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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171일] 잘 있어요, 모아이~세계여행/남미 2009 2011. 2. 22. 13:40반응형
0 9 . 1 0 . 2 1 . 수 | 칠레 이스터섬 -> 산티아고(산띠아고) , Chile Easter Island -> Santiago
4박 5일의 이스터섬 여행, 어느새 마지막 날.
차로 섬은 왠만큼 둘러봤고 어제는 걸어서 돌아다니기까지 해오늘은 딱히 할 만한 게 없다.
아침으로는 썩 어울리지 않는 스파게티를 해 먹고사진 정리를 하며 2시에 떠나는 비행기를 기다렸다.
어제 주인아줌마가 와서는 12시쯤에 공항에 데려다 주겠노라노 했었다.오늘 다시 와서는 느닷없이 언제 갈꺼냐고 물어왔다.그래 뭐, 까 먹을수도 있지 하면서,"1시에 가려구요~""그럼, 맞춰서 택시 불러다 줄께~"
그랬는데 12시 조금 넘어서 아줌마가 다시 왔다."갑시다~"아줌마의 낡은 차를 타고 공항으로 갔다.
다니는 비행편이 몇 안 돼 비행기가 오고 가고 할 때만 붐비는 공항은이제 곧 도착할 -우리를 태우고 산티아고로 갈- 비행기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팔에 꽃목걸이를 걸고 피켓을 들고 서 있는 사람들이 제법 된다.예약을 하고 오는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체크인을 하고 기념품 가게에 들렀다.기념품이라는 명목에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섬이라는 특수성까지더해진 탓인지 가격이 꽤 크게 다가왔다.거기다 기념품을 마음껏 사 모을 수도 없는 처지.작은 모아이 열쇠고리를 하나 챙겼다.
비행기가 이스터섬을 박차고 날아올랐다.창가가 아닌 가운데 자리에 앉게 되는 바람에마지막으로 섬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경박스럽지 않게 몇번 고개를 저으며 창 밖을 내다 보려고 용 쓰다가그냥 모니터에 시선을 꽂았다. 육지로 머리를 돌린 비행기가 섬을 덮고 있었다.
모아이가 내뿜는 신비스러움이 있는 섬,서태지가 다녀간 섬에서 점점 멀어지며 올 때와 비슷한 느낌이 스며들었다.
외계 행성 같이 멀게만 느껴지던 섬에 왔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듯,이스터섬에서 지내다 가는 게 꿈을 꾼 것 같이 느껴졌다.
그리고, 오기 전에 했던 '언제 가 볼 수나 있을까' 하는 생각은이제 '언제 다시 올 수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날씨만 빼면 거의 만족스러웠던 4박5일이었기에 미련은 없지만영영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괜히 마음이 적적해졌다.
잘 있어요, 모아이들~이스터섬 잘 지켜주구요~
이스터섬으로 갈 때 다섯시간 조금 넘게 걸렸던 것과는 달리다섯시간이 채 되기도 전에 산티아고에 도착했다.빨리 온 듯한 느낌이지만 시간대가 달라지고 2시간이 더해져 어느 새 밤 9시.이제 시간대가 바뀌는 것은 익숙해질만도 한데 여전히 영 낯설기만 하다.그래도 벌써 두번이나 왔던 공항이라고 시내로 들어가는 것을 한번 해 봤다고서툴지 않게 공항버스를 찾아 타고 지하철로 갈아타 짐을 맡겨둔 할머니민박으로 갔다.
한번 갔던 도시에 돌아오기는 케냐 나이로비, 프랑스 마르세유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늘 새로운 곳으로만 가다가 이렇게 들렀던 곳에 다시 오면 기분이 색다르다.잘 알지도 못하는 곳인데 한 번 왔었다는 이유로 마음이 편해지는 이 기분.
처음 남미에, 칠레에, 산티아고에 도착했을 때 그 때보다 한결 편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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