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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농가주택 리모델링 6] 돌창고의 지붕제주/생활 2011. 11. 2. 23:15
공사를 시작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돌창고 내부에 제거해야할 벽이 있지만 구조적 안전문제 때문에 보강을 한 후로 미루기로 했다. 그 외의 '제거'는 얼추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고 이제 본격적인 채우기 작업에 돌입했다. 본채에서는 전기공사가 시작되었고 유적지 발굴현장 같은 돌창고에는 지붕이 씌우졌다. 11월을 맞아 많이 짧아진 낮. 기우는 해를 마다하지 않고 오늘은 지붕을 다 얹어놓고 가자는 결의가 다져졌다. 몇 개 되지도 않는 마을의 가로등이 다 켜진 후에야 마무리가 되었다. 이쁜 지붕이 완성되려면 아직 공정이 더 남아있긴 하지만 벽체만 남아 어수선하던 돌창고에 지붕 모양이 완성되니 창고도 마음도 훨씬 안정적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한결 보람찼다. 1 1 . 1 0 . 3 1 . 월 1 1 .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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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농가주택 리모델링 5] 자재 들이기제주/생활 2011. 10. 31. 00:21
돌창고의 지붕을 받치고 있던 나무들은 뗄감으로 변신. 더하기 이전에 계속 이어지는 빼기. 공사 6일째. 돌창고의 새로운 지붕을 든든하게 받쳐줄 틀이 한창 제작중인 가운데 시멘트, 벽돌, 모래를 실은 트럭이 등장했다. 좁은 길과 골목, 돌담, 거기다 미션임파서블의 빨간 레이저 센서를 연상시키는 전깃줄 때문에 집 안으로 자재 들이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낮게 얽혀 있는 전깃줄과 담과 벽을 피해 크레인을 조정하는 기사분은 톰 크루즈를 능가하셨다. 몇번의 아슬아슬한 곡예 끝에 들이기가 끝났다. 다음 주부터는 빼기를 마무리하고 더하기가 시작될 것 같다. 1 1 . 1 0 . 2 9 .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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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보다 등산복제주/생활 2011. 10. 30. 23:28
너무 빨리 깊어가는 가을, 아무리 여유가 없어도 더 늦어지면 안되겠단 생각에 나섰다. 제주에서 처음 맞는 가을, 한라산의 단풍이 궁금했다. 한라산의 단풍은 10월 중순부터 말까지 절정을 이룬다는 기사를 봐 뒀었다. 10월25일, 단풍으로 불 타는 한라산을 기대하며 영실휴게소로 향했다. 그런데... 한 발 늦은 것 같았다.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울긋불긋하지는 않았다. 단풍이 많이 진 것인지 아니면 원래 영실쪽은 이런 모습인지 알 수 없다. 아무튼 기대가 컸던 탓인지 실망도 컸다. 대신 단풍보다 더 화려한 등산복의 향연을 즐기고 왔다. 원색의 등산복 정도는 입어줘야 산에 발을 들일 수 있는 시대인 것 같다. 1 1 . 1 0 . 2 5 .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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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농가주택 리모델링 4] 허물기제주/생활 2011. 10. 28. 23:54
집을 새로 지으면 하루 하루 새로운 것이 쌓여 올라가겠지만 낡은 집을 고치는 우리는 일단 허물기부터 시작한다. 지붕이 너무 낡아 새로운 지붕을 얹기로 한 돌창고. 지붕이 뜯어진데 이어 지붕을 떠받들고 있던 구조목들도 모두 철거되었다. 지붕이 깔끔하게 사라진 창고에는 청명한 가을 하늘이 그대로 담겼다. 오래된 돌창고 외부에는 시멘트 벽돌로 벽을 세워 확장된 부분이 있었다. 현무암 돌담과 부조화를 이룰뿐 아니라 돌창고 본연의 모습을 되살리기 위해서라도 사라져줘야할 대상이었다. 컴퓨터에 문서파일을 만드는데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들지만 삭제는 단번에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벽을 쌓을 때는 벽돌 한장 한장 수직과 수평을 맞춰가며 공들여 쌓았을텐데 무너뜨리는 것은 금방이다. 외벽이 무너지자 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