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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길고양이 37] 볼리비아 라 파스 | 옆집 냥이고양이/세계의길고양이 2011. 6. 22. 23:00
0 9 . 1 2 . 1 1 . 금 | 볼리비아 라 파스(라 빠스) Bolivia La Paz 여행하면서 만나는 길고양이들의 이야기들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번에는 길고양이가 아니다. 숙소에서 창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어 주변을 둘러보다 시선이 마주쳤다. 반가워서 쳐다보는 우리에게 무척 신기하다는 눈빛을 보냈다. 녀석도 동양인을 처음 보는걸까? 우리가 소리를 내 부르면 대답한다고 수염을 바르르 떨며 야옹거렸다. 이쁘장하게 생긴 뜻밖의 고양이 덕분에 삭막한 숙소가 훈훈해졌다. 방에 들어오면 창문을 열고 녀석이 또 나와 있는지부터 살폈다. 옆집에 짝사랑하는 여자아이를 몰래 살펴보듯 설레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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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섬고냉이] 미안고양이/그리고 2011. 6. 10. 23:29
올레 5코스를 열심히 걷고 있었다. 어느 마을의 골목길에 접어 들었는데 돌담 위 나무 덤불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울음소리가 예사롭지 않았다. 온몸으로 토해내는 악이 담긴 소리. 잦아들지도 않았다. 무슨 일인지 어디에 있는지 복잡하게 얽힌 나뭇가지 사이를 살폈지만 보이지 않았다. 포기하려던 순간 시커먼 것이 나뭇가지로부터 벽을 타고 떨어졌다. 하얀색 점 하나 없는 완전 까만 새끼 고양이. 이제 막 젖을 땠을까 싶을 정도로 작았다. 어미를 잃은 것일까? 우리를 쳐다보며 여전히 울어대는 작은 고양이는 겁도 없이 다리 사이를 파고 들었다. 외면할 수 없어, 아니 외면하지 못하게 했다. 조금만 걸음을 옮겨도 그 작고 짧은 다리로 총총거리며 쫓아왔다. 이 험한 길바닥에 홀로 남겨진 이 작은 아이를..