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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따라 세계여행::250일] 뺑이치는 날
    세계여행/남미 2010 2011. 8. 1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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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0 . 0 1 . 0 8 . 금 | 아르헨티나 바릴로체 Argentina Bariloche


    다음 목적지는 남미 대륙의 저 남쪽 아래
    파타고니아(빠따고니아 Patagonia)지역에 있는
    엘 칼라파테(엘 깔라빠떼 El Calafate)라는 곳.

    그 멀고 먼 곳까지 가는 버스는 크게 2가지가 있었다.


    1.여행사의 전세버스 타고 2박3일동안 가기.
    체 게바라가 오토바이를 타고 여행했다는 루타40(루따 Ruta), 40번 도로를 타고 간다.
    포장도로와 비포장도로가 혼재한 험한 길. 그래도 숙소에서 잠을 자니 그것이 장점.


    2.고속버스 타고 36시간동안 가기.
    가이드북에 36시간이라고 나와 있다. 36시간. 그 안에 도착하면 그나마 다행이다.
    시간이 조금 덜 걸리긴 하지만 버스 안에서 36시간을 보내야 한다니..
    남미에 와서 장거리버스를 심심찮게 탔지만 36시간은 너무했다.


    그래서 비행기를 탈까? 했지만 비싸기도 하거니와 일정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1-1.
    가이드북에 소개된 찰텐트래블(Chaltentravel)이라는 회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바릴로체에 있는 사무실 주소를 받아 적었다.
    사무실 간판이 찰텐트래블이 아니어서 지나치고 헤매다 루타40 로고가 달린 것을
    보고 혹시나 하며 들어갔는데 거기가 바로 찾던 곳이었다.

    아무튼, 정리하자면,
    - 홀수인 날에만 출발.
    - 가격 500페소(버스+숙박).
    - 페리토 모레노(뻬리또 모레노 Perito Moreno), 엘 찰텐(엘 찰뗀 El Chalten)에서 각각 1박.
    - 칼라파테까지 가려면 70페소 추가.


    사무실에서 나와 시내에 있는 안내소에 찾아갔다.
    지도와 바릴로체 주변 돌아보기에 관한 정보를 얻었다.
    칼라파테 가는 버스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그건 모른단다. 버스터미널에 가서 물어보란다.
    알고 보니 그 곳은 국립공원 안내소였다. 끄응...



    2-1.
    고속버스터미널은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가야한다.
    그런 불편함 때문인지 시내에도 고속버스매표소가 있었다.
    가이드북의 존재감을 음미하며 찾아갔다.

    하지만 또 다시 발걸음을 돌려야했다.
    엘 칼라파테나 엘 찰텐으로 가는 버스표는 버스터미널에서만 끊을 수 있단다.
    이런 #%x$*&@...

    그냥 여행사의 버스표 예매해 버릴까.
    아니다. 그러면 고속버스 가격 안 알아본 것 때문에 엘 칼라파테 가는 내내 뒤가 구릴 것이다.
    힘든 대신 너무너무 쌀지도 모르잖아. 귀찮지만 버스터미널로 갔다.


    2-2.
    가이드북은 Taqsa라는 버스회사를 찾으란다.
    작은 버스터미널의 끝에서 끝까지 훑었지만 그 회사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
    안내소에 물어 창구를 찾아갔다.
    창구 유리창에 겸손하게 Marga라는 버스회사 이름과 엘 칼라파테가 작게 적혀 있다.

    정리하면,
    - 루타40으로 가는 버스, 홀숫날 오후 9시 출발, 다음 다음 날 오전 5시50분 엘 찰텐 도착, 370페소.
    - 엘 칼라파테까지는 398페소.
    - 루타3으로 가는 버스, 매일 오전 9시 반에 출발, 다음 날 오후 1시 반 도착.
    - 엘 칼라파테까지 카마(까마 cama)등급은 360페소, 세미카마는 320페소.



    최종정리하면,
    최고 500페소, 398페소, 360페소, 최저 320페소.
    최고가와 최저가의 차이는 우리 돈으로 약 56,000원.
    둘이 합하면 10만원이 넘는다.

    거기다 최저가를 자랑하는 고속버스의 운행예상시간은 28시간으로
    가이드북에 나와 있는 36시간보다 무려 8시간이나 짧다.
    결론 났다.



    3.
    표를 사려고 하는데 현금이 부족하다.
    신용카드는 쓸 수 없는 상황.
    헌데, 이 버스터미널에는 현금인출기가 없다.
    그건 어제 도착했을 때 이미 알아버렸다.
    이 버스터미널은 터미널로서의 자격 미달이다.
    대출 받아서라도 인출기 하나 기부하고 싶은 심정이다.

