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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따라 세계여행 :: 숙소] 아아아악~! - 잠비아 루사카 차차차백패커스
    세계여행/아프리카 2009 2009. 10. 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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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잡한 루사카의 버스터미널을 빠져나와 리빙스턴에서 같이 온 네덜란드 커플과 숙소를 찾아나섰다.
    숙소 이름은, 설운도의 노래 제목과 같은 '차차차'.

    그나마 루사카에 몇 안되는 저렴한, 론리에 나와 있는, 배낭여행자들이 많이 찾는다는,
    그리고 동행 네덜란드 커플도 간다는 그 차차차를 지도를 보며 무거운 배낭을 메고 한참을 걸어갔다.

    지도로도 안 돼 물어가며 찾아갔는데, 도미토리는 자리가 없고, 딱 하나 남은,
    공동 화장실/샤워실을 쓰는 2인실이 있어 짐을 풀었다.

    건물 내부에 있는 것이 아니고 정원 한켠에 자리 잡고 있던 이 방은 밖에서 보면 통나무집 같이 멀쩡해 보였는데
    안에 들어가 보니 그게 아니었다. 그건 통나무가 아니라 판자였고 대충 이어붙여져 있었고 안쪽 벽은
    갈대 같은 것으로
    덧대어져 있었고 지붕은 양철판을 그냥 얹어 놓은게 다였다.

    억지로 긍정적인 마음을 끌어올려 보면 나름 운치 있어 보이기도 했지만, 문제는 그 뿐이 아니었다.

    그렇게 엉성하게 만들어 놓은 공간이니 온통 '틈'이 나 있었다.
    창문을 닫아도, 방문을 닫아도 여기저기에 난 틈으로 모기들이 자유롭게 왕래하고 있었고,
    그나마 허름하게 달려있는 모기장도 하나는 쭉 찢어져 있었다.
    말라리아 때문에 일주일마다 약을 챙겨먹고 있던 우리에겐 꽤나 거슬리는 부분.

    거기다 그 틈사이로 드나드는 건 모기만이 아니었다.
    방 바로 앞에는 의자와 탁자가 놓여져 있어 다른 여행자들이 맥주 한잔 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고
    그 앞에는 수영장과 빠가 있어 음악소리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다 들어왔다.

    우리는 푹 꺼진 얇디 얇은 침대에 걸터 앉아 공황상태에 빠져 들어갔다.

    리빙스턴에서 이 숙소만 알아놓고 왔고 가이드북은 없고 인터넷도 쓸 수 없는 상황에 이미 해도 져
    밖에 나가 돌아보기도 망설여지는 상황. 오늘 밤은 여기서 자는 것 외엔 다른 수가 없다는 생각에 정신을 차렸다.

    한국에서 가져온 전자모기향을 꼽고 리빙스턴에서 공예품 포장 때문에 구입한 테이프로 모기장의 찢어진 부분을
    땜질하고
    왠지 꺼림칙한 담요 위에 우리 침낭을 깔고 저녁을 먹으러 나섰다.

    그래, 일단 먹고 보자. 하지만, 식사도 마찬가지. 숙소 주변은 주택가 비슷해 식당이 없었고 시내까지는 한참을
    걸어나가야 하는데 이미 늦은 시각. 다행히 숙소에서 저녁을 판단다. 선택의 여지는 없고 오로지 스파게티.
    감지덕지하며 주문을 했다.

    하지만, 그 스파게티는 지칠대로 지친 우리에게 마지막 펀치를 날렸다.
    태어나서 그렇게 불어터진 스파게티는 처음이었다. 씹기도 전에 이미 입안에서 녹아나고 고기에선 냄새가 물씬.
    역시, 이 또한 어쩔 수 없었다. 우리는 배가 고팠고 그냥 우적우적 입안으로 집어넣었다.

    그리고,,,,
    여행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라니의 입에서 한국 가고 싶다는 말이 튀어나왔다...


    - 잠비아, 루사카 Zambia, Lusaka
    - 차차차하우스 Cha Cha Cha Backpakers
    - 09년6월2일~6월3일 (1박)
    - 2인실 (공용 화장실/샤워실 사용)
    - 50,000콰차/일 (약 12,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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