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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123일] 폼페이2+나폴리의밤세계여행/유럽_지중해_모로코 2009 2010. 9. 13. 09:30반응형
> 폼페이1
0 9 . 0 9 . 0 3 . 목 | 이탈리아 나폴리 Italy Naples
겨우 얻은 짧은 휴가를 보내기 위해 제주도를 찾은 가족이
평화로를 신나게 달리고 있을 때 갑자기 큰 진동과 함께
꽃가루 같은 것이 날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내 함박눈 같이 펑펑 쏟아진다.
한여름에 눈이 내릴리가 없는데...
회색빛의 정체 모를 것들이 급격하게 유리창에 쌓여간다.
와이퍼를 최대속도로 바꾸지만 감당할 수 없다.
우박 같이 단단한 것들도 떨어지기 시자해 차를 세운다.
회색빛의 이물질들은 창문을 녹일 듯한 열기를 내뿜는다.
문을 열고 나가려고 하지만 겨우 조금 열은 문틈으로 회색물질들이 밀려 들어온다.
차 안은 급격하게 찜통이 되어 가고 숨통도 조여온다.
죽은 것으로만 알았던 한라산이 지각변동으로 인해 폭발했다.
그동안 너무 오래 참았다는 듯 백록담은 버섯구름을 쏟아내며
화산재를 제주도 전역에 뿌려대고 시뻘건 용암을 분출했다.
경보를 울렸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여름을 맞아 푸르기만 하던 제주도는 일순간에 죽음의 섬으로 변해버렸다.
상상만해도 끔찍하다.
먼 나라 남의 일로 여겨지는 폼페이를 우리 제주도에 대입해 보니
어제와 다름없는 일상을 보내다 갑자기 화산이 폭발하고 피할 겨를도 없이
묻혀버린 그 잔혹함이 더 실감나게 다가온다.
사람들이 죽어간 모습을 남겨 놓은 이 곳까지 걸어오는 동안에 했던,
73년에 묻혀 사라졌다 복원된 도시에 대한 감탄은 안타까움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나서, 여전히 살아 있는 화산, 베수비오(Vesuvio)산이 보이는 길을 걸을 때는
마음이 더 불편해졌다. 당시에는 아비규환이 따로 없었을 이 길.
지금은 고요하기 그지없는 파란 하늘은 그 때 공포스런 검은 연기들로 뒤덮혀 있었겠지.
살아는 있되 폭발하지는 말기를, 두번 다시는 그런 재앙이 없기를 바라면서
3시간 정도의 폼페이 둘러보기를 마쳤다.
> 폼페이1
이 곳 한인민박집은 특이하다.
아침 뿐만 아니라 저녁도 준다. 그것도 모두 한식으로.
로마의 숙소를 찾다 보니 그 곳도 마찬가지.
이탈리아의 한인민박집들은 대부분 한식아침저녁을 다 주는 것 같다.
말이 쉽지 매일 아침 저녁을 해 댄다는게 보통 일이 아닐텐데, 대단들 하시다.
어쨌든 우린 좋다.
한동안 라니가 먹고 싶다고 계속 노래를 부르던 백숙이 오늘 저녁 밥상에 올라왔다.
저녁을 먹은 후에는 다른 숙박객들과 함께 야경을 보러 잠깐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는 같이 갔던, 업무차 출장 오신 손윗분께서
우리나라에서는 5백원인 1유로짜리 맥도날드 아이스크림콘을 돌리셨다.
작지만 그리스에 이어 또 한번 동포애에 감동 먹고 흘린 눈물에 아이스크림이 녹아 흘러 내렸다.
다만 세계 3대 미항이 시드니, 나폴리, 그리고 베네치아라고 계속 우기시는 바람에 조금 맘 상한 건 옥의 티였다.
Basillica di San Franscesco di Paola / Piazza Plebisc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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