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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1년도 지나지 않은 바로 작년의 일인데도 왠지 까마득히 옛일처럼 느껴지다 사진을 한장씩 보고 있노라면 조금씩 또렷해지는 지난 1년간의 농부생활. 밭에서 굵은 땀방울 흘리며 이름 모를 미생물에서부터 여러 곤충, 그리고 고라니까지 참 많은 동물과 마주했다. 때로는 손이 바빠서, 때로는 귀찮아서, 때로는 너무 빨라서 사진으로 담지 못한 친구들도 있지만 몇장 사진으로 남긴 것을 모아 봤다. 벚꽃에서 열심히 작업..
가뭄이 심해 유난히 벌레가 심한 올 가을..브로콜리며 배추며 애벌레가 득실득실.. 관행으로 하시는 분들도 벌레잡기가 쉽지 않다 하니 유기농은 말 다한거다. 늘 창고에서 하다, 많이 서늘해진 어느 날 양지 바른 마당 가운데서 따땃한 햇살 쪼이며 수확해 온 브로콜리에서 벌레를 털어내고 있는데 지나가시던 할머니가 오셔서는 이것저것 살펴보신다. 그리곤, 옛날에도 한 번 이런 벌레가 많이 나왔었다 하시며 그 땐 이 벌레를 '김일성 벌거지'라 불렀다고 그러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