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해따라 세계여행::287일] 친절했던 리오 떠남
    세계여행/남미 2010 2011. 11. 3. 09:00
    반응형


    1 0 . 0 2 . 1 4 . 일 | 브라질 리오 데 자네이로(히우 지 자네이루) -> 상파울로
    1 0 . 0 2 . 1 4 . 일 | Brazil Rio de Janeiro -> São Paulo


    9시 넘어 겨우 일어났다.
    지난 밤의 일들은 모두 꿈만 같다.
    꿈 속에서 벌어진 일들 같다.

    전날 저녁 7시부터 오늘 새벽 3시가 넘을 때까지
    리오 카니발 삼바 퍼레이드를 관람했다.
    호텔에 돌아와 씻고 하니 어느새 4시가 넘어버렸다.

    오늘 떠나지 않아도 된다면 아침만 먹고 와서 다시 자면 되는데...
    아침식사가 제공되는 숙소가 아니라면 체크아웃에 맞춰서 조금이라도 더 자면 되는데...

    조금 더 머물렀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지만,
    삼바 퍼레이드도 물릴만큼 충분히 즐겼고
    카니발 기간이라 숙박비도 비싸므로 그냥 떠나기로 했다.



    체크아웃을 하면서 물어봤다.
    터미널로 가려면 어느 버스정류소에 몇번 버스를 타야하는지.
    하지만 그 정류소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그 버스는 나타나지 않았다.

    기다리다 행선지에 터미널이 적힌 버스를 잡아탔다.
    그런데 얼마 안 가서 선 정류장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내리기 시작했다.
    어찌된 일일까? 종점인가.? 내려야하나..?

    기사아저씨까지 내렸다.
    손님 중 딱 한 분이 자리를 지키고 앉아 계셨다.
    그 분 때문에 우리도 그냥 모른 척 하고 앉아 있었다.
    내리라는 얘기도 없고 해서 계속 앉아있었더니 몇 분 있다가 다시 출발했다.



    버스에서 준 간식.


    기사아저씨가 터미널이라고 내리라고 알려줘서 놓치지 않고 잘 내렸다.
    상파울로행 버스는 가장 빠른 것이 1시 반 출발이었다.

    브라질의 고속버스에는 등급이 3가지 있다고 가이드북에서 배웠었다.
    가장 낮은 것이 convencional, 중간이 executivo, 최고가 leito.

    1시 반에 출발하는 버스는 executivo와 leito 중 선택할 수 있었다.
    마치 일반고속과 우등고속 중 선택하는 것처럼.
    그런데 바보같이 leito를 선택해버렸다.

    말도 안 통하고 뒤에 줄 선 사람들이 많아서였을까?
    끊은 표를 다시 찬찬히 살펴보다가 'leito가 최고등급이었지..' 기억이 났다.
    가격 차이가 제법 나는 편이라 그냥 무시하고 탈 수가 없었다.

    다시 줄을 섰다.
    말도 안 통하는데 바꿀 수 있을까?
    환불수수료를 내야할까?
    걱정했는데 아무 말 없이 수수료없이 고분고분 잘 교환해 주었다.
    차액도 정확하게 내어주고.

    리오.
    어떤 사람은 강도를 만나 아픈 기억을 안고 떠나지만,
    우리는 처음 도착했을 때부터 친절한 사람을 만났고 떠날 때까지 좋은 느낌을 가지고 간다.





    15분 늦게 출발한 버스는 중간에 휴게소에서 40분 가량 쉬었다.
    그리고 리오를 떠난지 6시간 20분 쯤이 지난 후에 상파울로에 도착했다.
    이미 어둠이 내려앉아 있었다.

    8시가 조금 넘은 때라 야심한 시각은 아니지만,
    그래도 처음 오는 낯선 도시의 밤은 약간의 두려움을 안겨준다.

    한동안 인터넷을 제대로 쓰지 못했던 탓에
    괜찮은 숙소를 알아놓지 못했다.
    가이드북에만 의지해야했다.

    가장 싼 숙소를 찾아나섰다.
    터미널과 지하철이 연결되어 있었고 지하철도 잘 되어 있었다.
    덕분에 밤거리를 헤매며 불안감 속에 택시를 타지 않아도 되었다.

    지하철에 내려서도 잠깐 길을 헛갈리기는 했지만
    어렵지 않게 숙소를 찾을 수 있었다.
    거기다 자리도 있었다.

    숙소를 예약하지도 않은 채 밤에 도착한 낯선 도시에서
    첫번째로 찾아간 숙소가 나쁘지 않고 거기서 묵을 수 있다면
    그것만큼 기쁘고 다행인 일도 없다.

    이제 밥만 찾아 먹으면 되겠다.
    그리고 얼른 눕고 싶다.
    잠깐 자기는 했지만 왠지 무박2일을 보낸 것 같아 몹시 피곤하다.
    꿈에서 리오 카니발 삼바 퍼레이드 재방송을 볼 수 있길 바라면서 잠든다.



    상파울루의 지하철.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