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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따라 세계여행::166일] 이스터섬 입도 준비
    세계여행/남미 2009 2011. 1. 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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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9 . 1 0 . 1 6 . 금 | 칠레 산티아고(산띠아고) Chile Santiago


    내일 드디어 모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는 이스터섬에 간다. 
    어쩌면 당연한 것이지만, 이스터섬은 물가가 상당하다고.
    그래서, 대부분 최대한 많이 먹을거리를 싸들고 간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일단 할머니민박 근처의 시장으로 갔다.

    먹음직스런 과일을 보기도 좋게 차곡차곡 쌓아올려 놓은 가게가 줄을 지어 있었다.
    과일도 사고 채소도 좀 사고 스파게티 해 먹을 면도 구입했다.






    우리나라처럼 시장에서 커피장사하는 아주머니.


    이미 한국식 믹스커피에 길들여진 입맛에는 그다지... 250페소(약 540원).





    우리의 시선을 끌었던 고양이 사료 가게. 개별 포장이 아닌 벌크 판매가 인상적.


    1kg에 우리돈으로 약 870원.


    귤도...




    어제 할머니민박을 찾지 못해 도움을 구했던 한국슈퍼마켓, 아씨마켓에 갔다.
    한국에 온 것 같다. 없는 게 없다. 한국라면도 종류별로 진열장을 가득 매우고 있고.
    이야.. 이야 이것도 있네, 이야.. 한동안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라면과 과자, 그리고 3분 카레가 아닌 분말 카레를 샀다.

    종류별로 다 쓸어담고 싶은 마음을 진정시키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케밥용 고기를 보고 식당을 결정했다.
    케밥 2개와 콜라를 주문하고 테이블에 놓여 있던 메뉴판을 봤다.
    읽을 수 있는 단어라고는 샌드위치, 넘겨 짚을 수 있는 건 케밥 밖에 없는 메뉴판을 한참이나 쳐다봤다.



    까막눈. 모두 알파벳이지만 당췌 무슨 뜻인지...


    할머니는 언제 오시려나... 할머니민박 앞.


    할머니는 볼 일을 보시고 두 세시쯤에 들어오신다고 하셨다. (따로 열쇠를 주지 않으셨다.)
    시간이 아직 남아 있어 점심 먹은 자리에서 좀 앉아 있다 가려는데
    그늘에 있으니 또 여간 싸늘한게 아니었다.

    10월 중순이면 완연한 봄일 줄로만 알고 왔는데 완전 빗나갔다.
    라니는 비상용으로 들고 온 얇은 파카까지 꺼내 입었다.

    혹시나 하고 할머니민박으로 돌아갔지만 역시나 할머니는 귀가 전이셨다.
    그래도 할머니댁 앞에는 해가 쨍쨍하게 들어 거기서 기다리기로 했다.

    기다리면서 시장에서 사온 오렌지를 하나 까 먹었다.
    이럴수가.... 오렌지 맛이 이럴 수는 없는 거였다.

    지금까지 먹었던 그 어떤 오렌지와도 비교할 수 없는 맛이었다.
    시지도 그렇다고 과하게 달지도 않은 적당한 당도의 과즙, 탱글탱글한 과육.
    이건 어떻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느낌이었다.
    정말, 안 먹어봤으면 말이 통하지 않을 그런 맛이었다.
    얼마나 맛있던지 한 입 콱 베어무는 장면으로 광고도 찍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맛있는 오렌지와 함께 감동도 먹는 사이에 할머니께서 돌아오셨다.





    들어와서 보니 스파게티 면만 사고 소스를 사지 않았다.
    그리고, 할머니 댁에서 한국라면도 판다고 하셔서
    일단 너구리와 생생우동만 사왔는데 컵라면 밖에 없었다.
    다시 나갔다 와야 했다.

    쌀과 김치는 할머니에게서 구입하려는데
    김치도 배추김치는 없고 깍두기 밖에 없었다.
    이왕 사는 거 배추김치를 심히 먹고 싶었지만
    예의상 깍두기를 들고 이스터섬에 가기로 했다.

    스파게티 소스와 라면 추가 구입을 위해
    다시 아씨마켓에 들렀는데 거기에 정말 먹음직스럽게 담아 놓은
    배추김치를 팔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푸른 잎도 크게 들어가 있는...
    할머니를 배신할 수도 없고 그냥 입맛만 쩝쩝 다셨다.



    스파게티 소스는 아씨마켓에 없어 현지 마트를 찾다가
    그냥 구멍가게 같은 곳에 들어가 하나 샀다.
    생수도 같이 사려는데 두가지가 있었다.

    똑같이 미네랄워턴데 포장 색이 다르고
    'con gas', 'sin gas'로 구분되어 있었다.
    주인 아주머니는 당연히 영어 안 되시고.

    gas.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그 가스인가? 탄산을 얘기하는건가?
    우리끼리 추측도 하고 아주머니랑도 몸짓언어로 의사소통을 시도했다.
    그러다 어떻게 통했다. 

    con=with, sin=no.
    가스는 우리가 생각한 그 가스가 맞았다.
    그러니까, con gas는 탄산이 들어간 생수,
    sin gas는 탄산이 없는 일반 생수.

    여행 내내는 물론이고 평생 절대 안 잊어버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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