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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224일] 아쉬움과 기대세계여행/남미 2009 2011. 6. 23. 09:00반응형
0 9 . 1 2 . 1 3 . 일 | 볼리비아 라 파스(라 빠스) -> 우유니 , Bolivia La Paz -> Uyuni
우리에게 볼리비아의 수도, 라 파스는 그리 매력적이지 못했다.
매력이 철철 넘쳐 굳이 애쓰지 않아도 눈과 마음을 홀리는 그런 도시가 아닌 다음에야
여행자 스스로가 찾아보아야 숨은 매력을 느낄 수 있을텐데
혹 성의가 부족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그리하여 밍숭맹숭하게 보낸 라 파스에서의 3박4일.
그래도 떠나는 것이 아쉬워 뭐라도 하나 더 보고 가자는 마음에
가이드북을 뒤져 마음에 들 것 같은 미술관을 하나 찾아 다녀오기로 했다.
11시에 체크아웃을 하고, 배낭을 맡겨놓고, 가볍게 나섰다.
일요일이라 한산해진 시내를 걸어 찾아간 미술관은, 그러나 굳게 닫혀 있었다.
가이드북에는 분명 오후 1시에 문을 닫는다고 되어 있는데...
기껏 마음 먹고 찾아왔는데...
끄응...
라 파스를 조금이라도 더 담아보고 가겠다는 의지는 홱 꺾였고
세상에서 가장 높은 수도에서의 배회가 다시 시작했다.
남미의 극장에서 한글이 적힌 한국영화 포스터를 보게 될 줄이야..
스페인어 제목은 The Brotherhood of War.
.중식집에서 점심.
.환전, 노점에서 코카잎 하나를 코팅한 열쇠고리 기념품으로 구입.
.그제, 어제 갔던 바나이스(Banais)카페에 또 가서 커피와 주스 마시며 인터넷 삼매경.
.5시 넘어 나와서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버거킹 들러 대충 저녁식사.
.숙소에 맡겨놓은 배낭 찾아 터미널까지 걸어감.
이제 크리스마스가 2주도 채 남지 않았다.
터미널세 2볼리비나노(340원) 납부.
페루 쿠스코(꾸스꼬 Cuzco)의 버스터미널에서 매표직원의 거짓말에 당했던 경험 때문에
우유니행 버스표를 사면서 걱정이 되었다.
여기는 엄연히 다른 나라고 다른 버스회사지만
자라 보고 놀란 가슴은 이것도 혹시 자라가 아닐까 하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었다.
하지만 예매할 때 창구에서 보여준 버스와 똑같은 버스였고 말한대로 34석짜리 버스가 맞았다.
버스 안의 화장실도 그런대로 깨끗한 편. 좌석의 좌우는 좁았지만 뒤로 많이 제껴졌다.
저녁 7시에서 10여분이 지난 후,
버스는 드디어 우유니를 향해 출발했다.
이내 내려 앉은 어둠 속을 달리는 야간버스 안에서 멍해졌다.
버스 맨 앞에 달린 엘시디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디스트릭트9'이란 제목의 영화가
잘 찾아오지 않는 잠마저 달아나게 했다.
비현실적인 SF영화를 보는 지금도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버스를 타고 어디론가 가는 행위는 지극히 현실적이지만
우리가 남미에 와서 말도 잘 안통하는 나라들을 여행하며
먹고 자고 하는 것은 SF영화 못지 않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내일 만나게 될 우유니 소금사막은 또 얼마나 비현실적인 풍경일런지...
자못 기대하며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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