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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따라 세계여행::221일] 한식당 찾아 삼만리
    세계여행/남미 2009 2011. 6. 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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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9 . 1 2 . 1 0 . 목 | 볼리비아 코파카바나(꼬빠까바나) -> 라 파스(라 빠스) , Bolivia Copacabana -> La Paz


    가격 대비 훌륭했던, 하루 밖에 못 자 안타까웠던 숙소의 체크아웃시간은
    특이하게도 10시였다. 보통 11시이거나 후한 곳은 12시도 있는데 말이다.
    어제 해발 3,800미터가 넘는 태양의 섬에서 뙤약볕을 받아내며 4시간 가까이
    걸었기에 피로회복 차원에서 최대한 늘어지게 자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아쉬운대로 체크아웃시간에 딱 맞춰 나갈 수 있게 느지막히 일어났다.

    어젯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계속해서 제법 많이 내리고 있었다.
    비 오는 날의 이동은 더 힘들지만 그래도 다행이다.
    어제 태양의 섬을 잘 다녀오고 난 후에 비가 내려서...



    이제 볼리비아의 수도, 라 파스로 간다.

    따로 터미널은 없고 마을의 중심 수크레광장(Plaza Sucre)에 크고 작은 버스와 택시들이 모여 있었다.
    10시 버스는 이미 떠나가고 없었고 다음 버스는 11시 출발.
    버스의 짐 칸에 배낭을 넣어두고 아침을 먹으러 갔다.




    어제, 저녁 먹으러 갔던 식당에 다시 갔다.
    밖에서 봐서는 장사를 하는 건지 안 하는 건지 알 수 없는 분위기.
    문을 빼꼼히 열고
    "데사유노(desayuno, 아침식사)?"
    "씨(Si, 네)"

    컨티넨탈을 주문했다.
    밀크커피는 안된다고 해서 주문한 핫초코와 빵이 단촐하게 나왔다.
    핫초코는 너무 싱거웠고 메뉴판에 적혀 있는 과일주스는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주방을 넌지시 살펴봐도 준비하는 것 같지 않아 메뉴판을 내 보이며 손가락으로 후고(Jugo 주스)를 가리켰다.

    그제서야 어디선가 오렌지 짜는 도구와 오렌지를 꺼내왔다.
    버스 출발 시각이 임박해 원샷하고 식당을 나섰다.



    겉은 번지르르한데 속은 후줄근.



    거기다 나쁜 냄새까지 진동. 비가 와서 창문도 활짝 못 열고.. 라니는 결국 마스크 착용.



    버스가 타는 배.





    사람이 타는 배. 1.5볼리비아노 (약 260원).







    배 타고 건너온 동네.





    버스 타고 가는 길의 시장.




    그래도 참 고마운 것이 이 멀고 먼 남미에 적어도 수도에는 한식당이 있다.
    여기 볼리비아의 수도 라 파스에도 한식당이 있다는 얘기를 미리 듣고서 짐을 풀자마자 찾아 나섰다.
    페루의 쿠스코(꾸스꼬 Cuzco)에서 한식을 먹은 후 일주일이 넘었다.

    그런데 여행 동호회에 어느 분이 올려 놓은 주소가 문제였다.
    처음엔 몰랐다. 그냥 또박또박 적어 택시기사 아저씨에게 건네줬다.
    주소를 보고서 갸우뚱 하던 아저씨 한참을 헤매다 근처인거 같다며
    자기는 잘 모르겠다며 차를 세웠다.

    어디가 어딘지 종잡을 수 없는 곳에 뚝 떨어졌다.
    사람들에게 물어보아도 확신에 차서 가리켜주는 이는 없었다.
    모두가 반신반의 하며 '아마' 저쪽일 것 같다는 분위기였다.

    그렇게 찾아 헤매다 어느 건물의 경비원 아저씨에게 주소가 적힌 쪽지를 내밀었다.
    그 때 동양인 여자분이 건물로 들어가려다 우리를 발견, 잠시 쳐다보며 관심을 보였다.
    일본인인듯한 여자분은 주소를 보고 한참 고민하더니 우리가 걸어온 길로 다시 가라고 했다.
    아, 도대체 어딘거야... 고맙다는 말을 건네며 힘없이 돌아서는데 라니가 다시 물었다.
    "혹시 이 근처에 있는 한국식당 아세요?"

    길을 물어본 사람 중에 처음이었다.
    확실하게 안다는 표정으로 손가락을 들어올린 분은...



    어렵게 찾은 한국식당.



    적어온 주소는 이랬다.
    Av. arce edif llampu 2132
    실제 주소는 이랬다.
    Edificio Illampu Av.arce 2132

    Edificio Illampu는 건물 이름인 듯 했고, 주소는 Av.arce 2132였다.
    다 필요없고 Av.arce 2132만 알았어도 택시로 곧장 올 수 있었던 것이었다.
    왜 그렇게 적어놓았던 것일까?
    무슨 사연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괜히 야속했다.
    점심도 먹지 못한채 점심시간을 한참 넘겨 배가 너무너무 고파서 속상함이 더했다.



    그렇게 힘들게 찾았는데 철창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안쪽 유리문은 열려 있어 사람을 부르니 볼리비아사람이 나왔다.
    지금은 다섯시. 여섯시부터 영업시작이라는 말을 겨우 알아들었다.
    철창을 잡고 주저 앉고 싶었다.
    가석방이 취소된 죄수 같이...


    근처를 헤매다 피씨방을 발견했다.
    한시간에 2볼리비아노, 우리 돈으로 340원.
    지금까지 여행하면서 가장 싼 곳.
    거기다 우리 노트북을 연결해 쓸 수도 있었다.
    (그렇지 못한 인터넷카페도 제법 있었더랬다.)
    참 소박한 것에 기뻐하며 잠시 배고픔을 잊었다.




    딱 1시간 쓰고 식당을 다시 찾아갔다.
    늦은 점심 먹으러 나왔는데 어느새 저녁이 되어버렸다.
    뭘 먹을까 고민하며 메뉴판을 펼치는데 깜짝 놀랐다.
    메뉴별로 음식사진이 큼지막하게 있었다.
    한 장 한 장 넘기는데 이건 정말 고문이 따로 없었다.
    보는 것마다 다 먹고 싶었다.
    침샘에선 침이 위장에선 위액이 범람하는 듯 했다.

    결국엔 페루의 리마에서 주문했던 것처럼 된장찌개와 비빔밥을 주문했다.
    김치에 나물, 두부조림이 반찬으로 먼저 나왔다.
    조금씩 집어 먹는 사이에 된장찌개와 비빔밥도 나왔다.
    탄성이 절로 나온다. 허겁지겁 하지만 꼭꼭 씹어 먹었다.


    한국에서는 평범하디 평범한 밥상,
    하지만 여기서는 보물보다 귀한 차림. 
    어디에서 먹느냐에 따라 그렇게 달라진다.






    .밥 먹는 동안 비 내리기 시작.
    .어렵게 택시 잡아 숙소로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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