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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따라 세계여행::175일] 출발부터 삐끗
    세계여행/남미 2009 2011. 3. 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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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9 . 1 0 . 2 5 . 일 | 칠레 산티아고(산띠아고)->콜롬비아 보고타(보고따) , Chile Santiago->Colombia Bogota


    유럽 여행을 마친 후의 남미여행 경로는 
    1.콜롬비아로 들어가 육로로 대륙 아랫부분까지 내려갔다가 브라질로 올라와 끝내거나
    2.반대로 브라질로 들어갔다가 아르헨티나, 칠레, 볼리비아, 페루, 에콰도르를 거쳐 콜롬비아까지 올라와 마치거나
    둘 중 하나로 선택하려고 했다.

    하지만 두 가지를 고려해야 했다.
    1.리오 카니발.
    2.원월드 세계일주 항공권의 대륙별 비행횟수.

    그리하여 요상한 경로가 만들어졌다.
    스페인에서 칠레로 들어가 이스터섬을 먼저 다녀온 후
    비행기를 타고 콜롬비아로 올라간다.
    그 후 위의 1번 경로를 타기로 되었다.

    오늘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보고따, Bogota)로 간다.
    그리고 육로여행이 시작된다.






    10시35분 비행기라 그제, 어제와 달리 아침부터 정신 바짝 차리고 서둘렀다.
    그렇게 열심히 공항에 왔는데, 이런...
    3시간 더 있다가 출발한단다.
    (비행기표)

    한소리 하려니 봉투 두 장을 넌지시 건넨다.
    식당 쿠폰. 먹고 떨어지란다.
    곱게 물러났다.

    화장실 가서 아픈 배 달래주고
    서점에서 론리 뒤적거리고
    멍 때리고 
    식당 가서 항공사에서 준 쿠폰으로 샌드위치와 과일주스 먹고
    인터넷 연결 안 되나 노트북 만지작거리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길쭉한 공항 터미널 한번 배회해 주시고 난 후
    콘센트를 용케 찾아내 노트북에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개그콘서트를 즐겼다.

    그제와 어제. 산티아고 하늘은 잿빛 구름으로 뒤덮혀 있었다.
    비를 뿌리기도 했었다.
    그런데, 떠나려니 금새 얼굴을 바꿔버렸다.
    나중에 볼리비아에서 내려오면서 다시 올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아쉬운 날씨다.


    오늘도 란(LAN)항공 타고 간다.
    스페인에서 칠레로 올 때 한 번.
    이스터섬 왕복 두 번.
    그리고 오늘.
    열흘동안 벌써 네번째 탑승이니 
    대한항공만큼이나 친근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승무원은 그렇게 친근하지 않았다.






    창가 쪽 두 명만 앉는 자리를 선택하다 보니 꼬리쪽에 앉게 되었다.
    식사시간. 앞에서부터 착착 나눠주고 우리에게까지 왔다.
    그런데 두 가지 메뉴 중에 한 가지는 바닥이 났단다.

    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최소한 미안한다는 말을 할 수 있잖아. 형식적으로라도.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 속에 무표정하게 식사를 건넸다.

    거기다 이 승무원, 
    이 동네 사람들과는 확연하게 구분되는 생김새의 동양인인 우리에게
    처음부터 스페인어로 말씀을 하신다.
    스페인어 못한다고 영어로 얘기하니 그제야 영어로 바꿔주셨다.

    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동양인이라고 스페인어 못하란 법은 없으니까.
    그런데 두 번째로 왔을 때도 또 스페인어로 말씀을 하신다.
    아무리 상대하는 승객이 많아도 그렇지
    비행기 안에 동양인이 몇이나 된다고 기억을 못 하실까?

    많이 섭섭했다.










    5시간 반만에 드디어 콜롬비아에 도착했다.
    7시인 시계를 5시로 바꿨다.

    그래도 명색이 한 나라의 수도에 있는 공항인데 너무 작다.
    마중 나온 사람들과 부둥켜 안고 인사를 나누는 혼잡 속을 헤집고 밖으로 나왔다.

    보고타의 숙소는 미리 정해 놓았다.
    한국분이 운영하시는 태양여관.
    미리 숙지한 설명에 따라 공항을 나와 오른편으로 갔다.
    작은 사무실에 목적지 주소를 불러주고 택시티켓을 구입했다.

    이제 겨우 여섯신데 깜깜하다.
    낯선 도시, 그것도 치안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도시에 밤에 도착해
    택시를 타는 것은 많은 긴장감을 유발시킨다.

    아무 택시나 마구 잡아 타는 것이 아니라
    그나마 안전하다는 방법을 통해 탄 택시지만 등받이에 푹 기대지 못한다. 
    유유히 야경을 감상하는 여유는 생기지 않는다.
    허리를 곧추세우고 창 밖을 두리번 거린다.




    30여분만에 무사히 호스텔에 도착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 후 푹 퍼지고 싶었지만 편안해질수가 없다.

    일단은 여기 보고타도 너무 쌀랑하다.
    산티아고와는 달리 적도에 더 가까워졌으니 당연히 덥거나 최소한 따뜻할 줄 알았는데...

    거기다 노트북까지 맛이 가버렸다. 아예 부팅조차 되지 않는다.
    몇일 전부터 하드디스크에 문제가 있다고 경고창을 계속 띄우긴 했지만
    불과 몇 시간 전 산티아고 공항에서는 잘 돌아갔었다.

    콜롬비아의 첫 날 밤, 이래저래 쉽게 잠이 오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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