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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따라 세계여행::167일] 비로 맞아준 이스터섬
    세계여행/남미 2009 2011. 1. 1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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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9 . 1 0 . 1 7 . 토 | 칠레 산티아고(산띠아고) -> 이스터섬 , Chile Santiago -> Easter Island


    이스터섬으로 가는 비행기는 9시30분 출발.
    서울 부산간 고속버스처럼 30분마다 비행기가 있는 것도 아니니
    놓쳤다가는 심히 난감한 상황 펼쳐진다. 그러므로, 넉넉하게 여유있게
    나서기 위해 6시에 일어나려고 했지만 뭉그적거리다 6시반에서야 일어났다.

    섬에서의 4박5일동안 정말 필요한 것들만 챙기고
    나머지는 할머니민박에 맡겨두고 공항으로 향했다.


    이틀만에 다시 가는 산티아고 공항.
    지하철을 타고 그저께 환승했던 바로 그 역에 내렸다.
    공항버스를 타는 곳을 찾으려는데 쉽지 않아 노점 아저씨에게 물었다.

    어쭙잖게 스페인어로 공항이라는 단어를 건넸지만 알아듣지 못했다.
    하는 수 없이 또 몸언어 동원. 손을 펴서 경례할 때처럼 모양을 만들고
    45도 각도로 세워서 날아오르는 모양새를 취했다. 입으로 '슈~웅' 소리를 냈다.
    센스 있는 아저씨 바로 알아들으시고 버스 타는 곳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켰다.



    산티아고 공항. 여행용 가방을 이용한 설치미술품.


    커피와 도넛츠로 간단히 아침식사. 도넛츠 2 + 커피 1 = 1,690페소(약 3,700원)


    산티아고와 이스터섬을 오가는 노선은 란항공 독점.


    국내선임에도 입국신고서 같은 걸 제출. 입도(入島)신고서랄까?


    란(LAN)항공 기내식.










    그냥 섬으로만 생각했지 구체적으로 이스터섬이 육지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 섬인지 곰곰히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이번에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 얼마나 외딴 섬인지 알게 되었다.

    버스나 기차도 아니고 비행기로 5시간을 넘게 날아갔다.
    크기도 마찬가지. 그렇게 작은 줄 몰랐다. 제주도보다도 훠얼씬 작다.
    너무 작아 왠만큼 큰 지도가 아니면 점으로도 표시하기 힘들만큼 작았다.

    기내식 먹고 영화 보고 음악 듣다 보니 어느 새 안전벨트 표시등에 불이 들어왔다.
    잠시 후 창, 밖으로 섬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섬과 우리 사이를 가로 막고 있는
    비행기 창문에 빗방울이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졌다.

    아뿔사.. 비라니..
    평생 한번 뿐일지도 모를 짤 없는 4박5일인데 비와 함께 시작해야 한다니...
    섬만큼이나 작은 공항에 내려 배낭이 나오기를 기다리는데 밖에서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래, 오늘만 시원하게 내리고 내일부터는 그쳐다오. 제발..!





    미리 숙소를 예약하고 온 사람들의 목에는 숙소에서 마중 나온 사람들이 건네준 꽃목걸이가 걸렸다.
    마냥 부러워만 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공항에는 여러 숙소들의 카운터가 마련되어 있었다.
    자기 숙소의 사진이 가득 꽂힌 앨범을 펼쳐 보이며 자랑을 쏟아냈다.

    이 집 저 집 알아보는 사이 한 집 두 집 손님들을 데리고 사라졌다.
    고민과 방황과 갈등 끝에 어느 아줌마를 따라 나섰다.
    하지만, 그 싼 방을 보고 우리는 기가 찼다.
    그래, 싼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그래도, 이건 좀 너무 한다 싶었다.
    그나마 조금 나은 방은 원래 가려고 했던 곳 보다 비쌌다.

    하지만, 지금은 지도도 없고 길도 낯설고 그치긴 했지만 언제 비가 쏟아질지 모르는 그야말로 악조건.
    이런 상황에서 배낭을 메고 다른 숙소를 찾아나선다는 건 무리일 것 같아
    일단 하루만 자기로 하고 가벼운 차림으로 다른 숙소를 찾아 나섰다.

    관광안내소를 찾았지만 비가 와서 문을 닫았다는 아주 황당한 메모만 붙어 있을 뿐이었다.
    그냥 막 돌아다니며 두어 곳을 찾았지만 모두 비쌌다.



    배도 고프고 해서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
    가는 길에 달걀 6개 들이 한 상자를 샀다.
    밥을 짓고 삼양라면에 계란을 풀어 끓이고 밥을 말아 먹었다.
    이스터섬에서 먹는 삼양라면, 평생 잊지 못할 맛이었다.

    잠깐 눈 붙였다가 다른 숙소를 찾아 나가보자 하고
    알람을 맞춰놓고 누웠는데 둘 다 일어나지 못하고 그냥 쭈욱 누워잤다.

    귀한 이스터섬에서의 4박5일 중 1일이 그렇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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