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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따라 세계여행::225일] 눈 부시게 하얀 우유니 소금사막
    세계여행/남미 2009 2011. 6. 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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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9 . 1 2 . 1 4 . 월 | 볼리비아 우유니 Bolivia Uyuni


    > 12월14일 글 ①
    

    세계 곳곳을 다 다녀보지는 못했지만 지난 7개월동안 많은 곳을 다녔다.
    그리고 놀랍고도 대단한 풍경 앞에서 감탄도 많이 했었다.
    하지만 모두 익히 보아왔던 것에서, 알고 있던 풍경에서 조금 더 나아간 것일 뿐이었다.
    그런데 여기 소금사막은 정말이지 다른 행성에 온 듯한 느낌을 선사했다.
    우주선을 타고 가다 은하계 저 멀리서 하얗게 반짝이고 있던 곳에 불시착한 듯한 느낌을 안겨주었다.

    파란 바다가 하늘과 맞닿은 수평선, 누런 땅이 하늘과 맞닿은 지평선이 아닌
    새하얀 소금이 하늘과 닿아 있는 저기 저 평선은 염평선이라 해야할까?
    백설공주는 숲 속에서 알록달록 드레스를 입고 살아야 할 것이 아니라
    여기서 새 하얀 드레스를 입고 살아야 할 것 같다.

    색안경을 착용하지 않으면 감당하기 힘들정도로 눈 부신 이 곳.
    뇌의 일부도 새하얗게 변하는 것 같다.
    죽어서도 변색되지 않을만큼.






    물고기섬(Isla del pescado, Isla Incahuasi).


    정말 섬이라 불러도 될 것 같다. 하얀 바다 위에 동동 떠 있는 것 같았다.





    클릭하면 큰 사진.









    온통 하얀 바탕에 아무것도 없다보니 원근감이 사라져 재미있는 사진 연출을 할 수 있다.
    손바닥 위에 사람을 올려놓은 사진 등등. 우유니 소금사막에서는 필수 코스.
    미리 본 사진이 있어 우리도 흉내내 보려고 했지만 생각보다 어려웠다.
    물고기섬에서 너무 오래 있어 시간이 부족하기도 했었고.
    모자 위에 올라선 사진을 찍기 위해 자세를 잡고 있는 요세바와 안드레아를 라니가 찍어주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새하얀 소금사막을 질주하는 느낌이란...
     

















    무리가 지어지면 따로 뽑지 않아도 자연스레 우두머리가 정해지는 경우가 많다.
    우리의 경우 어느새 안드레아가 그 자리를 맡고 있었다.
    영어와 스페인어 모두 유창하게 구사 가능해
    스페인어만 가능한 가이드,
    역시 스페인어만 가능하다시피한 요세바,
    그리고 영어만 가능한 우리 둘,
    그 모두를 보살필 수 있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그는 소금사막에서의 일몰을 감상하고 싶어했고 우리의 동의를 얻어 가이드와 조율을 했다.
    숙소에 짐을 푼 후 저녁식사 전에 다녀오기로 했다.
    대신 기름값과 수고비로 돈을 모아 주기로 했다.

    다른 팀들은 숙소에서 저녁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노가리를 까는 동안
    우리는 차를 타고 다시 소금사막으로 향했다.
    숙소에서 가까운 곳의 소금사막 바닥 모양은 낮에 본 곳과 많이 달랐다.
    다각형이 아니라 물방울 모양이었다.


    석양은 기대했던 것만큼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그래도 이탈리안 청년, 안드레아 덕분에 공식일정에는 없던 이벤트를 가질 수 있었고 또 즐거웠다.








    투어에는 가이드 겸 운전사, 그리고 요리사가 동행한다.
    우리의 요리사는 원주민 아가씨.
    2박3일 동안 총 6끼의 식사를 가이드와 함께 준비한다.
    그녀의 손에 우리의 밥줄이 달려있다.

    소금사막의 노을을 감상하러 다녀오는 동안
    요리사 아가씨는 숙소에 머물렀다.
    당연히 나갔다 오는 사이에 저녁을 준비해 놓을 줄 알았다.

    하지만 노을 감상을 하고 돌아온 후 한참을 기다려도 밥이 나오질 않았다.
    다른 팀의 테이블에는 하나 둘 맛있는 냄새를 솔솔 풍기며 저녁상이 차려지는데
    우리 넷은 간식으로 내놓은 과자만 축내고 있었다.

    다른 팀들의 식사가 거의 마무리에 접어들 때쯤 밥이 나왔다.
    그나마 맛있어서 화를 삭힐 수 있었다.
    스프는 남미에 와서 먹어본 것 중에 가장 입맛에 맞다고 할 만큼 맛있었다.



    소금호텔. 벽도 테이블도 의자도 모두 소금. 투어팀별로 옹기종기 모여 앉아 저녁식사.




    두둑해진 배를 두드리며 안드레아, 요세바와 굿나잇 인사를 하고 방으로 왔다.
    라니 먼저 샤워한 후 씻으러 갔는데 샤워실에 들어가자마자 불이 꺼졌다.
    당황스러운 가운데 인터넷에서 봤던 여행후기가 떠올랐다.
    척박한 환경 속에 간이 발전기로 전기를 만들기 때문에 밤에 일찍 단전을 한다는 얘기를 봤었다.

    아마도 10시가 넘으면 소등을 하는 듯 했다.
    하지만 미리 언질을 받지 못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직 옷을 벗기 전이었다는 것.
    비누칠까지 한 상태였으면 정말 울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마침 주머니에 있던 카메라를 꺼내 하얀 소금사막 사진을 켜 놓고 간단히 세수와 양치질만 했다.

    이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 특별한 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남다른 추억.
    내일은 또 어떤 풍경이 펼쳐지고 어떤 에피소드가 남겨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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