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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따라 세계여행 :: 59일] 몸바사, 인터넷 그리고 생선
    세계여행/아프리카 2009 2010. 4. 9.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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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행히 비는 오지 않는다. 구름도 한결 가벼워진 느낌.
    해가 눈부시게 떠 푸른 바다가 제 빛깔을 내길 바라면서 해변을 따라 북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바람은 여전해 촛대뼈와 종아리를 번갈아 가며 따끔하게 때리는 모래를 맞으면서..
    '잠보', 인사와 함께 바닥이 유리인 배를 타고 나가 바닷속을 구경하자는 이들과
    사막에서만 사는 줄 알았던 낙타를 데리고 와 타라는 이들에게 미소를 날리며 거절을 하면서.
    각종 기념품들은 그냥 곁눈질로만 슬쩍 보면서..

    걸어 갈수록 잘 가꾼 정원에 수영장이 있고 더불어 노란머리의 관광객들도 많은 호텔들이 하나둘 나타난다.
    꼭 무인도에 있다가 뭍에 온 것 같은 느낌. 하지만 지금 머물고 있는 호텔을 선택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다.
    비록 손님은 별로 없어 귀곡산장 같은 분위기지만 똑같이 해변에 접해있고 깨끗하고 저렴하고.
    아쉬움은 그냥 파도에 실려 보낸다.












    많이 걸어왔다 싶어 역시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한 호텔에 들어갔다. 런던 민박 예약이 잘 되었는지 확인을
    해야 해 인터넷카페를 찾았다. 우리가 머무는 호텔에는 없지만 이렇게 사람 많고 잘 갖춰진 호텔에서는 인터넷을
    쓸 수 있지 않을까 했지만 없었다. 그 옆 호텔에도 없고.

    경비아저씨가 우리가 왔던 길을 되돌아 가다 보면 나타나는 어느 호텔에 인터넷카페가 있을거라고 알려줬다.
    어짜피 가야 하는 길이니 쉬엄쉬엄 사진 찍어 가며 돌아가다 비슷한 이름의 호텔이 있어 들어갔다.
    '인터넷카페 있나요?' '이쪽으로 오세요.' 로비에 쇼파와 테이블이 잔뜩 놓여져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갔다.
    '아니요, 커피 마시는 카페 말고요.' '여기서 무선인터넷 쓰시면 됩니다.'

    고맙게도 무료로 무선인터넷을 쓸 수 있었다. 런던의 민박은 잘 예약되었다. 그리고 예상밖의 중식당도 있어
    점심까지 잘 먹고 나왔다. 기름 풍부한 중국음식을 먹어 미끌미끌한 입안을 씻어보려 코코넛도 사 마시고
    어느새 구름이 걷혀 파래진 하늘 아래 푸른 바다를 멍하니 바라다 보면서 거의 끝나가는 아프리카 여행도
    되새겨 보았다.



















    우리는 지금 케냐 몸바사에 있어요!

























    오늘 저녁은 생선이 나왔다.
    어제였다. 바닷가여서 당연히 생선을 먹을 수 있겠지 하고 낮에 미리 저녁식사 주문을 했는데 한참 후에
    호텔의 주방장 아저씨가 방으로 찾아와서는 오늘은 해산물이 안 된다 했다.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오늘. 아침을 먹고 있는데 주방장 아저씨가 와서는 오늘은 생선을 꼭 준비해 놓겠단다.
    굳이 우리 때문에 따로 준비하는게 번거로울 것 같아 간단하게 '데쓰요' 했는데 낮에 다시 만난 아저씨,
    생선 준비해 놨다며 싱글벙글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어렵게 식탁에 오른 생선은 별로 먹을 것도 없고 맛도 별로.

    호텔 식당에서 유일하게 저녁 먹는 우리. 그리고, 서빙하는 시간보다 밀려드는 고양이들을 내쫓는데 할애하는
    시간이 더 많은 웨이터. 보름달이 밝게 뜬 몸바사에서의 오묘한 밤이 깊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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