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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따라 세계여행::273일] 단 한 번의 기회
    세계여행/남미 2010 2011. 9. 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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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0 . 0 1 . 3 1 . 일 |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Argentina Buenos Aires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의 일요일에는 꼭 가보아야 할 곳이 있다.
    산텔모(산뗄모 San Telmo)의 일요시장.
    수공예품부터 시작해 갖가지 물건을 파는 벼룩시장이 서고
    다양한 예술가들이 공연을 펼친다니 놓칠 수 없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는 일요일에 도착했었다.
    맑고 화창한 날씨였지만 산텔모에 가서 즐길 수 있는 정신이 아니었다.
    아직 확실하게 정하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다음 일요일이 오기 전에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떠날 듯 싶다.
    그러므로 오늘은 꼭 가봐야한다.



    상학, 준형, 그리고 다른 여행자들과 함께 산텔모에
    가려고 나섰는데 비가 제법 내리기 시작했다.

    보슬보슬 내리면 맞으면서라도 걷겠는데 그럴 수준이 아니었다.
    시장이 서기는 할 지 공연을 할 수나 있을지 걱정해야 할 정도였다.

    일단 비가 그치기를 바라면서 기다리려보기로 했다.
    한국 회사도 아닌데 한국 생각 나게 하는 스타벅스에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면서...



    커피 잔을 비우고 얼마지나지 않아 다행히 비는 말끔하게 그쳤다.
    하늘은 여전히 우중충해 언제 또 비를 뿌려댈지 알 수 없는 불안한 상황이지만 그래도 다행이다.

    데펜사(Defensa) 길을 따라 걸어 가니 조금씩 사람들이 많아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시장 거리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부에노스 아이레스만의 분위기에 흠뻑 취했다.






















    잘 구경하고 있는데 갑자기 배가 사르르 아파왔다.

    원래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앓고 있었다.
    스트레스 받거나 걱정스러운 일, 예민한 일이 있으면 여지 없어 화장실을 찾아야했다.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나아지는 했지만 긴 여행을 앞두고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지사제의 대명사, 정로환도 두둑히 챙겨왔다.

    나흘 후면 여행 9개월이 채워진다.
    그 긴 시간 동안 대장은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잘 견뎌주었다.

    그러다 오늘 난데없이 찾아온 설사는 스스로를 참 당황스럽게 했다.
    무엇보다 화장실 찾기가 쉽지 않았다.
    항문에 온갖 힘이 다 모아졌다.

    조금이라도 지체했다가는 이 산텔모 거리의 어느 퍼포머(Performer)보다
    더 한 퍼포먼스를 벌이게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어렵사리 커피숖의 화장실을 찾아냈다.
    주문이고 뭐고 눈치 볼 것도 없이 화장실로 쳐들어갔다.
    정말 정말 다행스럽게도 변기는 홀로 남겨져 있었다.







    급한 불은 껐지만 배 상태는 그다지 호전되지 않았다.
    그래도 참을만 했다. 소박한 마술쇼도 5인조 밴드의 음악도 감상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 다시 또 항문에 힘을 주어야했다.
    이번엔 도저히 화장실을 섭외할 수가 없다.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언제 다시 올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거리,
    천천히 구경하며 걷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아쉬움지만 빨리 숙소에 가야만 모든 것이 편해질 것 같았다.

    태풍의 눈처럼 잠깐 고통이 잦아들었다.
    그러자 이번엔 비가 흩부리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산텔모와의 인연은 여기까지인가보다.
    라니가 쓸 보라색의 이쁜 머리핀 하나를 사고는 서둘러 숙소로 향했다.







    뭘 잘못먹어서 그런걸까?
    숙소로 돌아와 화장실에서 설사와의 2차전을 격렬히 치루어야했다.
    정로환을 먹고 침대로 나가 떨어졌다. 
    즐겁고도 힘들었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의 두번째 일요일이 지나간다.


    .인터넷을 쓰고 숙소의 한글책을 읽으며 나머지 오후 시간을 보냈다.
    .7시에 까르푸에서 장을 보고 저녁을 해 먹었다.

    .저녁 준비하는데 내일 떠나는 상학이 작별인사를 하러 찾아왔다.
    .연정을 보낼 때와 마찬가지로 아쉬워하며 한국에서 다시 반갑게 만날 것을 기약하며 작별 인사를 했다.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던 여학생, 아직 식사 전이라 해서 밥과 채소 볶음을 덜어주었다.
    .이런 저런 여행 이야기를 나누다 칠레로 간다기에 우리가 가진 칠레돈을 그녀의 아르헨티나 돈과 맞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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