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싶을 때 가고 싶은 곳으로 가고 싶을 때 가고 싶은 곳으로

1 1 . 0 5 . 1 4 . 토 석양, 석양의 색을 닮은 꽃, 꽃보다 아름다운 고양이, 그리고 고양이의 친구 고양이들. 그들과 함께여서 더 포근했던 오월의 용수포구. .고냉이, 고양이의 제주도 사투리.

마치 돌담의 돌처럼 빈 공간을 차지한 가파도의 고양이. 부리나케 도망가지 않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나잡아봐라 놀이를 한 가파도 고양이. 바닷바람에 춤을 추는 청보리 사이로 사라져 버렸다. 1 1 . 0 5 . 0 2 . 월

1 0 . 0 6 . 3 0 . 수 까만색 현무암 돌담은 고양이와도 잘 어울린다.

1 0 0 6 1 0 목 제주도 성산일출봉. 화장실 바로 앞 관리실 같은 곳의 돌담에 고양이가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배를 깔자마자 수학여행 온 남학생들이 소란스럽게 화장실로 왔다. 학생들에게는 고양이가 보이지도 않았고 안중에도 없었지만, 녀석은 본능적으로 녹색지붕 안으로 몸을 숨겼다. 그리고는 이내 평온을 되찾고 지그시 눈을 감았다. 자신만의 아지트에서 자신만의 나른한 오후를 즐기기 시작했다.

아파트 담벼락에 나타난 길고양이.. 갑자기 땅을 파기 시작했다. 아주 열심히... 그리고 예상대로 힘을 주기 시작했다. 고양이의 귀여운 모습은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응가할 때 얼굴에 힘주는 표정도 그렇게 재미날 수가 없다. 자세는 엉거주춤했지만, 쾌변을 본 듯 혀를 낼름거리며 만족스런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담벼락을 따라 올라가 수풀 속으로 몸을 숨겼다. 다시 나타나지 않을려나 기다리고 있는데 눈만 내밀고 나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숨어 있는 건 녀석인데 마치 내가 숨어 있다 들킨 것 같은 느낌. 녀석은 한동안 나를 응시했다. 이제 편히 쉬게 그만 카메라 치우고 가라는 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