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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쉬 전동 드릴 자가수리
    제주/생활 2020. 8. 4. 10:27

    구입한지 10년도 더 넘은 보쉬 전동드릴. 어느 날 사용하는데 타는 냄새가 났다. 자세히 보면서 작동을 시키니 모터에서 불꽃이 일었다. 얼마 전에는 전기톱이 고장이 나더니 드릴마저... 사람도 기계도 나이를 먹으니 고장이 자꾸 난다.

     

    전기톱도 그렇고 드릴도 수리하려면 이동에만 왕복 2시간이 걸리는 시내에 나가야한다. 제주도는 생각보다 넓다. 간다고 해도 바로 수리된다는 보장도 없고. 시내에 나갈 다른 일은 당분간 없다. 쳐다본다고 되살아날 것도 아닌데 물끄러미 드릴을 훑어봤다. 배터리 부분에 큰 스티커가 붙어 있는데 '자율안전확인' 신고일이 2007년 7월 6일이다. 13년이 다되어 간다. 자주는 아니어도 오랫동안 썼다. 미련 없이 보내주자, 단념하고 새로운 전동드릴을 구입하기 위해 검색을 시작했다.

     

    이것저것 살펴보다 모터가 고장 났을 때 자가수리하는 방법을 보게 되었다. 납땜을 해야 하는데 다이소에서 인두와 땜납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친절한 설명까지 담겨 있었다. 다이소가 멀지 않은 곳에 있긴 한데 규모가 크지 않아 전기인두가 있을까 싶었는데 다행히 땜납과 함께 나란히 진열되어 있었다. 전기인두 5천원, 땜납 1천원.

     

    드릴 모델명은 'GSR 12-2'. 12V 모터가 필요했다. 보쉬 정품 모터는 2만원이 넘었고 검색했던 모터 중 가장 저렴한 것은 12,070원의 이름 모를 12볼트짜리 모터. 약간의 망설임 끝에 저렴한 것으로 주문했다. 

     

     

     

     

     

    분해는 어렵지 않게 했다. 고장 난 모터 분리도 쉽게 했다. 새 모터를 장착하고 땜질의 시간이 되었다. 땜질은 국민학교 때 트랜지스터 라디오 조립할 때 했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다. 인두질을 직접 하며 조립을 했는지 아니면 다른 친구가 하는 걸 본 것인지 헛갈린다. 기억의 회로에도 땜질이 필요한 듯 하다. 아무튼 처음이다시피한 땜질이라 조심스러웠다. 

     

    땜납 포장에도 전기인두 포장에도 용접 부위를 가열하라고 적혀 있었다. 안내대로 하려고 했지만 용접 부위에 인두를 한참이나 대고 있어도 납은 녹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용접 부위와 납을 번갈아 가열하며 이어 붙였다. 떨리는 마음으로 다시 조립을 하고 배터리를 장착, 작동 버튼을 천천히 잡아당겼다.

     

    돌아는 가는데 뭔가 예전의 그 느낌, 그 소리가 아니다. 모터를 잘못 샀나? 납땜을 잘못했나? 시험삼아 나사를 박아보니 다행히 잘 된다. 하지만 모터의 소리는 영 어색하다. 소리에서 싼 티가 난다고 해야할까? 싼 모터를 사놓고 소리에서 싼티가 난다고 하는 것도 우스운 생각이다. 돈을 좀 더 주고 정품을 샀어야 했나? 이미 다 지나간 일. 방황하는 마음을 다시 잡았다.

     

    성능이 의심스러웠지만 기우였다. 며칠 후 데크에 피스를 1천개 가까이 박았는데 아무 이상 없이 잘 작동했다. 그 사이 어색했던 모터 소리도 적응이 되었다. 사람의 적응력이란 놀랍도록 신기하다. 

     

    아무튼 저렴하게 잘 고쳤고 아낀 비용보다 더 큰 뿌듯함을 얻었다. 새로운 경험이 끝없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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