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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157일] 찜찜한 휴식세계여행/유럽_지중해_모로코 2009 2010. 12. 13. 09:00반응형
0 9 . 1 0 . 0 7 . 수 | 모로코 라밧 Morocco Rabat
처음에 2박만 하고 라밧의 한국인 부부 집을 떠나려 했다.
그 이상은 생면부지의 부부에게 폐가 될 것 같았다.
하지만, 너무 준비와 계획 없이 온 것도 있고
여행 슬럼프가 왔는지 많은 곳을 둘러보는 것에 대한 의욕도 나지 않았다.
라밧에서 하루만 더 머물고 바로 페스로 가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내일 열리는 베어스와 와이번스의 플레이오프 1차전이 자꾸 눈에 밟히기도 했다.
부부의 동의를 구했고 흔쾌히 더 머물고 가도 좋다는 승낙을 내려주었다.
그렇게 해서 한국과 9시간의 시차가 존재하는 모로코에서 차와 과일을 곁들여 가며
인터넷으로 한국의 프로야구 경기를 관람할 수 있었다.
지난 5월에 떠나 왔으니 실로 오랜만에 생중계로 보는 야구경기다.
베어스는 3대2, 1점차라는 짜릿한 승리로 오래 기억될 특별한 야구관람에 축포를 쏟아주었다.
아침부터 계속 콧물이 나고 상태가 좋지 않던 라니는
알러지약 지르텍을 먹었지만 보통 때와는 달리 금방 호전이 되지 않았다.
점심식사 후 다른 감기약을 먹고 낮잠에 빠져들었다.
그 사이는 나는 여행 정보 검색하고 블로그 업데이트하고
시시콜콜한 한국의 소식을 뒤적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저녁에 볼 일이 있어 외출하는 부부를 따라 우리도 집을 나섰다.
집 주변을 산책하며 저녁 먹을 식당을 물색했다.
왠지 모로코와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 스누피버거 라는 이름의 샌드위치 가게에서 저녁을 먹었다.
돌아온 부부와 인터넷으로 라디오스타, 뉴스 등을 같이 보고 이야기 나누다 잠들었다.
여행중이지만 여행은 하지 않고 하루를 보냈다.
잠자리에 누웠는데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다.
여가활동인 '여행'중이어서 '쉰다'는 것이 모순 같이 느껴진다.
그래서, 여행중에 유적지도 박물관도 명소도, 하다못해 공원도 둘러보지 않고
하루종일 집에만 있으면서 쉬었다는 것이 마음 한구석을 불편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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