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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따라 세계여행 :: 42일] 호객과 흥정
    세계여행/아프리카 2009 2009. 12. 2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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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지바르에 들어온지도 오늘로 나흘째.
    스톤타운 골목도 제법 싸돌아 다녔고 잔지바르 피자도 먹을만큼 먹었고, 이제 진정한 인도양의 해변을 보러
    갈 때가 되었다. 여러 해변 중 안전빵으로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가는 북쪽의 Nungwi(눙위?눙귀?능위?능귀?)에

    가기 위해 다시 짐을 꾸렸다.

    일단 섬의 곳곳으로 떠나는 버스들이 모이는, 터미널이라 하기엔 다소 부족한 곳으로 향했다.
    거의 트럭에 지붕만 얹은 듯한 달라달라Dalla-Dallas라 불리는 버스를 현지인들과 부비부비하며 타는 게
    싸기도 하고 좋은 경험일 듯 했지만, 잠깐 타는 것도 아니고 1시간 이상은 아직 우리에게 다소 부담스러워
    가이드북에 '프라이빗 미니버스'라 소개해 놓은 밴을 타기로 했다.

    그 곳에 가면 달라달라뿐만 아니라 밴도 많겠거니 했는데 온통 달라달라뿐이고 밴은 보이지 않았다.
    서성대던 인심 좋아 보이는 아저씨에게 공손히 여쭤봤다. 그랬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고 행실이 그닥
    좋아보이지 않는 청년 셋이 나타났다.

    "Nungwi?"
    "그래..."
    "인당 10달러(대략13,000실링)!"
    "너무 비싸잖아.."
    "그럼, 얼마?"
    "6천실링."
    "10달러 밑으로는 아무도 안 가.."

    이 녀석들이 누굴 일구 동생 영구로 아나.. 우리도 알만큼 알고 왔다고.. 됐다하고 배낭을 끈을 잡으니..

    "그럼, 8천에 가자.."
    "어제 숙소에서 만난 애들은 7천에 갔다던데.."
    "그렇게는 안돼.. 많이 깎아줬잖아."

    무시하고 배낭을 메고 건너편 시장으로 가서 일단 과일을 샀다. 그리고, 어제 올드포트 옆에 밴들이 많이 서
    있었던 게 기억이 나 그쪽으로 가 보기로 했다. 근데, 이 녀석들 계속 뭐라뭐라 하면서 따라온다.

    "좋다, 7천에 가자!"
    "됐어, 니들이랑은 안 가.."

    녀석들 차는 타도 그만 안 타도 그만이었다. 차는 많다. 정 안되면 달라달라도 있다.
    계속 무시했다.

    "그래, 마지막이다, 6천에 해 주께. 이하로는 정말 안 돼..!"

    도대체 정확한 가격이 얼마인지 알 수 없었다. 돌아서면 내려가고 돌아서면 내려가니...
    가이드북에도 최저가 6천이라 하고 이 정도면 됐다 싶어 흥정을 종료했다.
    사람들을 모아서 오후 1시에 출발, 사무실에 가서 예약하고 짐 맡겨 놓고 놀다 오랜다.
    그래서 순진하게 따라 나섰다. 그들의 사무실로..

    골목길을 지나고 또 지났다. 베낭 메고 무거워 죽겠는데 이 골목을 돌면 도착하나 저 골목을 돌면 도착하나
    하는데 계속 갔다. 썩 좋지 않은 느낌은 아파오는 어깨와 등줄기의 땀 때문만은 아니었다.
    결국 그들이 멈춰선 곳은 우리가 원래 갈려고 했던 올드포트. 3일 동안 돌아다니며 몇번이나 지나쳤던
    올드포트였고 그 곳에 사무실 같은 건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굳이 그들과 힘겹게 흥정 할 필요도
    그들을 따라 나설 필요도 없는 것이었던 것이었다.

    속았다는 느낌이 채 가시기도 전에 그들은 자기 할 일을 다 했다는 듯 뒤로 빠졌고 우리는 자동으로 그 곳의
    다른 이들에게 인계되었다. 그 중 한명이 먼저 나섰다.

    "Nungwi 간다고,, 7천 주면 지금 바로 너희 둘만 태우고 갈께.."
    "우린 시간 많아, 놀다가 1시에 가도 돼..."
    "움... 그럼, 6천에 지금 바로 출발. OK?"

    그렇게 해서 우리는 힘들게 해변으로 향하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 어귀에서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도착할 무렵부터 거세지기 시작했고
    이미 우울해진 우리 마음을 더욱 눅눅하게 만들었다.













    다행히 비는 그리 오래 가지 않아 멈추어 주었다.
    그리고, 구름이 해를 가리고 있음에도 에메랄드빛깔이 어떤 것인지 충분히 보여주는 바다와
    밀가루 같이 고운 모래는 우리 마음을 잘 어루만져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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