리고 왼쪽으로
    다시 앞으로 뒤로 옮겨보고
    45도 비틀어보기도 했지만 연결은 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저녁시간이 되었다.
    정시마다 시계에서 튀어나오는 뻐꾸기 마냥 밥 때에 맞춰 호텔을 나섰다.
    숙소 근처,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식당을 선택했다.

    2% 아쉬운, 그래도 아쉬운 게 2%밖에 되지 않음이 다행인 저녁식사 후
    약간의 산책을 마지막으로 여행 158일째를 마감했다.


    내일은 다시 힘내서 열심히 다녀보자!



    저녁.. 스테이크, 생선+오징어튀김, 환타 1병 - 75디람(약 11,700원).


    페스 시내. 분수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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