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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 :: 30일] 암내의 압박 - 리빙스턴에서 루사카로의 이동세계여행/아프리카 2009 2009. 10. 1. 09:30
0 9 0 6 0 2 화 여행의 달콤함 중 하나는 떠나기 전의 설레임. 하지만, 우리는 초보배낭여행자, 여기는 아프리카, 그리고, 둘만이 가는 첫 장거리 버스. 설레임 너머 긴장감이 앞선다. 드디어 버스가 리빙스턴을 떠나고 조금 여유를 찾을 무렵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버스승무원의 초절정 암내에 다시 정신을 빠짝 차린다. 생화학무기가 바로 이런 것일까? 루사카에 도착하기도 전에 떡실신 하는 건 아닐까? 나름 열심히 일하는 그가 과자를 나눠주고 음료수를 나눠주고 신문을 나눠주고 다시 쓰레기를 걷어 갈 때마다 우리는 미소를 살짝 띄우면서 동시에 잠시 호흡을 멈춰야했다. 비포장도로 보다 더 못한 폭탄 맞은 듯 군데군데 패인 포장도로를 지나며 차 앞에 놓아두면 머리만 흔들거리는 인형처럼 헤드뱅잉을 하고 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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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 :: 28일] 어색한 아침세계여행/아프리카 2009 2009. 9. 20. 10:00
0 9 0 5 3 1 일 아침에 일어나 한참을 멍하니 침대에 앉아 있었다. 부산스럽게 아침을 준비하고 같이 먹던 이들도 없고, 거의 기름에 튀기는 듯한 계란후라이를 해 주던 요리사 모세도 없는, 텐트가 아닌 조용한 방안의 침대에서 자고 일어나 지난 20일동안과는 다른 아침을 멍하니 맞이하고 있었다. 어제는 정신없이 함께 사진 찍고 작별인사 하고 우리끼리 국경을 넘어 여행을 시작한다는 생각에 크게 와 닿지 않았던 것들이 이제서야 뒷골에서부터 쑥 밀려온다.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숙소를 나섰다. 루사카 가는 버스표도 알아볼 겸 리빙스턴 시내도 돌아볼 겸. 일요일이라 한산한, 우리나라 어느 읍내 같은 길거리를 배회하다가,, 버스터미널은 허접하지만 의외로 버스는 말끔한 Mazhandu 라는 회사의 버스시간과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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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 :: 27일] 고행의 국경 넘기세계여행/아프리카 2009 2009. 9. 14. 09:30
0 9 0 5 3 0 토 그렇게 먼 줄 몰랐다. 둘만의 여행이 다시 시작된 걸 기념하면서, 걸어서 가 볼만하다는 정보를 밑천 삼아 시작한 짐바브웨와 잠비아 국경 넘기는 곧 고행의 길로 돌변했다. 짐바브웨 출입국사무소에서 출국도장을 받고 나서면 바로 리빙스턴 다리일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래도 다리를 건너며 빅토리아폭포에서 일어나는 물보라와 잠베지강의 웅장한 풍경을 바라보며 땀을 식힐 때만 해도 그럭저럭 괜찮았다. 하지만, 다리만 건너면 바로 나올 줄 알았던 잠비아의 출입국사무소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고 끝이 어디인지도 알 수 없는 길을 계속 걸어야 했다. 날은 덥지, 무거운 배낭에 짐바브웨에서 산, 돌로 만든 비누접시가 들어 있어 제법 무거운, 들기도 불편한 공예품 꾸러미와 반쯤 남은 5리터 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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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 :: 20일] 못 잊을 보츠와나여세계여행/아프리카 2009 2009. 7. 31. 13:30
0 9 0 5 2 3 토 이번 여행을 하면서 처음 알게 된 나라, '나미비아'와 '보츠와나'. 그 생소했던 두 나라를 잊지 못하게 해 줄 사건을 겪은 2009년 5월 23일. 주연은 '보츠와나'. 열흘정도의 나미비아 여행을 마치고 보츠와나로 들어가는 날. 각기 다른 9개국에서 온 일행과 가이드와 운전사와 요리사는 모두 금방 보츠와나 입국도장을 받고 출발하기만을 기다리며 트럭 옆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데, 우리와 준, 한국인 3명만 여권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었다. 생긴건 무지하게 순진하게 생긴 입국사무소의 흑인 아가씨들인지 아줌마들인지 알 수 없는 아낙들이 한국사람은 비자를 발급 받아야 하고 비자발급비를 지불해야 한다며 여권을 내주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 뿐만 아니라 준도 4월부터는 무비자로 보츠와나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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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6일] 케이프타운 동네 한바퀴세계여행/아프리카 2009 2009. 6. 12. 17:55
0 9 0 5 0 9 토 내일 아침 일찍 오버랜드투어로 케이프타운을 떠나게 되어 오늘 씨티투어버스를 타고 케이프타운을 한바퀴 씨~익 돌았다. LG 로고가 옥상에 큼직막하게 박혀 있는 고층빌딩과 고풍스런 시청건물이 공존하는 시내와 첨단기술을 이용해도 저렇게 반듯하게 잘라낼 수 있을까 싶은 테이블마운틴을 돌아보고, 야자수와 푸른 바다, 여유로와 보이는 사람들을 배경으로 넉넉한 점심도 먹고 적당한 햇살, 시원한 바람, 아름다운 풍경이 이어지는 해안도로를 이층버스 난간에 기댄채 바라보다, 2010년 월드컵을 위해 열심히 짓고 있는 경기장을 지나쳐, 어제 힘들게 걸어갔던 워터프론트에 내려 노년의 여유를 음악으로 채우고 있는 할아버지들의 연주를 들으며 카푸치노 한잔을 하면서 케이프타운에서의 마지막날을 알차게 채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