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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묘일기] 18세가 된 고양이 쿠키고양이/쿠키와지니 2020. 3. 12. 10:21반응형
2002년 3월에 태어난 쿠키. 이제 18년을 살았고 19년째의 삶이 시작되었다. 15세에서 16세로 넘어가던 2018년 초부터 걸을 때 조금 불편함이 보이기 시작했다. 간간히 절룩거렸다. 그리고 17세가 된 2019년 봄부터는 걷다가 휘청거리는 수준으로까지 상태가 나빠졌다. 그래도 상태가 좋아지면 의자에 뛰어오르곤 했는데 이제는 그건 거의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다.
살도 많이 빠졌다. 아니, 살이 거의 없다고 하는 것이 맞겠다. 근육도 사라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식욕은 아주 왕성하다. 하지만 먹은 것들이 잘 흡수가 안되는지 살이 붙지 않는다. 쓰다듬으면 뼈 구조가 다 느껴진다. 안고 있으면 어떻게 살아있는 건지, 살아서 움직이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꼬리의 움직임이 뻣뻣해졌다. 굳은 건 아니지만 자유자재로 휘지 않는다. 예전에는 누워있을 때 부르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곤 했는데 이제는 그런 모습을 볼 수 없다. 풍성한 털과 함께 물결치듯 흔들거리던 꼬리였는데...
걸을 때의 자세가 달라졌다. 머리는 낮고 엉덩이쪽이 높은 상태로 걷는다. 때로 머리를 땅에서 겨우 띄운 채 걷는다. 머리를 치켜들고 등을 일자로 한 우아한 자세를 이제는 취하지 못한다. 종종걸음이라고 해야 할까? 매우 불안한 모양새로 걷는다.
털 상태도 많이 안 좋아졌고 잘 뭉친다. 목욕하면 발버둥 많이 치고 드라이어도 너무 무서워하는 성격이다. 뼈 밖에 남지 않아 앙상하다보니 붙잡다가 혹여라도 다칠까 봐 목욕은 엄두를 낼 수 없다. 빗질을 자주 해주려 하는데 그마저도 쉽지 않다.
당연히 활동량은 많이 줄어들었다. 이제 우다다는 옛 추억이 되었다. 누워있는 시간이 많은데 주로 부엌에 누워있는다. 얼마전에 이사 온 후 환경이 바뀌면 좀 달라지려나 했는데 이사 온 집에서도 부엌에서 머문다. 예전의 집과 달리 바닥부터 큰 통창이 있는 집이어서 창문 곁에 누워 햇살 쬐며 바깥 구경이라도 하면 좋겠다 싶은데 외부가 전혀 보이지 않는 부엌을 고집한다. 안고 나와 창문가에 같이 있으면 가만히 있다가도 다른 일로 자리를 뜨면 쿠키도 금세 부엌으로 돌아간다.
소리를 내지 않고 우는 경우가 많다. 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일까? 들릴까 말까 싶은 작은 소리로 우는 모습도 보고 있으면 안스럽다. 그래도 간식을 주려고 하면 온 기력을 다해 큰 목소리로 우는데 기특하면서도 안쓰럽기는 마찬가지다.
작년 2019년 6월 29일에 기록 남기려 찍은 사진인데 글은 적지 못하고 사진만 넣어둔 채 묵혀두고 있었다. 8개월하고 열흘이 지났다. 다시 기록을 남길 수 있음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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