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따라 세계여행 :: 41일] 스파이스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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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는 라면에 파 넣는 것을 싫어했다.
아직도 라면 본연의 맛을 중요시 하지만, 이제는 파 들어간 라면도 잘 먹는다.
쌈 싸 먹을 때도 예전엔 손 대지 않았던 깻잎을 상추보다 더 선호한다. 마늘도 빠지지 않고 넣는다.
누구는 나이가 들수록 감각이 무뎌져 더 강한 맛을 찾는다는 씁쓸한 얘기도 하지만,
어쨌든 점점 향이 강한 것을 찾게 되는 건 부정할 수 없다.

가이드북 '론리 플랫닛' 이스트아프리카 탄자니아편 130페이지 11줄을 보면,
한때 향신료가 잔지바르의 경제를 지탱했다 한다.
이제는 예전만 못하다지만, 아직도 섬 곳곳에 농장이 산재해 있고
여행사들은 스파이스투어를 단골메뉴로 내세우고 있다.

9시에 숙소로 데리러 오겠다더니 10분이 지나도 감감 무소식이었다.
어제 예약할 때 뭐가 좀 구리다 싶었는데, 설마 사기 당한건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도움을 요청하자 퉁명스런 숙소 아저씨는 늦으면 9시반에 오기도 한다고 그런다.

9시 15분에 왔다. 어쩌면 그리 많이 늦은 것도 아닌데 참 많이 마음 졸였다.
다른 숙소에도 들러 사람들을 가득 태우고 봉고차는 향신료 농장으로 향했다.
동양인은 우리 둘. 투어에 참여하면 거의 우리는 백반에 까만 콩 같다.

먼저 농장에 들러, 내일이면 다 까먹을 것들이지만 영어듣기평가 삼아,
각종 향신료들이 어떤 식물에서 어떻게 자라는지 직접 보면서 해 주는 설명을 귀기울여 들었다.
뭔가를 보여주고 향신료 이름을 알려주면 아침마당 방청객마냥 모두들 아~를 뱉어내기도 했다.

사실 투어제목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내용은 이것으로 끝. 하지만, 여기서 끝나면 서로 섭섭하다.

그래서, 농가에 들러 어느 투어에서건 빠질 수 없는 쇼핑시간을 통해 직접 만든
향신료 구입기회도 주고, 여러가지 열대과일 시식시간도 주고, 유적지에도 데려가고,
점심도 먹고,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는 한적한 해변에도 데려갔다.

비록 스파이스와 관련된 내용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스파이스투어지만,
잔지바르의 또 다른 모습을 보고 느끼는 알찬 시간이었다.

 

+ 스톤타운에 있는 여러 여행사에서 스파이스투어를 진행하니 몇군데 둘러보며
+ 점심을 주는지, 해변에 다녀오는지, 아침에 숙소 앞으로 데리러 오는지 등등을
+ 가격과 함께 살펴보고 결정.

+ 15달러/인. 실링으로 계산하면서 1달러에 1,350실링으로 계산하는 걸 1,300실링에
+ 해달라고 졸라 일인당 19,500실링 지불.

- 투어중에 KOICA(한국국제협력단)단원을 만났다. 예전부터 관심이 있어 세계 곳곳에 파견된다는 건 
- 알고 있었지만, 잔지바르에도 나와 있을 줄은 몰랐다. 우리나라로 치면 농업진흥청 같은 곳에서
- 일하고 계시다는데, 여자분이 혼자 나와 있다하니 참 대단해 보였다. 이제 곧 활동기간이 끝나 
-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물과 낯이 설어도 보통 선게 아닌 아프리카의 어느 섬에서 2년을 보내다니..
- 그녀의 2년이 궁금했지만 그녀도 가야했고 우리도 투어버스에 올라타야 해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