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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의 화장실고양이/그리고 2010. 5. 30. 12:54
아파트 담벼락에 나타난 길고양이.. 갑자기 땅을 파기 시작했다. 아주 열심히... 그리고 예상대로 힘을 주기 시작했다. 고양이의 귀여운 모습은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응가할 때 얼굴에 힘주는 표정도 그렇게 재미날 수가 없다. 자세는 엉거주춤했지만, 쾌변을 본 듯 혀를 낼름거리며 만족스런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담벼락을 따라 올라가 수풀 속으로 몸을 숨겼다. 다시 나타나지 않을려나 기다리고 있는데 눈만 내밀고 나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숨어 있는 건 녀석인데 마치 내가 숨어 있다 들킨 것 같은 느낌. 녀석은 한동안 나를 응시했다. 이제 편히 쉬게 그만 카메라 치우고 가라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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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길고양이 8] 케냐 몸바사 | 경계고양이/세계의길고양이 2010. 4. 18. 10:00
0 9 0 6 3 0 화 ~ 0 9 0 7 0 2 목 | 케냐 몸바사 Kenya Mombasa 몸바사에 도착한 첫날, 호텔에서 이 고양이를 봤을 때만 해도 참 반가웠다. 하지만, 그 날 저녁식사를 하면서부터는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고양이와 같이 살기 시작한 이후로 고양이에게 경계심을 가져보기는 처음이었다. 식사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한두마리씩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식사가 나오고 나서는 그 수가 더 불어났다. 언제나 그렇듯 길고양이들에 대한 애처로움 때문에 음식을 조금씩 던져주는데 수가 많다보니 경쟁이 붙었고 서로 하악거리기까지 했다. 그리고 거의 우리를 에워싸다시피 하고서는 언제 던져줄지 노리고 있는 그들의 눈동자들이 부담스러웠다. 마치 식사하고 있는 사자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 같이. 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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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길고양이 7] 케냐 나이로비 | 똥꼬발랄고양이/세계의길고양이 2010. 3. 27. 13:30
0 9 0 6 2 6 금 ~ 2 9 월 케냐 나이로비의 한국 식당 겸 숙소, '한국가든'에서 만난 똥꼬발랄한 어린 냥이 두 마리. 식당에서 일하는 분들도 이뻐해 주고 그래서 식사도 해결할 수 있어 제 집처럼 드나드는 듯 했던 두 녀석들은 막상 찾으면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에 잔디밭에 인형처럼 앉아 있거나 혹은 둘이 엉겨서 몸싸움을 하고 있었다. 서로 번갈아 가며 장난을 걸고 때로는 심하다 심을 정도로 치고 받던 귀여운 두 녀석들. 언제까지나 그렇게 둘이 사이좋게 건강하게 지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