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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죽게 될까? 한국식 나이로는 2024년에 이미 50세가 되었고 만으로도 곧 50세를 앞둔 시점이 되어가며 죽음에 대해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노환으로 자연스럽게 사망하게 될지 암과 같은 큰 병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살다 죽을지 혹은 심장마비나 사고 등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날지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의식도 없고 소생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서 의료처치나 장비에 의해 억지로 생을 연장하고 싶지는 않다는 점이다.
육체만 살아있는 것에서 아무런 의미도 찾을 수 없고 남아있는 가족에게 경제적 심적 부담을 안기는 것도 마뜩잖다. 그냥 자연스럽게 이 세상을 떠나면 될 일이다. 그런 생각을 하던 와중에 연명의료결정제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해 등록해 놓으면 나중에 내가 임종과정에 접어들었을 때 의식이 없어 의사표현을 할 수 없는 상태일지라도, 치료효과 없이 임종과정의 기간만 연장하는 연명의료를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할 수 있다.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https://www.lst.go.kr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제도소개, 작성 가능기관 찾기, 의료기관윤리위원회,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 기록 열람, 교육안내
www.lst.go.kr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사이트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할 수 있는 기관을 찾아볼 수 있다. 어디서 할 수 있는지는 진작에 찾아놓았는데 깜박하고 잊기도 하고 미루기도 하면서 계속 못하고 있다가 2024년 크리스마스 이븟날 마침내 작성을 했다.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은 서귀포시 서부보건소였다. 담당 직원을 찾아 상담실에서 설명을 듣고 본인 확인을 하고 서류 작성을 하면 되었다. 금방 끝났다. 그리고 한 달여가 지난 후 집으로 등록증이 왔다. 연명의료 정보처리시스템에 등록이 되면 나중에 필요할 때 가족이나 의사가 열람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실물 등록증은 필요 없을 것 같은데 설명 듣고 서류 작성할 때 어떻게 하다 보니 거절을 못하고 발급하는 것으로 처리되었다.
아무튼 내가 어떻게 죽게 될지 알 수 없지만 등록증을 잘 챙겨놓으며 마음 한 편이 편안해졌다. 비록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긴 했지만 의사가 정보를 열람하는 일은 없으면 좋겠다. 죽음을 앞두고 있을 때, 나 스스로 연명의료를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상태이면 좋겠다. 고통 없이 편안하고 아름답게 생을 마감할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