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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따라 세계여행::220일] 태양의 섬
    세계여행/남미 2009 2011. 6. 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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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9 . 1 2 . 0 9 . 수 | 볼리비아 코파카바나(꼬빠까바나) Bolivia Copacabana


    오늘은 정말 미루지 않고 게으름 부리지 않고, 태양의 섬(Isla del Sol)에 다녀오기로 한 날.
    전날 미리 사 놓은 배표 때문인지 힘들었지만 그래도 늦지 않게 일어났다.

    일어나자마자 마치 오래된 습관처럼 창가로 갔다.
    구름이 호수에 닿을 듯 떠 있었다.
    호수가 구름에 닿을 듯 너무 높은 곳에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해발 3,800미터. 하늘호수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다.

    높기만 한가? 넓기는 또 얼마나 넓은지...
    태양의 섬까지 배를 타고 가는데 2시간 가까이 걸렸다.

    호수의 섬인데 섬은 또 어찌나 큰지...
    북쪽 마을에서 남쪽 마을까지 난 길을 따라 걷는데 4시간 가까이 걸렸다.

    이래저래 호수의 규모를 몸소 체득한 오늘.
    하지만, 어쩌면 그건 티티카카호수와 태양의 섬의 아주 사소한 부분일지도 모른다.




    태양의 섬.
    평범한 듯 하면서도 위엄이 느껴진다.

    알고 보니 그럴만도 했다.
    태양의 섬은 한 때 남미를 호령했던 잉카제국의
    -굴 속에서 쑥과 마늘만 먹고 지낸 곰이 사람으로 둔갑했다는 류의- 신화가 시작되는 곳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신화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그저 차분하고 고요할 뿐이다.
    다만 강렬한 햇빛만이 정적을 깨고 있을 뿐이었다.
    태양과 더 가까워졌기 때문인지 구름도 소용없고
    SPF 50+ 선크림도 뚫고 들어올 기세.
    태양의 섬의 태양은 그런 식으로 피부에 더 와 닿았다.



    코파카바나 소박한 선착장.


    다른 이름을 지었어도 되었을텐데, 굳이 배 이름도 티티카카.


    파도까지 치니 더더욱 호수라는게 믿기지 않는다.


    옛날 옛적에 타고 다녔을 배.


    배가 느렸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어쨌든 2시간 가까이 걸려서 도착한 태양의 섬.


    선착장이고 배고 간에 제대로 갖춰진 것은 없지만 그래서 더 정겹다.


    태양의 섬, 북쪽 마을 선착장.


    물장구 치는 태양의 섬의 아이들.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돼지.


    돼지 사진 찍는 사이에 물장구 치던 아이들은 백사장으로 나와 일광욕 만끽. 돼지들만큼이나 자유로운 영혼들.


    이국적 풍경에 이국적 풍경 더하기.


















    진한 햇살로 피부는 따가웠지만 눈이 시리게 파랗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늘 하나 없는 길, 걷고,


    또 걸어 꽤나 많이 걸었다. 숨 가쁘게하는 고산지대에 뜨거운 햇빛으로 힘들지만 그만큼 눈과 마음이 호강하는 곳.




    많이 걸었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고...




    남쪽 마을에도 행복한 돼지들이...



    태양의 섬 남부, 유마니 마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입장료 5볼리비아노.

    태양의 섬 북쪽에 내린 우리는 남쪽으로 걸어오면서 이미 두 장의 표를 샀다.
    북쪽 마을을 걷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10볼을 내고 표를 샀고
    방금 남쪽 마을이 시작되는 부분에서 또 10볼을 내고 표를 샀다.

    스페인어를 잘 모르니 표에 적힌 내용을 정확히 알 수도 없고 표 파는 사람에게 물어볼 수도 없었다.
    그렇다고 정식으로 매표소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 영어 안내는 기대할 수도 없었다.
    다만, 오기 전에 인터넷에서 본 내용들이 있어 그려느니 하고 냈다.

    그런데 두번째 표를 사고 얼마지나지 않아 길목에 선 아저씨가 또 표를 내밀었다.
    사진의 저 큰 간판을 가리키면서..

    살짝 짜증이 났다.
    주먹구구식으로 길가에 서서 통행세처럼 받는 것이 못마땅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아이들에게서 삥을 뜯는 못된 동네 형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냥 섬에 왔을 뿐인데 자꾸 돈을 걷는 것도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좋은 곳에 와서 좋은 것 보고 떠나는 마지막 길에 마음이 상해 안타까웠다.

    . . . . .

    나중에 표에 적힌 내용을 번역해 보니,
    첫번째 표는 Challapampa 지역 입장료이고
    세번째 표는 Yumani 지역 입장료였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그건 어느정도 이해되었다.
    우리처럼 북쪽으로 들어와 걸어서 남쪽으로 가는 사람도 있고
    남쪽만 구경하고 돌아가는 사람도 있으니 양쪽에서 따로 받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제대로 된 매표소와 안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너무 우리 기준에서의 요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두번째 표였다.
    황금박물관과 유적지 입장권인 듯 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냥 길을 따라 걸었을 뿐 박물관과 유적지는 가지도 않았고 보지도 못했다.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니만큼 어느정도의 형식은 갖춰줬으면 하는 바램.




    코파카바나로 돌아가는 길.




    우리는 가지 않은 우로스섬의 흉내낸 듯한 곳. 구경하라고 배를 대었지만 아무도 내리지 않았다.






    고산병에 좋다는 코카차.



    .태양의 섬 투어.
    .태양의 섬에서 하루 자고 나올까 생각했다가 그냥 당일치기로 다녀왔다.
    .투어라기 보다는 그냥 배표만 사는 거였다.
    .오전 8시 반 출발편, 북쪽으로 들어가서 남쪽으로 나오는 경로.
    .코파카바나의 여행사에서 구입.
    .알아본 모든 여행사가 왕복 20볼리비아노. 구입하면서 깎아서 18볼.

    .생수와 초코바 등을 미리 사들고 갔다.
    .남쪽 선착장에서 배를 기다리면서 튀긴 감자와 소세지를 먹었다. 배 고파서 꿀맛.

    .태양의 섬 다녀와서 어제 알아논, 조금 더 저렴한 숙소로 이동.
    .황금어장 한 편 보고 저녁 먹으러 외출.
    .오늘의 메뉴(Menu del Dia). 나는 코파카바나에서 3일 연속 트루차(뜨루차 Trucha 송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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