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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따라 세계여행::264일] 고된 인터넷 쓰기세계여행/남미 2010 2011. 9. 14. 09:00반응형
1 0 . 0 1 . 2 2 . 금 | 칠레 푼타 아레나스(뿐따 아레나스) Chile Punta Arenas
어제 연정을 떠난 보낸데 이어 오늘은 상학과 준형이 떠났다.
그들은 세계 최남단 도시인 아르헨티나의 우수아이아(Ushuaia)행 버스를 탔다.
우리도 우수아이아행을 고려했었지만 오래전에 접었다.
그랬었는데 마음 맞는 동생들이 간다고 하니 잠깐 혹했다.
하지만 여전히 세계 최남단, 땅끝마을이 타이틀도 마을 자체도 크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떠났고 우리는 남았다.
그래도 곧 다시 만날 것이라 아쉬움은 덜하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의 재회가 기약하며 헤어졌다.
.8인실에서 4인실로 옮기고 외출.
.마트에서 장보기, 오늘 점심, 저녁 그리고 내일 아침거리.
점심을 맛있게 만들어 먹고 혼자 숙소를 나섰다.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서...
오픈한지 얼마 안되는 것 같은 숙소.
어제 저녁전에는 인터넷이 연결될 것이라 했다.
상학과 준형은 그걸 못 참고 카페에 가서 인터넷을 쓰고 왔다.
저녁에는 숙소에서 마음껏 쓸 수 있을 줄 알고 같이 가지 않았던 나는...
결국 바보가 되었다.
오늘 점심 때까지도 인터넷은 여전히 연결되지 않았다.
더이상 숙소의 와이파이는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3박4일동안 야생에서의 캠핑으로 인터넷을 전혀 쓰지 못했었다.
그저께 트레킹을 마치고 잠깐 아주 잠깐 접속을 했었다.
내일은 또 하루종일 이동.
인터넷으로 꼭 해야할 대단한 일이 있는 건 아니지만
이대로 계속 있다간 금단증상으로 마음이 불편해 질 것이 뻔했다.
라니는 숙소에서 쉬겠다 했고 그래서 혼자 숙소를 나섰다.
나를 부르는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서...
어제 준형과 상학이 갔다는 녹색 간판의 카페를 발견했지만,
와이파이 마크가 보이지 않았다. 피씨방도 보이지 않았다.
조금 더 시내를 배회하다 와이파이 마크가 붙은 근사한 카페를 발견했다.
인테리어도 음악도 세련된데다가 창가의 자리가 비어있기까지 했다.
그리고 그 자리는 전원에서 가까운 자리이기도 했다.
커피값이 조금 많이 비싼 것이 흠이었지만 그럴만 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숙소에 대해서 찾아보고
블로그도 확인하고 정리하며 신나게 쓰고 있는데
점점 소변이 마려워져 왔다.
제길...
노트북과 가방을 다 챙겨서 화장실을 다녀와 다시
가방을 펼치고 노트북을 꺼내 쓰는 것도 참 우습고,
그렇다고 옆에 사람에게 노트북을 봐달라고 하기는
또 마음이 편치 않고..
고민하는 동안에도 방광의 압박은 점점 커갔다.
꾹꾹 눌러 담고 담으며 참았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결국 위험수위까지 차 올랐다.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서둘러 가방을 쌌다.
초고속인터넷 선이 연결된 내 책상의 낡은 컴퓨터가 그리운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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