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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쯤제주/생활 2011. 6. 12. 00:08
제주도에 이사온지 어느새 한달을 훌쩍 넘었다. 궁극의 보금자리가 되어줄 시골집을 무수히 보고 다녔지만 무릎을 탁 치게 하는 결정적 집은 없었다. 비슷비슷하게 생긴 아파트와는 달리 다양한 모습과 환경, 조건의 집들 중에서 선택하는데는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 거기다 부동산 투자의 도구가 아닌 평생 우리집이 될 곳을 선택하는 일이기에 더 신중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지난 주, 드디어 '그래, 결정했어'를 외칠 수 있는 집이 나왔다. 지붕보다 더 높게 자란 커다란 하귤나무가 매력적이었던 집. 100% 완벽히 마음에 드는 집은 있을 수 없고 이 집 또한 몇가지 단점이 있었지만 다 감수할 수 있을만큼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한 발 늦었고 우리집이었으면 했던 집은 남의집이 되었다. 우리집이 되어줄 집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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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219일] 하늘호수세계여행/남미 2009 2011. 6. 11. 09:30
0 9 . 1 2 . 0 8 . 화 | 볼리비아 코파카바나(꼬빠까바나) Bolivia Copacabana 오늘 태양의 섬(Isla del Sol)에 가려고 했었다. 그래서 여섯시반에 울린 알람. 하지만 가냘프게 울어대는 손목시계가 지쳐 멈출때까지 그냥 무시해 버렸다. 나는 새벽부터 배가 아파 잠을 설치고 라니도 많이 피곤해했다. 결국 아홉시가 넘어서야 '숙소 제공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간신히 일어났다. 태양의 섬으로 가는 배는 11시에도 있고 오후 1시 반에도 있다지만 '여기를 또 언제 와보겠나, 한번 가는 것 여유롭게 제대로 다니고 와야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오늘 하루 푹 쉬고 내일 아침 8시 반 배를 타고 다녀오기로 마음 먹었다. 굳게. 내일은 꼭 일찍 일어나자는 다짐과 함께 라니는 다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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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섬고냉이] 미안고양이/그리고 2011. 6. 10. 23:29
올레 5코스를 열심히 걷고 있었다. 어느 마을의 골목길에 접어 들었는데 돌담 위 나무 덤불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울음소리가 예사롭지 않았다. 온몸으로 토해내는 악이 담긴 소리. 잦아들지도 않았다. 무슨 일인지 어디에 있는지 복잡하게 얽힌 나뭇가지 사이를 살폈지만 보이지 않았다. 포기하려던 순간 시커먼 것이 나뭇가지로부터 벽을 타고 떨어졌다. 하얀색 점 하나 없는 완전 까만 새끼 고양이. 이제 막 젖을 땠을까 싶을 정도로 작았다. 어미를 잃은 것일까? 우리를 쳐다보며 여전히 울어대는 작은 고양이는 겁도 없이 다리 사이를 파고 들었다. 외면할 수 없어, 아니 외면하지 못하게 했다. 조금만 걸음을 옮겨도 그 작고 짧은 다리로 총총거리며 쫓아왔다. 이 험한 길바닥에 홀로 남겨진 이 작은 아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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