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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따라 세계여행::90일] 바다 건너 요르단으로
    세계여행/중동 2009 2010. 6. 2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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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웨이바에서 하룻밤 묵은 숙소 입구에서 바라본 풍경.


    0 9 0 8 0 1 토 | 이집트 누웨이바, 요르단 아카바, 와디무사 Egypt Nuweiba, Jordan Aqaba, Wadi Musa


    홍해는 고요하고 아름답고, 우리도 짜여진 일정에 쫓겨 다니는 것이 아니니 더 머물러도 상관없지만
    동네의 황량함은 왠지 마음을 조급하게 만들었다. 오늘은 기필코 요르단행 배에 몸을 실어야겠다.

    전화나 인터넷예매는 고사하고 현장에서 전날 미리 구입할 수도 없으니
    요르단행 배표 사수를 위해서는 무조건 아침 일찍부터 매표소 앞을 지키는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숙박비에 포함된 아침식사를 버리고 갈 수는 없어 
    식사가 시작되는 8시까지 준비완료하고 식당으로 갔다. 하지만, 아직 세팅 전.
    밥 먹고 호출한 택시 기다리고 하다 보니 매표소에 도착한 시각은 어느새 10시.



    └ 요르단 아카바행 페리 매표소.


    └ 배삯.


    └ 줄을 서시오~.


    예상대로 매표소는 배표를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지만
    예상외로 질서는 잘 지켜 몸싸움 없이 순서대로 진행이 되었다.
    은근슬쩍 창구로 끼어드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내가 속앓이하기 전에 서로들 알아서 정리를 했다.

    줄은 잘 만들어졌지만 잘 줄어들지는 않았다.
    노란 고무줄로 채운 여권 한 묶음을 들고 와 표를 신청하는 사람들 때문에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다.
    여기서 '신청'이라 함은 여권 보여주고 돈만 내면 바로 표를 쥐어주는 것이 아니라
    한참 있다 호명을 하면 표를 받으러 가야하는 것.

    세월아 내월아 기다리는데 낯익은 피부색, 낯익은 국방색의 여권이 눈에 들어왔다.
    보통 해외여행은 단체패키지투어로 많이 떠나시는 50대임에도 배낭 메고 여행중이신 한국인 부부분이었다.
    비록 4개밖에 되지 않지만 다른 사람들처럼 여권뭉치를 만들었다.

    대략 30분 동안 줄을 서서 접수를 하고 다시 1시간여를 기다린 후 창구에서 '코리아'를 외쳤다.
    그런데, 표에는 배 출발시각이 없었다. 표를 받은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니 오후3시에 출발할거라 했다.
    세시간반을 더 기다려야 한다니...

    표를 대신 사 드린 임선생님최여사님과 함께 매표소 근처 가게에서 망고쥬스를 마시고
    카이로 엔지하우스 주인아주머니께서 정성스레 싸 주신 누룽지와 삶은 달걀을 먹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지루해져갈 무렵 터미널로 이동해 출국신고서를 쓰면서 땀을 식히고 멍 때리며 시간을 보냈다.



    └ 출국신고전 대합실.


    옆에 젊은 사람들이 와서 앉길래 배 출발시각을 다시 물어봤다.
    하지만, 영어가 하나도 통하지 않았다. 정말 단어 하나도.
    바디랭귀지로도 설명이 잘 안 돼서 수첩에 그림을 그렸다.

    파도 그림을 그리고 한쪽에 배를 그리고 이집트라 쓰고 반대편에는 요르단이라 쓰고
    이집트에서 요르단 방향으로 화살표를 그은 다음 손목시계를 가리켰다.
    손가락 세개를 펴 보였다. 나는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우리도 웃고 그들도 웃었다.

    또 다시 지루해질 무렵 출국신고를 하고 여권에 도장을 받고 대합실로 넘어갔다.
    어둡고 지저분하고 금연경고판은 가볍게 무시되고 있는 불편한 환경.
    라니는 옆에 있던 아이들과 사진찍기 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3시에 배가 출발하려면 그보다 훨씬전부터 사람들의 움직임이 있어야했지만
    3시가 되어도 감감무소식이었다.
    4시가 넘어서야 사람들이 일어났다. 그리고 배는
    5시45분에 고동을 울렸다.



    └ 출국 신고후 대합실.


    └ 부끄러워요.


    └ 꽤 규모가 큰 배.


    └ 바이바이, 이집트~


    └ 배 내부.


    └ 비싸지만(8디나르 약1,800원), 참 반가웠던 컵라면. 맛도 수준급.


    └ 컵라면과 함께 한 선상 저녁식사.


    임선생님최여사님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요르단으로 가는 지루한 시간을 지워나갔다.
    두 분의 장난 아닌 여행내공에 흠칫 놀라고 이미 옷깃을 스친 사이임에 또 한번 놀랬다.

    카이로의 수피댄스 공연장에서 우리 바로 앞줄에 앉으셨던 게 기억이 났다.
    그리고, 조각을 맞춰 나가다 보니 피라미드에 갔을 때 우리가 보았던 동양인도 두 분이었다.
    동양인인데 발등까지 내려오는 원피스 같은 이 곳 전통의상을 입고 계셔서 신기하게 봤었는데 바로 그 분이었다.
    그리고, 두 분은 피라미드를 찍은 우리 사진 속에도 들어와 계셨다.





    그렇게 얘기 나누고 전원 꽂아 노트북으로 사진 정리도 하고 론리플래닛 휘적이다 요르단 아카바항에 도착했다.
    밤10시가 넘은 늦은 시각이지만, 임선생님최여사님과 우리는 와디무사(Wadi Musa)로 바로 이동하기로 했다.
    일행을 모아 미니밴을 수배하려고 했지만, 늦은 시각이어서 그런지 미니밴은 없고 승용차만 몇대 대기중.

    차는 몇대 없고 밤은 깊어가고,, 을의 위치에 서니 흥정이 쉽지 않았다.
    40디나르에 시작한 걸 30디나르까지 빌다시피해서 겨우 낮췄다.
    11시가 넘어서야 겨우 출발을 했다.

    텅텅 빈 잘 닦인 고속도로를 시원하게 내달리다 간이매점이 있는 곳에 갑자기 차를 세웠다.
    4명이긴 하지만 그래도 오밤중에 낯설고 외진 곳에 멈추어 긴장을 하고 있는데
    담배와 생수를 사 들고 와서는 음료수를 마시겠느냐고 우리에게 물어왔다.

    더워서 목이 마르긴 했지만 정중히 거절했다.
    이런 상황에서 음료수를 마시는 건 어쩌면 위험을 자초하는 일일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그는 돈 안 받는다면서 기어이 냉장고에서 환타를 꺼내와 하나씩 돌렸다.

    그리고, 다시 묵묵히 운전을 했다.
    냉장고에서 나와 더운 공기를 만나 환타캔에 하나둘식 맺혀가는 물방울이 유혹을 했다.
    지나온 거리만큼 긴장도 풀어져 갔다. 결국 탄산에 갈증해소를 맞겨버렸다.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했고 그는 밝은 미소로 의심의 눈초리를 치켜 올렸던 우리를 무안케했다.
    새벽1시가 넘어 있었다. 너무너무 긴 하루였다.


    * 이집트 누웨이바 > 요르단 아카바 배표

    * 원래 요르단 비자발급비가 있는데, 아카바는 특별경제구역인가 뭔가 하여 비자발급비 15달러 면제 받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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