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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따라 세계여행::172일] 숙소 찾아 삼만리
    세계여행/남미 2009 2011. 2. 2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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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티아고의 지하철. 레일 위를 달리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타이어 같은 것이 레일 안쪽을 달렸다.



    0 9 . 1 0 . 2 2 . 목 | 칠레 산티아고(산띠아고) Chile Santiago


    다들 좋다는데 우리와는 궁합이 그다지 맞지 않는 할머니민박을 떠나
    시내의 호스텔로 숙소를 옮기기 위해 나섰다. 

    누군가 묵었는데 좋았다고 인터넷에 칭찬해 놓은 호스텔을 찾아갔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작은 카메라 액정에 떠 있는 약도를 보면서 찾아갔다.
    약도에 표시된 곳에 가면 당연히 간판도 있고 해서 어렵지 않게 찾을 줄 알았다.
    그래서 정확한 주소는 따로 적지 않고 약도만 찍어서 갔는데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숙소 홈페이지를 캡쳐해 놓은 것이 노트북에 들어 있었다.
    보통 길가에서 잘 안하는 짓인데, 조심스럽게 노트북을 꺼냈다.

    그 때 큼지막한 배낭을 멘 서양인 커플이 
    반대편에서 걸어와서는 어느 집 앞에 멈춰서서 초인종을 눌렀다.
    혹시나 해서 다가가 물어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우리와 같은 숙소를 찾아온 이들이었다.

    몇 번이나 초인종을 눌러도 반응이 없었다.
    아무래도 낌새가 이상해 화단에 발을 딪고 올라서서 내부를 들여다 보니
    상자가 쌓여있고 냉장고문은 열려있고 사람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문을 닫은 것이 거의 확실해졌다.



    우리는 가이드북을 뒤지고 프랑스에서 왔다는 커플의 남자는 
    다른 숙소를 알아보겠다며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 때 어떤 여자분이 나타나 영어로 말을 걸어왔다.

    알고보니 그 분은 이 호스텔에서 일을 했었던 사람.
    한달전쯤에 호스텔은 문을 닫았단다.
    이런... 방이 없으면 없었지 폐업한 경우는 여태껏 없었는데.

    열심히 찾아온 만큼 힘이 쏙 빠져버렸다.
    이 숙소가 아니었으면 올 일도 없을 길을 터벅터벅 걸었다.
    가장 가까운 숙소를 찾아갔지만 가격도 비싸고 주방도 쓸 수가 없었다.



    괜히 나와서 고생을 하나 하는 생각에 배낭을 멘 어깨가 더 아파왔다.
    일단 점심을 먹고 다시 찾아 헤매기로 하고 맥도날드에 들어갔다. 

    남미에서 처음으로 방문한 맥도날드.
    점심 시간을 맞아 사람들로 북적이는 그곳에 배낭을 들고 
    들어가는 것이 몹시 부산스러웠지만 다행히 어렵지 않게 자리를 잡았다.

    똑같은 빨간색 바탕에 똑같은 노란색 마크지만
    약간은 다른 메뉴를 눈여겨 보며 주문을 했다.

    그리고 무료로 제공하는 무선인터넷을 연결했다.
    가이드북에 나와 있는 숙소 중 몇곳의 홈페이지를 방문해 사전조사를 펼쳤다.

    찾기 쉬운 곳을 먼저 방문했고 약간의 갈등은 있었지만
    나쁘지 않은데다 더 이상 돌아다니는 것이 힘들고 귀찮기도 해 그만 배낭을 내려놓았다.




    짐을 풀고 숙소 여기저기를 둘러보고 좀 쉬다 
    저녁 때가 되어서 숙소 근처에 있다는 마트를 찾아갔다.
    지하에 자리한 마트 맞은 편에는 식당 몇몇이 있었다. 
    그 중 단연 일식집이 눈에 들어왔다.
    칠레의 일식은 어떤 맛일까? 호기심에 주문을 했다.

    일본과 너무 먼 탓인지 아니면 저렴한 식대 때문인지 기대에 못 미쳤다.
    특히 초밥의 생선도, 회로 나온 생선도 모두 한결같이 연어인 것이 아쉬웠다.



    마트에서, 
    이제 사 먹는 것이 일상이 된 생수,
    한국에 있을 때 보다 여행하면서 더 찾게 되는 코카콜라,
    후식으로 먹을 오렌지와 초코케잌,
    라면에 넣어 먹을 계란을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배낭 깊숙한 곳에 꼬불쳐 둔 믹스커피를 오랜만에 꺼내 탔다.
    초코케잌을 함께 오믈거리며 숙소 찾기의 고단함을 녹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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