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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115일] 당나귀 3세계여행/유럽_지중해_모로코 2009 2010. 8. 27. 14:00반응형
0 9 . 0 8 . 2 6 . 수 | 그리스 산토리니 Greece Santorini (Σαντορίνη, Thira)
당나귀들은 섬에 새로운 항구가 들어선다는 소식을 접하고 날듯이 기뻐했다.
매일 하루에도 몇번씩 무거운 짐을 실고 이 580개가 넘는 계단을 오르내리지 않아도 되겠구나,
가끔 주인 짐이나 날라다 주고 여유자작 풀이나 뜯으면서 살면 되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그들의 꿈은 쉽게 실현되지 못했다.
주인이 그들을 그냥 들판에 풀어놓을리 만무했다.
고민 끝에 주인은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옛항구를 구경하러 내려온 사람들을 다시 마을로 태워 올려다 주고 돈을 받았다.
선선할 때는 그래도 할 만 하지만 여름 성수기가 되면
더운 날씨에 끊이지 않는 손님들 때문에 허리가 시큼거렸다.
한번씩 비라도 내리면 좋겠지만, 지중해성 기후에 여름비는 없다.
희망은 한번 더 찾아왔다.
마을에서 옛항구까지 케이블카가 들어선다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손님이 줄어들 것 같았다.
그러나, 밥줄이 달린 주인이 가만 있지 않았다.
케이블카 가격보다 더 내렸다.
그리고 깔끔하고 빠르고 시원한 케이블카 대신
승차감 좋지 않고 느리고 덥고 냄새나는 당나귀 타기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산토리니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지구온난화니 뭐니 해서 이년 전 여름보다
작년 여름이 더 덥고 작년 여름보다 올 여름이 더 덥다.
차라리 해수면이 빨리 높아져서 옛항구랑 단 몇 개라도 계단이
바다에 좀 잠겼으면 하는 못된 바램까지 가지는 당나귀도 일부 생겨났다.
EU에서 진행하고 있는 비만인구감소프로그램이 좀 더 활성화 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이 좀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생각하는 당나귀들도 있었다.
하지만, 언제가 될지 모르는, 모두 자유의 몸이 되는 그 날이
오기를 바라는 것은 공통된 바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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