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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 :: 41일] 스파이스 투어세계여행/아프리카 2009 2009. 12. 14. 09:30
0 9 0 6 1 3 토 어렸을 때는 라면에 파 넣는 것을 싫어했다. 아직도 라면 본연의 맛을 중요시 하지만, 이제는 파 들어간 라면도 잘 먹는다. 쌈 싸 먹을 때도 예전엔 손 대지 않았던 깻잎을 상추보다 더 선호한다. 마늘도 빠지지 않고 넣는다. 누구는 나이가 들수록 감각이 무뎌져 더 강한 맛을 찾는다는 씁쓸한 얘기도 하지만, 어쨌든 점점 향이 강한 것을 찾게 되는 건 부정할 수 없다. 가이드북 '론리 플랫닛' 이스트아프리카 탄자니아편 130페이지 11줄을 보면, 한때 향신료가 잔지바르의 경제를 지탱했다 한다. 이제는 예전만 못하다지만, 아직도 섬 곳곳에 농장이 산재해 있고 여행사들은 스파이스투어를 단골메뉴로 내세우고 있다. 9시에 숙소로 데리러 오겠다더니 10분이 지나도 감감 무소식이었다. 어제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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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 :: 40일] 잔지바르에서의 잔재미 - 헤나와 머리땋기세계여행/아프리카 2009 2009. 12. 10. 09:30
0 9 0 6 1 2 금 여성스러운 원장과 수줍음 많은 과묵한 여직원 둘이서 꾸려나가는 동네 작은 미용실. 문이 열려져 있지 않다면, 아마도 원장이 직접 만들었을 것 같은 촌시런 간판이 세워져 있지 않다면 미용실인 줄도 모르고 지나쳐 버릴 소박한 그 곳에서 라니는 팔에 헤나를 그려 넣고 머리를 땋았다. 스케치를 해 놓은 노트에서 문양을 선택하니 영어는 못하고 스와힐리어만 하는 미용사는 아무 말 없이 물감으로 헤나를 슥슥 그려 나갔다. 비록 섬마을 한구석에서 자신의 실력을 썩히고 있는 그런 재주꾼의 솜씨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밑그림도 없이 지우개로 지울 수도 없는 물감으로 문양을 그려나가는 모습은 우리에게 신기하게 보였다. 헤나가 완성된 후 마르기를 기다리는 동안에는 머리를 땋았다. 부담스러운 스타일들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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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 :: 39일] 잔지바르 마실 2세계여행/아프리카 2009 2009. 12. 7. 09:30
0 9 0 6 1 1 목 노예시장을 둘러본 후 골목길을 거쳐, 알고보면 다 순진하지만 겉은 거칠어 보이는 아저씨들이 계신 다소 거친 환경의 어시장을 돌아보고 다시 야시장이 서는 곳으로 향했다. 어제는 멀미 때문에 사탕수수쥬스로 속만 달랬지만, 오늘은 길거리 음식들을 제대로 먹어보고자 했다. 도착하니 지는 해와 파도소리를 등지고 장사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어떤 집은 벌써부터 숯불에 꼬지를 올려놓아 연기와 냄새를 일으키며 분위기를 돋구고 있었다. 먼저 잔지바르에만 있는 잔지바르 피자. 우리나라 빈대떡 같다고 해야할까? 우리 입맛에도 딱 맞고 싸고 만드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난다. 피자를 먹고 허방한 가재다리도 구워먹고 우리에겐 너무 짠 문어꼬지도 먹고 하면서 다른 한국여행자들을 만나게 돼 늦게까지 얘기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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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 :: 39일] 노예시장세계여행/아프리카 2009 2009. 12. 3. 09:30
0 9 0 6 1 1 목 모두가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인간은 참 잔인하다. 다른 동물의 세계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잔인함이 존재한다. 그 한 단면을 보여주는 노예시장이 잔지바르에 있었다 한다. 사람을 사고 파는 시장. 금은보화처럼 소중히 다뤄졌었다면 마음의 불편함이 덜 할까? 지금은 노예시장이 있던 곳에 성당이 자리잡고 있고 그 때의 흔적이라곤 노예들을 가둬놓던 작은 공간밖에 없지만 그 참혹함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빛도 잘 들어오지 않는 좁은, 감옥보다 더한 이 곳에 사람들을 가득 몰아넣어 두었다니... 비록 견디기 힘든 고된 노동이 기다리고 있다할지라도 하루 빨리 팔려나가고 싶지 않았을까? 사람이 사람을 모두 사람답게 대하는 그 날이 오기를 바래본다. * 노예시장 입장료: 3,500실링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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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 :: 39일] 스톤타운 마실세계여행/아프리카 2009 2009. 11. 30. 09:30
0 9 0 6 1 1 목 골목길 안에 있는 숙소로 베이스캠프를 옮기고 본격적인 스톤타운 마실에 나섰다. 아프리카지만 아프리카 같지 않은 잔지바르. 거미줄보다 더 불규칙하게 얽히고 섥힌 길들로 연결된 골목 모퉁이를 돌아서면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통으로 된 무슬림 의상(Kanzu)에 빵모자 같은 것(Kofia)을 쓴 할아버지가 한켠에 앉아 차를 마시고 계시고 길을 헤매다 또 다른 골목으로 들어서면 눈만 내놓고 온통 검은 천으로 휘두른 아주머니인지 아가씨인 알 수 없는 여성이 스쳐 지나간다. 아프리카, 아랍, 그리고 인도가 뒤섞인, 필히 한번쯤은 길을 잃고야마는 스톤타운의 그 골목길을 거닐고 때론 그 곳 사람처럼 벽에 기대고 앉아 있다보면 특산물인 향신료만큼 독특한 향취가 은근히 베어져온다. 자세히 뜯어보면 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