    일단 가지고 있는 현금 200페소를 지불했다.
    그리고 버스표를 창구직원에게 맡겨놓고 다시 시내행 버스를 탔다.
    돈 뽑으러 버스 타고 시내에 다녀와야 하다니. 이 무슨 코믹 시츄에이숀인지.



    4-1.
    파타고니아뱅크에 들어갔다.
    현금카드를 밀어넣었는데 화면에는 온통 스페인어.
    영어를 뜻하는 'Ingles'란 단어도 보이지 않아 옆에 아저씨에게 물었다.
    다행히 영어 가능한 아저씨. 하지만 그의 도움에도 달러는 인출할 수 없었다.

    아르헨티나 페소는 한번에 300페소만 뽑을 수 있단다.
    아, 정말 미쳐버리겠다. 300페소면 10만원도 안 되는데..
    한번 인출할 때마다 수수료가 얼만데..
    여기 은행들 정말 너무한다.

    어제 갔던 다른 은행으로 달려간다.
    거긴 한번에 320페소 뽑을 수 있다.



    4-2.
    이 동네 은행은 일대 개혁이 필요할 듯 싶다.
    어제와 다름 없이 인출기 앞에는 줄이 길다랗게 늘어져있다.
    아무리 성수기라지만 너무한다.
    거기다 2대 중 1대는 고장.
    머릿속 수은주가 점점 상승한다.

    시간은 자꾸 가고 마음은 급해진다.
    라니를 줄 세워놓고 나는 다시 파타고니아은행으로 뛰어갔다.
    혹시나 싶어 350을 눌렀다. 드르르륵. 돈 세는 소리가 들리고 툭 튀어나왔다.
    이런. 한번에 300페소만 인출된다던 그 아저씨는 뭐니..
    이왕 혹시나 하고 누르는 거 큰 액수 누르면 될 걸 겨우 50 더 붙여 누르는 나는 또 뭐니..

    그래도 돈이 부족했다.
    이번엔 500페소를 눌렀다. 또 다시 드르르륵........
    이름도 모르는 그 아저씨 저주하리라..
    아니다. 처음부터 왕창 크게 누르고 조금씩 줄였으면 되는 걸 그렇게 하지 못한 내 잘못이다.
    한번만 내면 되는 수수료를 괜히 두번 냈다.

    라니가 줄 서 있는 인출기로 또 달렸다.
    줄에는 라니가 보이지 않았다.
    라니는 인출기 앞에 서 있었다.
    320페소 밖에 뽑히지 않는 인출기에서 굳이 돈을 뽑을 필요없다.
    다급하게 라니를 불렀다. 다행히 인출 전이었다. 어서 취소버튼!!


    시내->버스터미널->시내->버스터미널->시내.
    시내에서 버스터미널까지 2번 왕복하고서야 엘 칼라파테행 버스표를 손에 쥐었다.






    morfy's 햄버거 가게.


    햄버거에 들어가는 패티 종류를 선택하고 거기에 들어갈 소스와 내용물은 원하는대로 선택.


    영어가 함께 적혀 있어 다행이었다.


    초리판(초리빤 Choripan). 소세지 모양새인데 향이 별루...




    .마트에서 저녁에 먹을 스파게티 재료 구입.
    .숙소에서 인터넷 쓰면서 내일 일정 연구.




    저녁 준비를 시작했다.
    그런데 주방에 소금이 없었다. 주인도 보이지 않았다.
    다른 손님에게 물어 숙소 뒷편의 주인댁을 찾아갔다.

    정중하게 소금을 조금 얻을 수 있겠느냐고 물었지만 아주 쌀쌀맞게 소금이 없다고 했다.
    멋적어 하며 돌아섰다. 가정집에 소금이 없는게 말이 되냐고 중얼거리면서...
    숙소에서 몇 블럭 지나 작은 가게를 찾았다.
    하지만 모두 큰 봉지들 뿐이고 작은 통에 든 소금은 없었다.

    혹시 비행기에서 챙겨둔 1회용 소금이 남아 있지 않을까 싶어 숙소로 돌아가 확인 했지만 없었다.
    하는 수 없이 2블럭 언덕 아래, 스파게티와 재료를 샀던 그 마트로 내려가야했다.
    한 손에 들어오는 작은 소금통을 쥐고 헉헉거리며 언덕을 기어올라와 스파게티를 힘겹게 먹었다.


    오늘은 이래저래 뺑이치는 날이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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