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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따라 세계여행::80일] HOT 서안투어
    세계여행/중동 2009 2010. 6. 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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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색, 왠지 반갑다.


    왕들의 계곡에 입장하기 전 안내소의 지하무덤 모형.


    매표소에서 무덤까지 왔다갔다 하는 셔틀.


    0 9 0 7 2 2 수 | 이집트 룩소르 Egypt Luxor

    서안(West Bank)투어가 시작되는 왕들의 계곡(The Valley of the Kings) 주차장.
    시원한 공기로 가득 차 있던 미니밴의 문을 열자마자 뜨거운 바람이 훅 들어왔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견딜만하지만 말 그대로 견딜만 할 뿐이다.
    마치 하늘에 돋보기가 올려져 있고 촛점이 정확히 머리에 맞춰진 듯 뜨거웠다.
    풀 한포기 보이지 않는 게 오히려 당연하게 여겨졌다.

    지하에 있는 왕들의 무덤에 들어가면 그래도 좀 서늘하겠지 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내려갈수록 땀은 그 깊이에 비례해 더 많이 흘려내렸다.



    이제 시작인데 벌써 가이드의 겨드랑이가 젖어가기 시작한다.


    투트모세3세의 무덤으로 가는 계단. 무덤 내부는 사진촬영금지.


    무덤은 덥지 않을 때 미리미리 만들어 준비했겠지.
    여름철에도 이런 공간에서 작업을 했다면 아마 흘러내린 땀에 익사를 했겠지.

    하지만, 무덤에 도착했을 때는 생각이 바뀌었다.
    아마 계절을 가리지 않고 무덤을 만들었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 깊은 곳에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는지 무덤을 손상시키지는 않는지 감시하는 관리인이 있었다. 

    지하이지만 서늘한 느낌은 전혀 없는 꽉 막힌 좁은 공간,
    벽화를 비추는 조명과 관광객들이 내뿜는 열기를 전혀 식히지 못하는 낡은 선풍기,
    어느 유배지보다 어떤 고문보다 강하게 느껴졌지만 그는 묵묵히 그곳을 지키고 있었다.

    이런 척박한 환경에서 무덤을 만든 이들도, 그 무덤을 지키고 있는 이들도 안스럽고
    관광지가 되어 쉴새없이 사람들이 드나드는 무덤의 주인도 안스럽고
    그 소란스러움에 한몫 하느라 땀 삐질삐질 흘리는 우리도 안스럽다.

    처음 듣는 투트모세(Thutmosis)3세, 낯익은 람세스(Rameses)라는 이름을 가진 왕들의 무덤을 살펴보았다.
    제대로 된 배경지식이 없으니 그렇지 않아도 알아듣기 힘든 가이드의 열심설명은 더더욱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아
    그저 눈에 보이는 것을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느끼는 수 밖에 없었다.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상형문자들과 그림들의 신비로움을 고이 간직한 채
    핫셉수트(Hatshepsut)여왕의 신전(Al-Deir Al-Bahari Temple)으로 향했다.




    무덤이 있는지 어떻게 알았을까? 


    책에서 봤던 그림, 글자들이 두 눈에 쏟아졌다.


    핫셉수트여왕의 신전. 역시 유료 셔틀을 타고 갔다.


    아무리 나일강이 있다 해도 왜 이렇게 더운 곳에...라는 무식한 생각을 하며 투벅투벅..


    바위산을 병풍 삼아 자리한 신전은 그 위치와 크기만으로도 대단하게 압도해 왔지만
    복원된 부분이 너무 많아 이제 갓 지은 건물마냥 말끔해 감흥이 덜했다.
    그래도 하나라도 더 볼려고 용 쓰며 둘러봤다.
    그러는 사이에 그림자는 점점 더 짧아져갔다.


    손에 들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주머니에 넣어뒀다 사진 찍을 때만 꺼내는데도

    방금 찜통에서 꺼낸 호빵처럼 사진기는 따끈따끈하게 데워졌고
    가방 옆 그물망에 꽂아놓은 생수는 커피를 타 먹어도 될 만큼 뜨끈해졌다.

     

    분명 잘 지키라고 세워놓았을텐데..


    아무리 더워도 끊임없이 사람들이 오고 간다.

























    다행히 다음 행선지는 기념품 가게.
    기념품 가게 방문은 투어를 꺼리는 이유 중 한가지이지만 이날만큼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돌로 만든 여러가지 물건을 파는 곳, 가게 앞에는 전혀 전문가스럽지 못한 초췌한 모습의 아저씨 3명이

    돌을 깨고 앉아 있었다. 실제로 돌로 무언가를 만들고 있는 게 아니라 건성으로 돌 깨는 시늉만 하고 있는
    그들에게 안스런 눈길만 흘린 채 시원한 바람이 감싸는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탐나는 물건도 없진 않았지만 구경만 하고 더위를 식힌 후 하부신전(Habu Temple)로 향했다.





    하루이틀 장사하는 것도 아닐텐데 우리 가이드는 왜 이 뜨거운 날씨에
    두꺼운 청바지 소재의 바지와 두꺼운 면티를 입고 왔을까?
    얼굴에 송골송골 맺힌 후 흘러내리는 땀방울과 젖어가는 그의 겨드랑이를 보면서
    그의 복장에 대한 미스테리는 우리 눈 앞에 있는 고대 이집트 유물에 대한 것만큼이나 깊어져갔다.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역사적 배경도 모르지만 새겨 넣은 문자, 그림 모두 아름다웠다.
    특히나 지금까지 남아 있는게 신기한 색들은 많이 퇴색되었을지라도 매혹적이었다.

    이미 런던의 영국박물관에서 많은 이집트 유물을 보고 왔지만
    박물관에 떼어다 놓은 것과 이렇게 현장에서 직접 보는 것은 역시 비할 바가 못 되었다.
    비록 몸은 더위에 힘들었지만, 눈과 마음은 호사하는 시간이었다.

    나중에 한국에 가면 이원복 교수님의 먼나라 이웃나라 만화책이라도 좀 읽고 
    머리도 윤택해지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거대한 멤논의 거상을
    마지막으로 뜨거웠던 서안투어를 마무리 했다.
     





















    멤논의 거상. 사진으로 보는 것 보다 훨씬 거대한 거상. 
    양쪽 두 커플의 옷차림이 대조적이다. 서안투어 복장 좋은 예 나쁜 예.





    + 룩소르 서안투어
    - 2009년 7월22일 오전 8시, 미국인 4명, 스위스인 2명, 그리고 우리
    - 투어비 - 80파운드 (차량,가이드)
    - 왕들의 계곡 (3개의 무덤 입장) 입장료 - 80파운드 (셔틀 4파운드)
    - 핫셉수트 신전 입장료 - 30파운드 (셔틀 2파운드)
    - 하부 신전 입장료 - 30파운드
    + 총 226파운드(약51,000원)/인 (언제나 그랬듯이 고민고민하다, 가이드에게 팁으로 인당 10파운드씩 건넴.)


    * 첫날 묵었던 네페르티티호텔(Nefertiti Hotel)에서 예약.
    * 예약할 때 알려줬던 입장료보다 더 지불.
    * 투어비는 80파운드, 표값은 별도로 120파운드라고 해서 가이드에게 120파운드 주면 알아서 사오는 줄 알았는데
    * 그게 아니었고 매번 각자 알아서 구입하는 거였고 결국 140파운드를 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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